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믿고 보는 배우' 총출동…연극 '마트로시카', 캐스팅만으로도 이미 대박 예감

 연말 공연계에 유쾌한 'B급 감성'의 출사표를 던진 코미디 연극 한 편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공연제작사 잡.담은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명보아트홀 3층 라온홀에서 연극 '마트로시카'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작품은 쉴 새 없이 까도 까도 새로운 인형이 나오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파고들수록 새로운 웃음과 페이소스가 터져 나오는 대학로식 코미디의 진수를 예고하며 연말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마트로시카'는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며 당장 내일의 생계조차 막막한 한 영세 극단의 처절하면서도 눈물겨운 분투를 그린다. 늘어나는 빚더미 속에서도 "공연만큼은 반드시 올려야 한다"는 단 하나의 일념으로 똘똘 뭉친 단원들과 극단 대표의 이야기는 웃음과 짠한 감동을 동시에 선사할 예정이다. 예술가로서의 자존심과 현실적인 생존 문제 사이에서 고뇌하며 벌어지는 각종 해프닝을 통해, 공연계의 현실을 유쾌하게 꼬집는 동시에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건넨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스크린과 무대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해 온 실력파 배우들의 대거 합류다. 극단을 이끌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는 대표이자 연출가 '남동진' 역에는 말이 필요 없는 '신스틸러' 윤제문과 정석용, 그리고 대학로의 베테랑 유용이 트리플 캐스팅되어 각기 다른 매력의 짠내 나는 리더를 선보인다. 여기에 허동수, 김진석, 송민주가 '궉용준' 역을, 채승혜, 여신영, 윤감송이 '전사라' 역을, 임승요, 이진홍, 최소연이 '나화영' 역을 맡아 극의 활력을 더한다. 또한 김낙연, 홍승범, 공민규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힘을 보태며, 서홍석 작가의 탄탄한 대본 위에 최해주 연출의 감각적인 윤색이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제작사 잡.담 측은 이번 공연의 백미로 꾸밈없고 진솔해서 더욱 강력한 'B급 감성의 웃음'을 꼽았다. 정제되거나 세련된 웃음이 아닌, 날것 그대로의 상황과 캐릭터가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예측불허의 코미디가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웃음 폭탄'을 안겨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복잡한 생각은 잠시 내려놓고 마음껏 웃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연극 '마트로시카'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암살자(들), 스크린은 1위, 극장 밖은 전쟁

영화 ‘암살자(들)’이 스크린 안팎을 동시에 흔들고 있다. 극장 안에서는 관객을 끌어모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지만, 극장 밖에서는 역사 왜곡 논란과 정치권 공방, 배우 자택 앞 시위, 굿즈 사태까지 겹치며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전날인 5일 전체 박스오피스 1위와 전체 좌석판매율 1위를 동시에 차지했다. 논란이 흥행에 찬물을 끼얹기는커녕, 개천절 연휴 관객들의 관심을 더 끌어올린 모양새다.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동안 이 영화를 본 관객은 52만 명을 넘어섰다. 22일 연속 한국영화 예매율 1위도 이어갔다. 개봉 3주 차에 접어들었지만 흥행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누적 관객 수는 240만 명을 돌파했다.‘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벌어진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파헤치는 작품이다. 민감한 현대사를 정면으로 다룬 만큼 개봉 전후로 뜨거운 논쟁을 불러왔다. 문제는 논쟁이 작품 해석을 넘어 출연 배우 개인을 향한 압박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지난 4일 일부 보수 성향 단체 회원들은 서울 성북구에 있는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영화 상영 중단과 제작진·출연진의 사과를 요구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유해진이 모델로 활동 중인 브랜드를 향한 불매 움직임과 광고 교체 요구도 이어졌다.배우 측은 강경 대응에 나섰다. 유해진의 소속사 VAST엔터테인먼트는 “배우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신변을 위협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일체의 행위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행위로부터 소속 배우의 권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논란은 극장가로도 옮겨붙었다. 메가박스는 최근 ‘암살자(들)’ 오리지널 티켓 굿즈를 무상 제공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티켓 디자인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연상시키고, 시해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패륜 굿즈’라는 비판까지 나왔다.메가박스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메가박스 측은 “일정이 촉박해 담당자들이 영화를 미리 보지 못한 상태에서 배급 및 제작사와 협의해 굿즈를 제작했다”며 “역사적 비극과 참혹한 사건이 지닌 엄중함과 무게를 깊이 헤아리지 못해 불편함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남은 굿즈 수량은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 메가박스는 향후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다룬 굿즈를 제작할 때 사회적·윤리적 영향을 더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정치권도 가세했다. 여야는 영화의 역사적 해석과 표현 방식을 두고 엇갈린 입장을 보이며 충돌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국가 원수 부인이 희생된 비극적 사건을 상업영화의 소재로 삼는 과정에서 사건을 왜곡하거나 특정 시각을 정당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했다.영화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작품을 향한 비판은 가능하지만, 그 화살이 창작자와 배우 개인의 일상과 안전을 겨냥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영화·연출·제작·노동 등 19개 단체가 참여한 영화인연대는 성명을 통해 “작품을 둘러싼 논의가 작품의 내용과 해석을 넘어 참여한 개인의 일상과 안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영화인연대는 “역사적 사건을 다룬 작품에 대해 다양한 문제 제기와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고, 유족과 그 시대를 기억하는 이들의 아픔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작품에 대한 비판과 개인에 대한 압박은 분명히 구분돼야 하며, 신상정보 등 사생활 영역으로 확대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한국영화감독조합도 비슷한 입장을 냈다. 조합은 “지금 우리가 마주한 것은 영화에 대한 비판이 아닌 인신에 대한 선을 넘은 공격”이라며 “한 편의 영화에 대한 평가가 창작자의 다음 작업까지 꺾으려는 시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이어 “창작자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비판받을 수 있지만, 그것이 삶과 생업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며 “창작자들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지키는 것이 한국영화의 미래”라고 덧붙였다.‘암살자(들)’은 현재 흥행 면에서는 분명한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영화가 불러온 논쟁은 단순한 흥행 이슈를 넘어 역사 해석, 표현의 자유, 정치적 갈등, 창작자 보호 문제까지 건드리고 있다. 관객의 선택은 계속되고 있지만, 영화 밖 논란의 출구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