여행

학교에서 카페와 숙박을? '감성 충만' 복합문화공간, 오월학교

 강원도 춘천의 서면 오월리에 위치한 오월학교는 항상 싱그러운 곳이다. 2020년에 복합문화공간으로 문을 연 후 예전 학교 외관 그대로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8200㎡(2500평)의 넓은 대지에 빨간 박공지붕을 얹은 학교 본관은 현재 카페와 숙박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오월학교는 1982년에 폐교된 지암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곳이다. 당시 학생 수가 적어 졸업생을 배출하지 못한 이 학교는 2019년에 가구회사 비플러스엠의 최상희 대표가 매입하여 6개월간의 개조를 거쳐 지금의 오월학교로 재탄생시켰다. 최 대표는 원래 목공장으로 사용하려 했으나, 공간의 아름다움에 감탄해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오월학교는 주말마다 수백 명의 방문객이 찾는 인기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본관 카페는 교실을 리모델링한 넓은 공간으로, 가덕분교장의 교실 바닥 마루를 뜯어 벽면으로 재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카페의 유리 테이블은 창밖의 산촌 풍경이 반사되어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방문객들은 학교의 독특한 분위기와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으며, 가족과 함께 다시 찾고 싶은 장소로 꼽는다.

 

숙박시설은 특히 인기가 많아 몇 달 전부터 예약이 필요할 정도다. 다섯 종류의 복층 방은 모두 창문에서 푸르른 숲을 감상할 수 있어 ‘감성 숙소’로 유명하다. 레스토랑에서는 지역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제공하며, 대표 메뉴인 ‘오월 된장 우동’은 강원 막장과 재래식 된장이 조화를 이루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오월학교는 가족을 위한 공간으로 설계되었으며,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목공 체험 프로그램, 스카우트 캠프, 작은 올림픽 등은 모두 가족 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 대표는 모든 프로그램을 아들과 함께 먼저 체험해 본 뒤, 가족이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오월학교는 문 닫은 산촌 학교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으며 지역 대표 복합문화공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온정마저 얼어붙었다…'텅 빈 연탄 창고', 작년보다 40% 급감한 기부에 쪽방촌 '절망'

 겨울의 문턱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따뜻한 온정의 불씨마저 꺼져가고 있다. 서민들의 겨울을 지켜주던 까만 연탄이 이제는 귀한 몸이 되면서, 에너지 빈곤층의 시름이 그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10월은 연탄 기부가 늘어나는 시기지만, 올해 밥상공동체·연탄은행에 접수된 기부량은 전년 대비 36%나 급감한 13만여 장에 그쳤다. 연간 누적 기부량 역시 24%나 줄어들어, 연탄은행이 목표로 세운 '500만 장 나눔'은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습이다. 해마다 오르는 연탄값에 더해 얼어붙은 경기 침체 여파가 소외된 이웃의 겨울을 더욱 춥고 혹독하게 만들고 있다.연탄 기부의 급감은 곧바로 취약계층의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 현재 전국의 연탄 사용 가구는 약 6만 가구로 추산되며, 이들 대부분은 도시가스나 중앙난방의 혜택이 닿지 않는 쪽방촌이나 가파른 달동네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이다. 연탄 사용 가구 수가 매년 조금씩 줄고는 있지만, 도움의 손길이 끊기는 속도는 이보다 훨씬 가파르다. 온정의 속도가 현실의 어려움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당장 오늘 밤의 추위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난방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가장 약한 고리를 어떻게 방치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서글픈 단면이다.이러한 '연탄 대란'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장기화된 경기 침체의 그늘이 꼽힌다. 해마다 온정을 보태던 기업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후원 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지원을 미루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연탄은행 관계자는 "꾸준히 후원을 이어오는 대기업은 사실상 한 곳 정도에 불과하다"며 "기부 물량이 부족해 지방에는 배달하지 못하고 서울에만 겨우 전달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개인 기부자들의 주머니 사정 역시 팍팍해지면서, 한때 줄을 이었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의 온기마저 예년 같지 않은 상황이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탄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붕괴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뇌관이 되고 있다. 배달비를 포함한 연탄 한 장의 소비자 가격은 이미 1,000원을 훌쩍 넘어 지난해보다 최대 30% 이상 치솟았다. 여기에 수익성 악화로 전국의 연탄 공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현실은 구조적인 위기를 심화시킨다. 2000년대 중반 40곳이 넘던 공장은 이제 17곳만 남았다. 특히 지난해 서울의 마지막 연탄 공장이었던 이문동 공장이 56년 만에 폐업하면서, 이제 수도권 전체의 연탄 보급을 경기도 동두천 공장 한 곳이 떠맡는 기형적인 구조가 되었다. 공장이 멀어질수록 운송비와 인건비는 오르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연탄값에 전가되어 가장 가난한 이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