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소리 없는 세상’에서 울려 퍼진 기적…세상에서 가장 특별했던 ‘촛불하나’ 협연 무대

 청각장애라는 한계를 넘어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 찬 특별한 무대가 펼쳐졌다. 청각장애 유소년들로 구성된 ‘사랑의달팽이 클라리넷앙상블’이 우리금융그룹과 우리금융미래재단의 후원 아래 스무 번째 정기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감동의 선율을 선사했다. 지난 22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이번 연주회는 ‘히스토리(History)’라는 주제에 걸맞게 앙상블의 지난 20년 역사를 대표하는 다채로운 곡들로 채워졌다. 관객들은 청각장애가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단원들의 모습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이들의 연주는 장애가 결코 꿈을 가로막는 장벽이 될 수 없음을 증명하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이번 무대에서 35명의 청각장애 유소년 단원들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9번’과 같은 고난도의 클래식 명곡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음악적 재능을 뽐냈다. 보청기와 인공달팽이관을 통해 소리를 듣고, 수많은 재활 치료를 거쳐 세상과 소통하는 이들이 만들어내는 깊고 풍부한 클라리넷 소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울림이었다. 여기에 사랑의달팽이 홍보대사인 뮤지컬 배우 배다해와 가수 김태우가 게스트로 참여해 무대를 더욱 빛냈다. 특히 김태우는 앙상블 단원들과 함께 자신의 히트곡 ‘사랑비’와 ‘촛불하나’를 협연하며, 어려움을 겪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방송인 안현모의 사회를 포함한 이들의 참여는 모두 재능 기부로 이루어져 그 의미를 더했다.

 


관객들은 클래식부터 대중가요까지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는 단원들의 연주 실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다른 연주자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앙상블의 특성상 청각장애인에게는 더욱 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빈틈없는 최고의 연주였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이러한 완벽한 무대 뒤에는 학생이라는 본분에도 불구하고 주말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습에 매달린 단원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또한, 2023년부터 ‘우리루키(Look&Hear) 프로젝트’를 통해 저소득층 청각장애 아동 및 청소년을 지원해 온 우리금융미래재단의 든든한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재단은 지난 2년간 335명에게 수술 및 치료를 지원하고 앙상블 운영을 도우며 아이들의 꿈을 응원해왔다.

 

사랑의달팽이 이행희 회장은 “20년 전 앙상블을 처음 창단할 때만 해도 음악을 연주하는 청각장애인을 상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고 회고하며, “수천 명의 관객에게 음악으로 한계를 넘을 수 있음을 보여준 단원들이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앙상블 활동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에 대한 편견 없이 소통하고 화합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던 도전을 현실로 만들어낸 청각장애 유소년들의 기적 같은 연주, 그 스무 번째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 깊은 감동과 함께 편견 없는 세상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연주회 전체 영상은 다음 달 사랑의달팽이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 故 이순재 애도 "선생님의 목소리 생생한데…" 슬픔 감추지 못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큰 별, 원로 배우 이순재의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큰 별, 이순재 선생님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추모글을 올리며 고인을 향한 슬픔과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해당 게시글에서 이 대통령은 국민배우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며, 한평생 연기라는 외길에 전념하며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위상과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린 고인의 위대한 업적을 기렸다. 연극 무대에서 시작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국민의 희로애락과 함께했던 거장의 빈자리에 사회 각계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이 대통령은 고인이 우리에게 남긴 수많은 작품을 회고하며, 그가 단순히 연기자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시대의 진정한 광대이자 위로자였음을 강조했다. "선생님은 연극과 영화, 방송을 넘나들며 우리에게 웃음과 감동, 위로와 용기를 선사해 주셨다"라고 언급한 부분은, 고인이 맡았던 수많은 배역이 각기 다른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며 대중의 삶에 얼마나 깊숙이 스며들었는지를 보여준다. 때로는 엄격하지만 속정 깊은 아버지로, 때로는 친근하고 유머러스한 이웃으로 분했던 그의 연기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지친 국민의 삶을 보듬는 따뜻한 손길과도 같았다는 것이 대통령의 평가다.특히 이 대통령은 "연기는 살아 있는 인간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삶의 동반자"라는 고인의 생전 철학을 인용하며, 그의 연기 인생이 곧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 그 자체였음을 역설했다. 이는 이순재라는 배우가 자신의 직업을 단순한 기술이 아닌,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내는 통로로 여겼음을 시사한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고인의 굳건한 연기 철학과 배우로서의 투철한 직업 정신, 그리고 삶의 지혜를 몸소 보여준 '진정한 어른'으로서의 인품이 수많은 후배 예술인에게 귀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큰 울림을 주었다고 평가하며 고인의 인격적인 측면 또한 높이 기렸다.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고인이 남긴 주옥같은 작품과 연기 속에 담긴 그의 메시지가 이제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남아 영원히 전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예술인이자 '국민배우'였던 고인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선생님의 표정과 목소리가 여전히 생생하다"라며 개인적인 슬픔을 드러내면서, "선생님, 부디 평안히 쉬십시오"라는 마지막 인사로 깊은 추모의 글을 마무리했다. 고인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애통함을 표하면서, 대한민국은 위대한 예술가 한 명을 떠나보낸 슬픔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