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순창, 근본 맛집 도시로 인기몰이 중

전북 순창이 최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계기로 전통 발효음식의 중심지를 넘어 미식 여행지, 건강 치유 여행지, 웰니스 관광지로 진화하고 있다. 군 단위로는 드물게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순창은 지명처럼 ‘순박하고 깨끗해 번창하는’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발효과학이 건강 유지에 탁월하다는 국제적 인정을 받으며, 전통 장류의 본산인 순창은 ‘근본 있는 한식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외 항공편 기내식에 순창 고추장이 탑재되는 것은 이미 일상이며, 현지에서는 순창 고추장 불고기와 막걸리 ‘지란지교’를 곁들이는 지역 대표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순창 음식에는 미식 유튜버 쯔양도 반한 고추장 불고기와 셰프 이원일의 조언이 녹아든 다양한 요리들이 포함된다. 특히 ‘순창삼합’은 셰프 유현수와 지역 셰프들의 협업으로 개발된 특별 메뉴로, 장류를 활용해 양념한 돼지고기와 민물장어, 숙성 김치의 조화가 일품이다. 간장김치, 청국장 소스, 고추장 장어의 조합은 독특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랑한다.

 

순창은 장류뿐만 아니라 발효 디저트로도 확장하고 있다. 고추장 초콜릿, 발효 아이스크림, 블루베리 초콜릿 등 발효 식재료를 접목한 디저트는 지역의 발효테마카페에서 맛볼 수 있다. 강천산 입구 주변의 로컬 카페에서는 순창의 새로운 발효 문화를 체험할 수 있으며, 지역 특화 상품 개발과 관광 콘텐츠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전통 누룩과 순창만의 기후 조건으로 만들어지는 막걸리 ‘지란지교’는 서울 출신 임숙주 대표 부부의 손에서 탄생했다. 자생 효모와 무화과 잎을 이용해 빚은 이 막걸리는 건강하고 독특한 맛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00일 발효, 90일 숙성이라는 정통 방식은 단맛과 향을 자연스럽게 살려준다.

 

이러한 전통 발효문화는 관광자원과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 양지천, 강천산, 체계산 출렁다리, 섬진강 마실길, 메타세쿼이아길 등 자연 명소와 함께하는 여행은 발효 미식과 어우러져 진정한 힐링 코스를 제공한다. 특히 강천산 인근에는 발효테마파크와 전통 고추장 민속마을이 조성돼 ‘음식계의 에버랜드’로 불릴 만큼 다채로운 체험 콘텐츠를 제공한다.

 

순창은 관광객의 웰니스 수요에도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강천힐링스파는 스파, 도반욕, 족욕카페, 수면실 등으로 구성돼 있고, 첨단 치유 기술인 테라헤르츠 세라믹을 이용한 온열 테라피도 제공한다. 또한 순창의 공공리조트 ‘쉴랜드’, 섬진강 마실캠핑장, 오는 6월 오픈 예정인 야외 물놀이 시설 ‘썬웨이’까지 갖춰 건강한 여행지를 지향하고 있다.

 

봄에는 ‘참두릅 축제’, 가을엔 ‘장류 축제’와 ‘근본 있는 떡볶이 축제’까지 열리며 계절마다 다양한 매력을 뽐낸다. 자연과 음식, 전통과 현대, 치유와 체험이 조화된 순창은 발효과학의 메카를 넘어 K-푸드 중심지로 도약 중이다.

