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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다가 '비명' 질러... K-좀비의 신세계 '좀비 코미디' 등장

 장르의 융합은 늘 위험을 동반한다. 특히 좀비와 코미디의 결합은 더욱 그렇다. 시체가 되살아나 인간을 공격하는 극한의 공포 상황에서 웃음을 이끌어내야 하는, 일견 모순적인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 미묘한 균형을 잡지 못하면 작품은 어정쩡한 결과물로 전락하기 쉽다.

 

한국의 좀비물은 지난 10여 년간 눈부신 성장을 이뤄왔다. 2016년 '부산행'을 시작으로 '창궐',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연이어 성공을 거두며 'K-좀비'라는 새로운 장르를 확립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진지한 서사와 공포에 중점을 둔 작품들이었다. 반면 좀비와 코미디를 결합한 시도는 2010년 '이웃집 좀비'와 2019년 '기묘한 가족' 정도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이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OTT 시리즈 '뉴토피아'를 통해 선보이는 이른바 '좀콤(좀비+코미디)' 장르다. 윤 감독은 기존 좀비물의 잔혹성과 고어한 요소들을 동화적 감성으로 재해석하면서도, 적절한 유머 코드를 가미해 새로운 형태의 장르를 구축하고자 했다.

 


하지만 '뉴토피아'는 단순한 가벼운 좀비 코미디를 표방하지 않는다. 튀어나온 눈알, 상반신만 남은 채 기어오는 좀비 등 '부산행'을 뛰어넘는 강도 높은 공포 요소들을 과감하게 도입했다. 부탄가스로 좀비를 화형시키는 장면 같은 과격한 연출은 '좀콤'이라는 장르적 특성마저 뛰어넘는 충격을 선사한다.

 

작품의 중심축은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서울에서 연인을 찾아 나서는 로맨스다. 박정민과 지수가 연기하는 재윤과 영주의 러브스토리는 잔혹한 좀비 액션 신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전기톱을 휘두르는 액션 신과 달콤한 로맨스가 교차되는 독특한 서사는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장르적 경험을 선사한다.

 

매주 금요일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되는 '뉴토피아'는 이미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를 통해 아시아 6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K-좀콤'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한국 콘텐츠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뉴토피아'의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백종원은 왜 안 왔나?…'흑백요리사2', 진짜 주인공은 '셰프'들이다

 넷플릭스 예능의 역사를 새로 쓴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마침내 시즌2로 돌아온다.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TV 부문 3주 연속 1위, OTT 예능 최초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1위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던 만큼, 새로운 시즌을 향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17일 오전 진행되는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을 맡은 PD들과 함께 양 진영을 대표하는 셰프 8인이 참석해 새로운 시즌의 서막을 알린다. 다만, 심사를 맡은 백종원과 안성재는 불참하며 이날의 스포트라이트를 오롯이 새로운 도전자들에게 넘겨줄 예정이다.이번 시즌의 백미는 단연 '요리계의 어벤져스'라 불릴 만한 역대급 '백수저' 셰프 라인업이다. 미쉐린 2스타에 빛나는 이준 셰프를 필두로, 한식과 양식에서 각각 미쉐린 1스타를 거머쥔 손종원 셰프 등 이름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스타들이 대거 합류했다. 여기에 대한민국 1호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 57년 경력의 중식 대가 후덕죽, 47년 경력의 프렌치 대가 박효남 등 살아있는 전설들이 가세하며 클래스의 격을 한층 더 높였다. 뿐만 아니라 정호영, 샘킴, 레이먼킴 등 대중에게 친숙한 스타 셰프들과 각종 요리 프로그램에서 실력을 입증한 송훈, 임성근 셰프까지 총 18인의 명단이 먼저 공개됐으며, 아직 얼굴이 가려진 2인의 히든 셰프가 합류해 총 20인의 백수저 군단이 완성됐다.백수저 군단이 화려하다면, 이에 맞서는 80인의 '흑수저' 셰프들의 기세는 더욱 거세다. 제작진이 "시즌1이었다면 백수저 급이었을 셰프들"이라고 공언했을 정도로, 이번 시즌 흑셰프들은 단순히 재야의 고수를 넘어 각 분야의 정점에 선 실력자들로 채워졌다. '서촌 황태자', '요리 괴물', '중식 폭주족', '쓰리스타 킬러' 등 강렬한 키워드만으로도 그들의 내공을 짐작게 하는 도전자들이 백수저 셰프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들의 정체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지만, 예고된 키워드만으로도 시즌1과는 차원이 다른 팽팽한 긴장감을 예고하고 있다.여기에 '평냉신성', '줄서는 돈가스', '떡볶이 명인', '5성급 김치대가' 등 특정 장르에서 이미 일가를 이룬 숨은 강자들이 흑셰프로 대거 출격하면서 요리 대결의 스펙트럼은 상상 이상으로 넓어졌다. 이처럼 백수저와 흑수저 양 진영 모두 시즌1에 비해 월등히 강력해진 만큼, 이번 시즌은 이전보다 훨씬 더 치열하고 예측 불가능한 '요리 계급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과연 새로운 시즌에서는 어떤 셰프가 자신의 실력만으로 계급의 벽을 뛰어넘어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될지, 전 세계 미식가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