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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우승·제네시스 완주… 미쉐린 웃었다

 프랑스 라 사르트 서킷에서 열린 제94회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에서 미쉐린이 통산 35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타이어 업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번 대회 하이퍼카 클래스에 출전한 10개 팀 18대의 차량에 타이어를 공급한 미쉐린은 토요타 가주 레이싱의 종합 우승을 견인하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특히 이번 우승은 타이어 제조사로서는 역대 최다 기록으로, 극한의 환경에서 미쉐린 타이어가 보여준 일관된 성능이 승부의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국내 자동차 팬들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 한국 제조사 최초로 르망 24시 하이퍼카 클래스에 도전장을 내민 제네시스는 미쉐린의 최첨단 엔듀런스 타이어를 장착하고 24시간의 사투를 벌였다. 그 결과 19번 차량이 총 372랩을 완주하며 13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쾌거를 이뤘다. 가혹하기로 유명한 르망 무대에서 첫 출전 만에 완주에 성공한 것은 제네시스의 차량 내구성과 미쉐린 타이어의 접지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결과로 평가받는다.

 


이번 대회에 투입된 미쉐린 파일롯 스포츠 엔듀런스 타이어는 성능뿐만 아니라 환경적 가치에서도 혁신을 보여줬다. 전체 소재의 50% 이상을 천연고무와 재생 카본 블랙, 바이오 실리카 등 재활용 및 지속 가능한 원료로 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레이스 내내 압도적인 내구성을 유지했다. 특히 올해부터 타이어 예열이 금지된 규정 변화에 맞춰 초반 워밍업 성능을 극대화한 설계가 빛을 발하며, 드라이버들이 피트아웃 직후부터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

 

미쉐린의 기술력은 이른바 '쿼드러플 스틴트' 달성에서 정점을 찍었다. 한 세트의 타이어로 네 차례의 피트인 주기를 버티며 600km 이상을 주행하는 놀라운 내구성을 선보인 것이다. 이는 단순한 수명 연장을 넘어 팀들이 타이어 교체 시간을 줄이고 보다 유연한 레이스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만든 핵심 동력이 됐다. 그 결과 BMW 15번 차량이 하이퍼카 시대 랩타임 신기록을 경신하는 등 레이스 전반에 걸쳐 비약적인 성능 향상이 이뤄졌다.

 


운영 측면에서도 미쉐린은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세밀한 전략을 실행했다. 3,600개에 달하는 방대한 타이어 물량을 공급하면서도 실제 사용량에 맞춘 정밀한 재고 관리를 통해 불필요한 운송을 최소화했다. 또한 테스트 데이에서 사용된 타이어를 회수해 재사용하는 등 모터스포츠 현장에서의 자원 순환 모델을 직접 실천했다. 이러한 행보는 고성능 레이싱 타이어 개발이 단순히 속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의 지속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임을 보여주었다.

 

미쉐린 모터스포츠 팀은 이번 성과가 현장 지원팀과 개발팀의 긴밀한 협업이 만들어낸 결실이라며 35승 달성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르망 24시라는 극한의 시험대를 통해 검증된 미쉐린의 차세대 타이어 기술은 향후 일반 도로용 고성능 타이어 개발에도 고스란히 이식될 예정이다. 세계 최고의 내구 레이스에서 거둔 이번 대기록은 미쉐린이 글로벌 타이어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요미우리 1년 만에 결별, 이승엽 다음 행선지는

 ‘국민타자’ 이승엽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이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동행을 1년 만에 마무리했다. 16년 만에 친정팀 유니폼을 입고 지도자로 새 도전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짧은 인연으로 끝났다. 이제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의 다음 행선지로 향한다. KBO리그 복귀 가능성, 더 나아가 다시 1군 사령탑을 맡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요미우리는 지난 14일 이승엽 1군 타격코치가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전 감독은 지난해 가을 마무리 캠프에서 임시 코치로 합류한 뒤 아베 신노스케 감독의 제안을 받아 정식 타격코치로 부임했다. 현역 시절 요미우리에서 활약했던 인연을 바탕으로 지도자 신분으로 다시 일본 무대에 선 것이다.그는 요미우리에서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타격 지도에 힘을 쏟았다. 직접 배팅볼을 던지고, 젊은 타자들의 성장 과정을 가까이에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감독은 팀을 떠나며 “젊은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자이언츠의 미래는 밝다”는 취지의 작별 인사를 남겼다. 그러나 요미우리가 클라이맥스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에서 탈락한 뒤 코칭스태프 개편에 들어가면서 이 전 감독도 한 시즌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짧은 일본 생활을 마친 이 전 감독의 거취는 국내 야구계에서도 큰 관심사다. 올겨울 KBO리그는 감독 시장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한화 이글스는 김경문 감독과 결별한 뒤 류지현 신임 감독을 선임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여기에 다른 구단에서도 성적과 팀 운영 방향에 따라 추가적인 사령탑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거론된다.대표팀 관련 자리도 변수다. 류지현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잡으면서 APBC 대표팀 감독직은 공석이 됐다. 이승엽 전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 야구를 대표한 상징적인 인물이다. KBO와 NPB를 모두 경험했고, 국제대회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남겼다. 통산 626홈런이라는 기록과 ‘국민타자’라는 상징성까지 고려하면, 단기전 대표팀 감독이나 타격 파트 지도자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다만 KBO리그 1군 감독 복귀로 범위를 좁히면 분위기는 단순하지 않다. 이 전 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남겼다. 그는 코치 경험 없이 2023시즌 두산 감독으로 부임했다. 3년 총액 18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계약 조건도 큰 화제를 모았다. 부임 첫해와 이듬해 팀을 2년 연속 가을야구로 이끌었고, 하위권으로 처졌던 두산을 다시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려놓은 점은 분명한 성과였다.하지만 팬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단기 성적에 치우친 운영 방식이 문제로 지적됐다. 정규시즌을 매 경기 총력전처럼 치르면서 불펜 소모가 컸고, 젊은 투수들의 부담이 누적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리빌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에서도 베테랑 중심의 라인업과 불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팀의 미래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결국 두산은 2025시즌 초반 부진에 빠졌고, 이 전 감독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감독으로서 남긴 기록만 보면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가 있었지만, 과정에서는 혹사 논란과 세대교체 실패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이 때문에 그가 곧바로 KBO 1군 감독으로 복귀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요미우리에서 보낸 1년은 이 전 감독에게 다른 의미의 시간이었을 수 있다. 두산에서는 곧바로 감독으로 출발했지만, 일본에서는 코치로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지도하며 현장을 다시 배웠다. 특히 육성과 소통, 장기적인 선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경험은 향후 지도자 커리어에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문제는 다음 기회에서 무엇을 보여주느냐다. 현역 시절의 명성과 상징성만으로 다시 1군 지휘봉을 잡기는 어렵다. KBO 구단들이 원하는 것은 이름값이 아니라 팀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철학이다. 불펜 운용, 세대교체, 유망주 육성, 데이터 활용, 코칭스태프 운영 등에서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증명해야 한다.이승엽 전 감독은 여전히 한국 야구에서 가장 큰 이름 중 하나다. 선수로서 쌓은 업적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지도자의 길은 또 다른 평가를 요구한다. 요미우리와의 짧은 동행을 마친 그가 곧바로 현장에 복귀할지, 한 걸음 물러서 더 준비하는 시간을 가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의 다음 선택이 한국 야구계의 또 다른 관심사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