 

알프스가 검게 변했다! 스위스 빙하 20% 소멸

 알프스의 색이 달라지고 있다. 여름이면 눈과 얼음으로 빛나던 스위스 산맥 곳곳에서 흰 빙하가 물러나고, 그 자리를 회색 바위와 검은 얼음이 채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두고 “재앙적인 해”라고 표현했다.스위스 빙하 모니터링 네트워크 글라모스(GLAMOS)는 올해 스위스 빙하 부피의 5.5%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는 관측 이래 두 번째로 큰 감소 폭이다. 최악의 해로 기록된 2022년에 이어, 올해도 알프스 빙하가 급격히 무너진 셈이다.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속도다. 스위스 빙하는 최근 5년 동안 전체의 약 20%가 녹아내렸다. 5분의 1이 사라진 것이다. 장기간 천천히 줄어들던 빙하가 이제는 해마다 눈에 띄게 후퇴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올여름 더위는 이 흐름에 기름을 부었다. 스위스 연방기상기후청에 따르면 올해 6월과 7월, 8월은 각각 1864년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더운 달이었다.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면서 빙하 표면의 눈은 빠르게 녹았고, 햇빛을 반사하던 흰 눈이 사라진 자리에는 열을 더 많이 흡수하는 어두운 얼음과 바위가 드러났다.마티아스 후스 글라모스 팀장은 “눈이 모두 녹아 바위와 검은 빙하만 남은 산의 색깔을 보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알프스의 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산의 색깔 자체를 바꾸는 현실이 됐다.빙하 두께도 크게 줄었다. 글라모스가 조사한 일부 빙하에서는 평균 얼음 두께가 2.5~4m 감소했다. 햇빛과 따뜻한 공기에 더 많이 노출되는 빙하 말단부에서는 최대 10m까지 얼음이 사라진 곳도 있었다.최근의 감소 속도는 과거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스위스 빙하는 10% 줄었다. 그러나 최근 10년 동안에는 27%가 사라졌다. 특히 2022년 이후 올해까지 5년간의 감소 속도는 이전 어떤 시기보다 2배 이상 빨랐다.빙하가 사라진다는 것은 단지 풍경이 바뀐다는 뜻만은 아니다. 알프스 빙하는 여름철 하천과 저수지에 물을 공급하는 ‘자연의 물탱크’ 역할을 해왔다. 눈과 얼음이 겨울에 쌓였다가 여름에 천천히 녹으며 농업, 식수, 수력발전, 생태계를 지탱해온 것이다.하지만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녹아 사라진 빙하수는 약 2조2000억L로 추산됐다. 단기적으로는 강으로 흘러드는 물이 늘어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저장고 자체가 줄어드는 문제를 낳는다. 빙하가 작아질수록 가뭄기와 폭염기에 버틸 수 있는 수자원 여력도 줄어든다.붕괴 위험도 커진다. 빙하가 붙잡고 있던 암석과 지반이 드러나면 산사태나 낙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녹은 물이 고여 형성되는 빙하호가 갑자기 터질 경우 하류 지역에 피해를 줄 가능성도 있다. 알프스 빙하 감소는 기후 문제이면서 동시에 안전 문제인 셈이다. 글라모스는 지난달 스위스 내 빙하 23곳을 직접 조사하고, 이를 나머지 1300여 곳의 빙하에 적용해 전체 감소량을 추산했다. 연구진은 현재와 같은 기후 조건이 이어질 경우 알프스 빙하가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그나마 올해는 사하라 사막에서 날아온 먼지가 적어 빙하가 태양빛을 더 많이 반사할 수 있었다. 먼지가 많으면 빙하 표면이 어두워져 더 많은 열을 흡수하고 더 빨리 녹는다. 그런데도 올해 빙하 감소 폭이 역대 두 번째였다는 점은 폭염의 영향이 그만큼 강했다는 뜻이다.전문가들은 스위스 빙하의 급격한 소멸이 유럽 산악지대 전체의 미래를 보여주는 경고라고 본다. 한때 영구적인 풍경처럼 여겨졌던 알프스의 얼음은 이제 한 세대 안에서도 사라지는 자원이 되고 있다.흰 산이 검은 산으로 바뀌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빙하의 후퇴는 더 이상 위성사진이나 연구 보고서 속 변화가 아니다. 알프스를 오르는 사람들의 눈앞에서, 여름철 물을 기다리는 지역 사회의 일상 속에서 이미 진행 중인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