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설날 앞두고 계란값 폭등..AI에 돼지열병까지 덮쳐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대한민국 식탁 물가에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빠르게 확산하면서 방역 당국은 물론 장을 보러 나선 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가축 전염병의 확산이 계란과 돼지고기 등 주요 먹거리 가격 폭등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현장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26일 전남 영광군의 한 돼지 농장에서 의심 신고를 받고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ASF 확진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해당 농장은 돼지 2만 1000마리를 사육하고 있었으며 방역 지침에 따라 전량 살처분될 예정이다. 영광 지역은 전남 내에서도 주요 축산 거점으로 손꼽히는 곳이라 이번 확진 소식은 지역 축산 농가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올해 들어 ASF가 발생한 사례는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지난 17일 강원도 강릉을 시작으로 23일 경기도 안성, 24일 경기도 포천에서 잇따라 확진 사례가 나오며 방역망을 비웃듯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포천 농장에서는 7945마리, 강릉과 안성에서는 각각 2만 150마리와 2600마리가 살처분되는 등 올해만 벌써 5만 마리에 육박하는 돼지가 땅에 묻혔다. 중수본은 발생 현장에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긴급 파견하여 차량과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지만 야생 멧돼지 등을 통한 추가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류인플루엔자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번 동절기에만 전국 가금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38차례나 발생하며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당국은 지금까지 산란계 442만 마리를 포함하여 오리와 닭 등 총 567만 9000마리를 살처분했다. 계란을 낳는 산란계의 대규모 살처분은 즉각적인 계란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며 시장 가격을 흔들고 있다. 정부는 철새 도래지와 가금류 밀집 사육 단지 등을 특별 관리 구역으로 지정하고 방역 위험 지역에 대한 출입을 원천 차단하는 등 차단 방역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축 전염병의 파동은 이미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전국 특란 한 판(30구)의 평균 가격은 7184원을 기록했다. 이는 불과 1년 전 가격인 6426원과 비교했을 때 약 11.8%나 급등한 수치다. 특히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대형마트에서는 특란 한 판 가격이 이미 8000원에 육박하고 있어 명절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부담이 극에 달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하루 평균 계란 소비량이 약 5100만 개인데 현재 살처분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4900만 개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설 연휴 전 비수기를 맞아 대형마트들이 진행하던 상시 할인 행사를 중단한 점도 체감 물가를 높이는 원인이 됐다. 공급은 줄었는데 명절 수요는 늘어나는 시기라 가격 상승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ASF 확산이 돼지고기 전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살처분된 돼지는 약 3만여 마리로 전체 사육 마릿수인 1190만 마리의 0.3% 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동 중지 명령이나 방역 강화로 인해 유통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국지적인 가격 불안이 발생할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설 연휴 물가 안정을 위한 긴급 수급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 중이다. 계란값 안정을 위해 이달 말까지 미국에서 신선란 224만 개를 긴급 수입하여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어 다음 달에는 육용종란 712만 개를 추가로 수입하여 국내 가금 산업의 기반을 보강할 계획이다. 돼지고기에 대해서도 한돈 할인 행사를 대대적으로 추진하여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낮추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설 명절을 앞두고 터져 나온 가축 전염병의 공포가 우리 밥상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철저한 방역과 신속한 수급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올해 설 차례상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차려질지도 모른다. 당국은 성묘객이나 귀성객들에게 농장 방문 자제를 당부하며 축산 농가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고 있다.

 

민주당 겨눈 '쌍특검' 칼날, 여의도에 부는 전운

 여야의 대치가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국민의힘이 민생 법안 처리를 고리로 더불어민주당의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무기한 릴레이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정기국회 막바지에 산적한 현안 해결을 기대했던 민심과 달리, 정치권은 또다시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급속히 얼어붙는 모양새다.국민의힘이 꺼내 든 '쌍특검' 카드는 두 갈래로 민주당을 겨냥한다. 하나는 이재명 전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인사들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의혹이며, 다른 하나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불법 공천헌금 의혹이다. 국민의힘은 이 두 가지 사안의 진상 규명을 위해 별도의 특별검사 임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이번 특검 요구는 민주당이 추진해 온 대통령 및 영부인 관련 특검법에 대한 명백한 맞불 작전으로 해석된다. 야당의 일방적인 정치 공세에 수세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고, 역으로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을 파고들어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다. 민생 법안 처리와 특검 수용을 연계한 것은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투쟁의 수위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국민의힘은 국회 본청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지도부가 첫 주자로 나서는 릴레이 농성에 돌입했다. 송언석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가 직접 천막을 지키며 대여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구호를 넘어선 실력 행사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전형적인 물타기'이자 '국면 전환용 꼼수'라며 즉각 반발했다. 자신들을 향한 의혹 제기는 대통령과 관련된 특검을 막기 위한 정치 공세에 불과하며, 어떠한 협상의 대상도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생을 볼모로 잡고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결국 여야가 서로를 향해 '특검의 칼'을 겨누면서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각자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극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기국회 내 민생 법안 처리는 사실상 불투명해졌고, 국회 파행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