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강남심포니, 라흐마니노프로 백야의 감성을 깨운다

 일상의 분주함이 잠시 멎는 평일 오전, 러시아 낭만주의의 깊고 서정적인 선율이 도심의 아침을 깨운다.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선보이는 '강남마티네콘서트'가 새로운 시즌의 첫 장을 열며,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특별한 아침을 선물한다. 이 음악회는 해설이 곁들여져 클래식의 문턱을 낮춘 기획으로, 이미 지난 시즌 7회 공연 중 5회를 매진시키며 그 인기를 증명한 바 있다.

 

이번 시즌의 첫 무대는 '백야(White Nights)'라는 부제 아래, 낮과 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의 복합적인 감정을 음악으로 그려낸다. 강남심포니의 부지휘자 이탐구가 지휘봉을 잡고, 특유의 부드러운 해설로 사랑받는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호스트 아티스트로 참여해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러시아 작곡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번 프로그램은 하루의 시작을 차분하고 깊이 있는 감성으로 채울 예정이다.

 


음악회의 포문은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가 연다. 가사 없이 오직 선율만으로 인간의 목소리를 표현하는 이 곡은 듣는 이의 내면을 고요하게 어루만지며 공연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어지는 곡 역시 라흐마니노프의 대표작인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다. 파가니니의 유명한 선율을 24개의 변주로 풀어낸 이 곡은 화려한 기교와 애절한 서정성이 교차하며, 특히 영화에도 삽입되어 유명해진 18번 변주에서 감정의 절정을 선사한다.

 

협연 무대는 세계적인 콩쿠르를 석권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피아니스트 김홍기가 맡는다.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 스페인 하엔 국제피아노콩쿠르 등에서 1위를 차지한 그는 탄탄한 테크닉과 깊이 있는 해석으로 주목받는 연주자다. 그가 들려줄 라흐마니노프의 열정적인 선율은 이번 공연의 백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근 라흐마니노프 전곡 연주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어 더욱 원숙한 연주를 선보일 전망이다.

 


공연의 대미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음악으로 옮긴 차이콥스키의 '환상 서곡 로미오와 줄리엣'이 장식한다. 두 가문의 갈등을 나타내는 격렬한 주제와 두 연인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아름다운 선율이 극적으로 대비를 이루며, 한 편의 대서사시를 음악으로 감상하는 듯한 짙은 여운을 남긴다.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선사하는 이번 '강남마티네콘서트'는 오는 2월 5일 오전 11시,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서 열린다. 전석 2만 원으로 예스24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다.

 

손주영 쉬어도 고우석마저 와르르, LG 8연패

 LG 트윈스의 연패가 길어지는 방식이 심상치 않다. 힘없이 끌려가는 패배가 아니다. 앞서고도 지키지 못하고, 마지막 문턱에서 무너진다. 시즌 내내 승리를 닫아주던 불펜이 정규시즌 막판 가장 중요한 순간에 흔들리면서 LG의 3위 경쟁에도 비상이 걸렸다.LG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서 4-6으로 역전패했다. 1회말부터 4점을 뽑으며 분위기를 가져왔고,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도 5이닝 2실점으로 최소한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경기는 끝까지 LG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4-3으로 앞선 9회초,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면서 연패는 8경기로 늘어났다.상대가 KIA였다는 점도 뼈아팠다. 두 팀은 3위 자리를 두고 직접 경쟁하던 상황이었다. LG는 안방에서 열린 KIA와의 3연전을 모두 내줬고, 그 과정에서 후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단순한 3연패가 아니라 순위 싸움의 흐름을 통째로 넘겨준 시리즈였다.최근 LG의 고민은 분명하다. 경기 막판을 책임져야 할 필승조가 잇따라 흔들리고 있다. 먼저 마무리 손주영이 무너졌다. 손주영은 지난달 30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3-0으로 앞선 9회말 등판했지만 ⅔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난타당했다. 세 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끝내기 안타까지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이후에도 흐름은 나아지지 않았다. 손주영은 지난 3일 KIA전에서도 1이닝 1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4일 경기에서는 3-2로 앞선 8회초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동점을 허용했고, 9회에도 주자를 내보낸 뒤 내려갔다. LG는 다시 역전패했다. 최근 3경기에서 손주영이 남긴 기록은 2이닝 7실점. 시즌 내내 뒷문을 책임졌던 투수라고 보기 어려운 급격한 난조였다.결국 LG 벤치는 5일 손주영에게 휴식을 줬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고우석과 김강률을 활용하고, 손주영과 케네디는 쉬게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앞쪽을 버틴 뒤 고우석에게 마지막을 맡기는 것이 LG가 그린 최선의 시나리오였다.실제로 경기는 한동안 그 구상에 가깝게 흘렀다. LG는 1회부터 대량 득점에 성공했고, 톨허스트가 선발로 버텨줬다. 중간 계투진이 KIA의 추격을 허용해 점수 차는 한 점까지 줄었지만, LG는 8회까지 4-3 리드를 유지했다. 그리고 8회초 2사 2루에서 고우석이 마운드에 올랐다. 고우석은 김호령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이제 아웃카운트 세 개만 남았다.그러나 마지막은 또 LG의 편이 아니었다. 고우석은 9회초 김규성과 박재현을 연속 출루시켰다. 2사까지 잡아내며 한숨 돌리는 듯했지만, 김도영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았다. 4-3 리드는 4-6 열세로 바뀌었다. 고우석은 1⅓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고우석의 실점은 LG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복귀 이후 거의 흔들리지 않았던 카드였다. 5일 경기 전까지 LG 복귀 후 11경기에서 14⅔이닝을 던지며 3승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61을 기록하고 있었다. 손주영이 불안해진 상황에서도 LG가 믿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선택지였다.하지만 최근 고우석에게 걸린 부담도 컸다. 그는 지난 3일 KIA전에서 2⅔이닝 동안 34구를 던지며 무실점으로 버텼다. 하루 휴식 후 다시 4아웃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이번에는 끝내 버티지 못했다. LG로서는 손주영을 아끼기 위해 꺼낸 고우석 카드마저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문제는 패배가 반복되는 방식이다. LG는 KIA와의 3연전에서 모두 후반 승부를 내줬다. 특히 4일과 5일에는 9회까지 리드를 잡고도 역전을 허용했다. 지난달 30일 SSG전까지 포함하면, 최근 중요한 경기마다 마지막 이닝에서 승리를 놓치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분위기 변화도 극적이다. LG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7연승을 달리며 3위 굳히기에 들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지금은 8연패에 빠졌다. 시즌 성적은 75승63패1무, 승률 0.543이 됐다. 반면 KIA는 75승61패2무, 승률 0.551로 3위 자리를 지켰고 두 팀의 격차도 벌어졌다.정규시즌 막판에는 한 경기의 무게가 평소보다 훨씬 크다. 특히 순위 경쟁팀과의 맞대결은 단순한 1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런 경기에서 LG는 가장 믿었던 방식으로 앞서고도, 가장 믿었던 투수들이 흔들리며 패했다.LG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연패 탈출이 아니다. 마지막 1~2이닝을 어떻게 버틸 것인지에 대한 답을 다시 찾아야 한다. 손주영은 회복이 필요하고, 고우석에게만 부담을 몰아주기도 어렵다. 가을야구를 앞둔 LG가 가장 익숙했던 강점, 바로 뒷문 안정감이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