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마약 음료’로 학생 노린 범죄..주범 징역 23년 확정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음료를 마시게 한 뒤 학부모를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한 일당의 주범에게 징역 23년형이 확정됐다. 미성년자를 이용한 범죄라는 점에서 법원이 엄벌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오경미)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28)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이 사건은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으로 불리며 지난 2023년 5월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발생했다. 이씨는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집중력 강화 음료’ 무료 시음 행사를 연다며 미성년자 9명에게 마약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게 했다. 그중 6명은 환각과 환청 등의 증상을 겪었다. 이후 이씨 일당은 학생들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자녀가 마약을 투약했다”며 신고 협박을 통해 금품을 요구하려 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즉각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제조한 마약음료는 100병에 달했고, 한 병당 필로폰 0.1g이 함유되어 있었다. 이는 통상적인 1회 투약량(0.03g)의 3.3배에 해당하는 양으로, 미성년자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씨는 사건 발생 전부터 중국에 머무르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2022년 10월부터 중국에서 국내외 공범들에게 마약음료 제조와 유통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사건 발생 50여 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에서 공안에 검거됐고 같은 해 12월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재판 과정에서 이씨는 “마약음료 제조를 친구에게 부탁했을 뿐 범행을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지난해 7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마약음료를 투약하게 한 후 부모를 협박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미성년자를 영리 도구로 이용한 점에서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가 범죄 조직을 관리하며 마약음료 제조를 지시하고 조직원들에게 지시 사항을 전달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2심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이예슬·정재오)는 지난해 12월 1심과 동일하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1심의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찰과 변호인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판단을 유지하며 “징역 23년의 형량이 심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형을 확정했다.

 

한편, 이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공범들도 이미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마약음료 제조·공급책인 길모(28)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37)씨는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모(40)씨는 징역 10년, 모집책 이모(42)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마약범죄에 대해 사법부가 강력한 처벌을 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마약류 범죄와 보이스피싱 조직이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범죄라는 점에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전문가들은 “마약 범죄가 점점 조직화, 지능화되고 있어 강력한 법적 대응과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샤오훙수는 시작일 뿐... 틱톡, 위챗도 다음 타깃? 대만발 '중국 앱' 공포 확산

 대만 당국이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샤오훙수(小紅書)'에 대해 1년간 사용을 금지하는 초강수를 뒀다. 대만 내정부는 지난 4일 형사경찰국 기자회견을 통해, 샤오훙수 플랫폼이 다수의 사기 범죄와 심각한 정보 보안 문제에 연루된 사실이 확인되어 '사기범죄방지조례'에 따라 긴급 접속 차단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인해 대만 내 약 300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정부는 이번 조치가 영구적인 차단은 아니며, 향후 1년간의 잠정적인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앞으로 샤오훙수 측이 대만 관련 법규를 자발적으로 준수하는지, 그리고 대만 사용자들을 위한 디지털 보안 강화 조치를 마련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한 후 후속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대만 정부가 이처럼 강력한 조치를 취한 배경에는 구체적인 피해 사례와 심각한 보안 위험이 자리 잡고 있다. 내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현재까지 대만 내에서 샤오훙수를 통해 발생한 사기 사건은 총 1,706건에 달하며, 그로 인한 피해 금액은 무려 2억 4,768만 대만달러(한화 약 116억 원)를 넘어섰다. 마스위안 내정부 정무차장(차관급)은 샤오훙수를 "악의적인 플랫폼"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이 앱이 사용자들의 개인 정보와 자료를 중국의 특정 장소로 무단 전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만 국가안전국(NSB)이 실시한 시스템 정보 수집, 개인정보 수집 등 총 15개 항목에 대한 보안 조사에서 샤오훙수가 모든 항목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개인정보의 외부 유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그러나 정부의 전격적인 사용 금지 조치에 대해 샤오훙수의 주 사용자인 대만의 청소년과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인터넷을 이용한 사기 범죄는 샤오훙수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른 모든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만연한 문제인데, 유독 샤오훙수만을 표적으로 삼아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단순한 사기 방지 목적 이상의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한,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면 차단된 샤오훙수에 얼마든지 우회하여 접속할 수 있어 이번 조치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사기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사용 금지보다는 미디어 리터러시(매체 이해력)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제안했다.이번 샤오훙수 차단 조치는 대만 정부가 중국산 애플리케이션의 보안 위험을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해석된다. 앞서 대만 국가안전국(NSB)은 지난 7월, 샤오훙수 외에도 웨이보, 더우인(중국판 틱톡), 위챗, 바이두왕판 등 다수의 중국산 앱에 대한 보안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조사에서 샤오훙수가 15개 항목 모두를 위반하여 가장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웨이보와 더우인(13개 항목 위반), 위챗(10개 항목 위반) 등 다른 앱들 역시 일반적인 앱에 비해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어 심각한 정보보안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샤오훙수를 시작으로 다른 중국산 플랫폼에 대한 규제 역시 강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