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욕설 한번 했다가…동료 무고, 수형자 위증교사까지, 막장 교도관들의 '범죄 연대기'

 자신이 받은 징계 처분에 불만을 품고 동료 교도관을 무고하고, 재판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수형자에게 거짓 증언까지 시킨 현직 교도관들이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대구지방검찰청 의성지청은 자신의 징계와 관련해 동료들을 허위로 고발하고 소송에서 위증을 교사한 교도관 A(50)씨와, 그의 부탁을 받아 직접 위증하고 수형자에게 위증을 교사한 동료 교도관 B(51)씨를 각각 무고, 위증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교정 시설의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할 교도관들이 오히려 폐쇄적인 조직의 특성을 악용해 사법 질서를 뒤흔드는 중대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도관 A씨는 수형자 C씨의 투약 업무 처리 문제로 교도소 내 간호사에게 욕설을 한 사실이 드러나 전보 명령 등 징계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숙하기는커녕, 징계에 불복해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심지어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당시 징계 관련 조사를 담당했던 동료 교도관 D씨와 E씨가 있지도 않은 사실을 꾸며내 문서를 작성했다며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고발하는 등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며 사건을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갔다.

 


A씨의 조직적인 범죄 계획은 동료 교도관 B씨를 끌어들이면서 더욱 노골적이고 대담해졌다. A씨는 자신의 징계 취소 소송에서 증인으로 출석하게 될 B씨에게 '징계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담당자들이 수형자 C씨를 회유하고 협박하는 등 강압적인 조사가 있었다'는 취지로 허위 진술을 해달라고 지시했다. A씨의 부탁을 받은 B씨는 그의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2022년 4월, B씨는 A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던 수형자 C씨에게 접근해 'A씨가 간호사에게 욕설하는 것을 들은 사실이 없다'는 내용으로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하도록 지시하며 재판 결과를 왜곡하려 시도했다.

 

이들의 사법 방해 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같은 해 11월, B씨는 직접 A씨의 징계 취소 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해 '수형자 C씨로부터 조사 과정에서 강압과 회유가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위증했다. 또한 자신이 C씨의 위증을 교사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C씨가 법정 증언 전 자신과 상의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거짓말까지 덧붙이며 재판부를 기만했다. 검찰은 이들의 범죄가 교도관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폐쇄된 공간 안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진 중대한 사법질서방해 범죄라고 규정하며, 앞으로도 억울한 사법 피해자를 만드는 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버지는 그리고 아들은 지웠다

 갤러리나우가 개관 2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한 ‘유산: 이어받은 시간(Heritage: Time Inherited)’전은 한국 미술사의 거목들이 남긴 예술적 DNA가 후대로 어떻게 계승되고 변주되는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다. 4월 2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단순히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부자·부녀·모자 등 가족이라는 긴밀한 관계 속에서 형성된 '예술가 가문'의 작가 정신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1세대가 일궈낸 미학적 토양 위에서 2세대와 3세대가 각자의 시대적 언어로 꽃피운 작품들은 한국 현대미술의 뿌리와 줄기, 그리고 잎사귀가 어떤 생명력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관통하는 전설적인 가문들이 대거 참여한다는 점이다. 국민 화가 박수근을 시작으로 아들 박성남, 손자 박진흥으로 이어지는 3대 작가의 작업은 세대를 거치며 정서적 원형이 어떻게 유지되고 혁신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사례다. 여기에 한국 인상주의의 선구자 오지호와 그의 아들 오승우, 오승윤 삼부자의 작품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또한 한국 채색화의 거장 천경자와 그의 딸 수미타김의 작업은 모녀라는 특수한 관계 속에서 피어난 예술적 공명과 차별화된 미학적 시도를 극명하게 대조시키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이순심 갤러리나우 대표는 맥을 잇는 행위가 단순한 모방이나 답습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앞선 세대가 구축한 예술적 세계관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시각을 투영해 재해석하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계승이자 창조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부모 세대의 명성에 안주하기보다, 그들이 남긴 예술적 유산을 자양분 삼아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미술이 가진 정체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예술의 본질적인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전시의 구조는 ‘보존과 변주’라는 두 가지 핵심 축을 중심으로 정교하게 설계되었다. 부모 세대가 엄격하게 지켜온 예술적 가치와 기법이 보존의 영역이라면, 자녀 세대가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실험적 시도들은 변주의 영역에 해당한다. 관람객들은 박수근의 소박한 질감이 손자 세대에서 어떻게 빛과 색채의 변주로 치환되었는지, 오지호의 남도 빛깔이 아들들의 작업에서 어떻게 현대적인 향토색으로 재구성되었는지를 실시간으로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이는 마치 하나의 거대한 강물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흐르면서도 결국 하나의 바다로 향하는 예술적 여정을 지켜보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이러한 예술가 가문의 전통은 비단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서양 미술사에서도 브뢰헬, 홀바인, 젠틸레스키, 와이어스 가문처럼 대를 이어 예술적 성취를 이룬 사례는 무수히 많다. 갤러리나우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술이 가족이라는 가장 작은 사회 단위를 통해 어떻게 전수되고 발전해왔는지를 조명한다. 2006년 개관 이후 20년 동안 묵묵히 한국 미술의 현장을 지켜온 갤러리나우의 역사 자체가 이번 전시의 주제인 '유산'과 맞닿아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과거의 거장과 현재의 중견, 미래의 신예가 한 공간에서 조우하는 풍경은 그 자체로 한국 미술의 생태계를 상징한다.전시는 단순한 가족 서사를 넘어 한국 현대미술의 구조적 층위를 입체적으로 복원해낸다. 1세대가 척박한 환경에서 일궈낸 미학적 기반은 2세대의 확장을 거쳐 3세대의 자유로운 표현으로 진화하며 한국 미술의 외연을 넓혀왔다. 갤러리나우는 이번 기획전을 통해 예술가 가문이 지닌 사회적 역할과 그들이 남긴 문화적 자산의 가치를 재평가하고자 한다. 4월 한 달간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의 뿌리가 얼마나 깊고 단단한지, 그리고 그 줄기에서 뻗어 나온 새로운 가지들이 어떤 방향으로 하늘을 향해 자라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증명하는 기록이자 목격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