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뉴스

아이들 마음 건강에 빨간불! 초등학생 우울·불안, 왜 늘었을까?

 서울 지역 초등학생들의 우울감과 불안감이 최근 3년간 꾸준히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 아동·청소년 정신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이 19일 공개한 '서울학생종단연구 2020 3차년도 결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정서적 어려움 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이 스스로 느끼는 우울감 지수는 3점 만점 기준으로 2021년 0.51점에서 시작해 2022년 0.66점, 2023년에는 0.73점까지 매년 상승했다. 불안감 역시 여러 항목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1점 만점 기준 '과도한 걱정'은 2021년 0.44점에서 2023년 0.58점으로, '예민함'은 같은 기간 0.41점에서 0.49점으로, '부정적 정서'는 0.17점에서 0.26점으로 각각 높아졌다. 이는 초등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불안과 부정적인 감정의 강도가 점차 세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초등학생들의 정서적 어려움 증가 배경으로 복합적인 요인들을 지목했다. 학업 성취에 대한 압박과 또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기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스마트폰 및 SNS, 유튜브 등 디지털 콘텐츠 이용 시간 증가와 그로 인한 부정적 영향도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SNS를 통해 타인의 이상화된 삶을 접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거나, 자극적인 영상 및 이야기에 노출되어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 경험,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충분치 못한 수면 시간 등도 아동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혔다.

 


연구에 참여한 한 자문위원은 학생들의 부모 세대인 1980년대생 학부모의 양육 태도와 관련한 분석도 덧붙였다. 작은 좌절이나 어려움에 대해 과도하게 정서적으로 보호받고 자란 아동일수록 실제 불안 수준이 높게 나타나며, 일상적인 사소한 어려움에도 크게 좌절하거나 힘들어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부모의 과잉 보호가 자녀의 정서적 회복 탄력성 형성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서울시 초등학교 113개교, 중학교 98개교, 고등학교 99개교 학생들의 정서 및 행동 특성을 장기 추적하는 '서울학생종단연구'의 일환으로, 2021년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학생들의 3년간 변화를 집중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서울 초등학생들의 마음 건강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경고하며,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정서 발달을 위한 관심과 지원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존 세입자'는 갱신으로 안도, '신규 세입자'는 매물 찾아 삼만리… 갈라진 임대차 시장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두 달이 지나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신규로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자들은 급감한 매물과 치솟은 호가에 발을 동동 구르는 반면, 기존 세입자들은 계약갱신요구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거 안정에 나서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갭투자를 억제하려던 정책이 전세 공급 자체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으면서,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왜곡과 신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가중이라는 새로운 문제점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대책 시행 이후인 올해 7월부터 8월까지 전국 아파트 전세 계약 건수는 총 8만 92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나 감소했다. 특히 신규 계약은 5만 5368건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28.6%라는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서울(-30.4%)과 경기(-33.4%) 등 수도권의 감소 폭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는 갭투자가 어려워지자 다주택자들이 전세 공급을 꺼리면서 나타난 직접적인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기간 갱신 계약은 3만 3852건으로 23.7% 급증했으며, 이 중 임차인이 법적 권리인 갱신요구권을 사용한 경우는 1만 7477건으로 무려 83.2%나 폭증했다. 전세 매물 품귀 현상으로 임대인 우위 시장이 형성되자, 기존 세입자들이 새로운 집을 구하는 대신 현재 거주지에 머무르는 것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신규 세입자와 기존 세입자 간의 '가격 격차'는 이러한 시장의 이중 구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지난 두 달간 서울의 동일 아파트, 동일 면적에서 체결된 계약을 비교한 결과, 신규 계약의 평균 전셋값은 6억 3716만원으로 갱신 계약 평균가(5억 8980만원)보다 4736만원, 비율로는 8.7%나 더 높았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 가격 차이가 1.7%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신규 세입자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입장료'가 엄청나게 비싸진 셈이다. 어렵게 전세 매물을 찾아도 이미 크게 오른 가격을 감당해야 하는 신규 세입자들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전세 시장에서 밀려난 수요자들은 결국 월세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풍선 효과'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월세 계약은 8만 261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하며 전세 시장의 위축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높은 전셋값과 매물 부족에 지친 임차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를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전문가는 "정부 대책이 전세 시장의 공급 부족과 신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법적 권리로 주거를 연장하는 기존 세입자와 높은 비용을 치르고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신규 세입자 간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임대차 시장의 양극화가 고착될 수 있다"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