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안희정 피해자' 김지은에게 날아온 청구서의 정체?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 김지은 씨가 충청남도를 상대로 "민사소송 비용 추심을 포기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법원이 안 전 지사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과 충남도의 국가배상책임을 모두 인정했음에도, 일부 패소에 따른 소송비용이 피해자에게 청구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신문고로 충남도에 공식 민원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원에는 충남도가 이번 사안을 내부 소송심의위원회에 상정해 소송비용 추심을 포포기할지 여부를 심의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김 씨는 "결정이 내릴 때까지 추심을 유보하고, 만약 위원회에 회부하지 않는다면 명확한 이유와 근거를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안 전 지사 및 충남도와의 길고 긴 법정 공방 끝에 나온 손해배상 판결이다.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였던 김 씨를 상대로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2019년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받고 만기 출소했다. 이후 김 씨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법원은 지자체장의 직무 집행 관련성을 인정해 안 전 지사와 충남도에 공동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문제는 김 씨의 손해배상 청구액 중 일부만 인용되는 '부분 승소' 판결이 나오면서 생겨났다. 민사소송법상 청구 금액 대비 인정 금액의 비율에 따라 소송비용이 배분되는데, 이 과정에서 김 씨 역시 충남도가 지출한 소송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게 된 것이다. 충남도가 최근 법원에 소송비용액 확정을 신청하면서 피해자인 김 씨에게 법적 비용 청구서가 전달됐다.

 

김 씨는 충남도의 현행 소송사무 처리 규칙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해당 규칙에 따르면 공익소송이나 사회적 약자의 권익 보호 차원에서 상대방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인정될 경우, 소송심의위원회를 거쳐 추심을 포기할 수 있다.

 

김 씨는 "충남도는 나의 일터이자 소속 노동자를 보호했어야 할 지방정부"라며 "충남도가 청구한 소송비용은 생계와 치료, 일상 회복에 절실히 필요한 돈"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성폭력 피해자가 권리를 구제받기 위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또다시 비용 부담이라는 난관에 부딪히는 것은 일상 회복을 지연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시민단체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는 논평을 통해 "국가배상책임이 확정된 상황에서 피해자에게 소송비용을 청구하는 행정은 명백한 2차 가해이자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위축시키는 처사"라며 청구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 측은 "김 씨의 소송심의위원회 회부 요구 건에 대해 현재 내부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국화 10만 그루 깔고 마산만 가을 무드 ON

 가을이 깊어지는 10월의 끝, 창원 마산 앞바다가 국화 향기로 물든다. 전국 최대 규모 가을꽃 축제로 꼽히는 제26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가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8일까지 마산합포구 해안과 원도심 일대에서 열린다.올해 축제의 슬로건은 ‘국화, 가을바다를 품다’다. 이름처럼 축제장은 바다와 꽃, 도심 산책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관람객들은 마산만을 곁에 두고 형형색색 국화 작품을 감상하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올해 행사는 크게 세 구역에서 진행된다. 3·15 해양누리공원이 제1축제장, 합포수변공원이 제2축제장, 마산해양신도시가 제3축제장이다. 세 축제장은 걸어서 오갈 수 있도록 연결돼 있어, 바닷가 산책을 하듯 축제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한곳에 머무는 전시형 축제를 넘어, 마산의 해안 풍경과 원도심 분위기를 함께 즐기는 동선이 마련된 셈이다.축제의 중심 무대는 제1축제장인 3·15 해양누리공원이다. 이곳에서는 개막식을 비롯해 국화 10만 그루로 조성한 8개 테마 전시가 펼쳐진다. 대형 조형물과 다채로운 색감의 국화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고, 밤에는 멀티미디어 불꽃쇼가 가을 바다 위를 화려하게 밝힌다.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창원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국중박 분장놀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국화 분장대회를 처음 개최한다. 참가자들은 국화와 창원시 상징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해 무대에 오른다. 온라인 예선을 거쳐 선발된 10개 팀이 제1축제장에서 개성 있는 분장과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꽃 축제에 놀이와 참여 요소를 더해 관람객에게 색다른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전통 불꽃의 멋을 살린 낙화놀이도 올해 처음 축제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이른바 ‘K-불꽃쇼’로 불리는 낙화놀이는 불꽃이 흩날리듯 떨어지는 장면이 특징이다. 화려한 현대식 불꽃쇼와는 또 다른 차분하고 장엄한 분위기로, 가을밤 축제의 인상을 깊게 남길 전망이다.제2축제장인 합포수변공원은 지역 상권과 가까운 장점을 살려 공연 중심 공간으로 운영된다. 인근 마산어시장과도 가까워 축제를 즐긴 뒤 지역 먹거리와 상권을 함께 둘러보기 좋다. 제3축제장인 마산해양신도시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공간으로 꾸며진다. 포장마차 감성의 푸드플레이스, 인공지능 체험 부스, 웨딩 포토존 등이 마련돼 가족 단위 관람객은 물론 MZ세대 방문객의 발길도 끌 것으로 보인다.지역 경제와의 연계도 강화된다. 창원시는 축제 기간 ‘국화패스’를 운영한다. 창원시 홈페이지에서 1만2900원에 모바일 패스를 구입하면 24시간 동안 축제장 내 부스와 주변 가맹점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음식점과 카페, 체험 부스 등을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관광객에게는 실속 있는 선택지가 되고, 지역 상권에는 소비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 방문객 편의를 위한 준비도 확대됐다. 시는 지난해 4500면이던 주차 공간을 올해 5500면으로 늘린다. 임시 화장실도 기존 5곳에서 9곳으로 확대해 혼잡을 줄일 계획이다. 특히 축제장 내 판매 부스에는 바가지요금이 한 번만 적발돼도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한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대형 축제인 만큼, 가격 질서와 관람객 만족도를 함께 잡겠다는 방침이다.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지역의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옛 마산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국화를 상업 재배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재배 기술과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지금도 전국 최대 규모의 국화 생산지로 꼽힌다. ‘국화의 고장’이라는 이름이 단순한 수식어가 아닌 이유다.창원시는 지난해 86만 명이 축제를 찾은 데 이어, 올해는 국내외 관광객 9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다를 따라 걷고, 국화 사이에서 사진을 찍고, 밤에는 불꽃과 낙화놀이를 감상하는 일정. 올가을 마산은 꽃구경을 넘어 하루짜리 여행지로 관람객을 불러 모을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