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모래사장 위 펼쳐지는 70m '빛의 캔버스' 속초 겨울밤 수놓는다

 차가운 겨울바람도 잊게 만드는 황홀한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강원 속초시는 오는 10일부터 속초 해수욕장 남문 일원에서 전국 최대 규모의 미디어아트 쇼 '빛의 바다, Sokcho'를 선보인다.

 

'빛의 바다, Sokcho'는 탁 트인 겨울 바다를 배경 삼아 펼쳐지는 환상적인 빛의 공간으로, 해수욕장 모래사장 위에 가로 70m, 세로 15m의 거대한 캔버스를 만들어 낸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빛을 비추는 것을 넘어, 속초의 아름다운 자연과 예술적 감각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스토리텔링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할 예정이다.

 

1부에서는 '바다와 산의 도시' 속초의 정체성을 담아 웅장한 설악산의 풍경과 푸른 동해 바다의 파도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2부 '빛의 정원'에서는 형형색색의 꽃과 나비가 춤을 추는 듯한 화려한 영상으로 동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황홀경을 선사한다. 이어지는 '컬러 웨이브'에서는 역동적인 파도의 움직임을 추상적으로 표현하여 강렬한 시각적 충격을 선사할 예정이다.

 


지난 1일 열린 시연 행사에서는 웅장한 스케일과 아름다운 영상미에 시민과 관광객들의 탄성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겨울 바다의 낭만과 미디어아트의 조화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빛의 바다, Sokcho'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동절기(10월4월)에는 오후 6시와 7시, 하절기(5월9월)에는 오후 8시와 9시에 각 30분씩 운영된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이번 미디어아트 쇼는 겨울철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속초만의 매력을 담은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여 사계절 관광객들이 찾는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3500억 달러 요구에… 원화가치 ‘와르르’, 1450원대 공포 현실로

 추석 연휴 동안 국내 금융시장이 휴장한 사이, 원화 가치가 해외 시장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연휴 직전 1400원대 초반에서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은 연휴 기간 내내 뉴욕, 싱가포르 등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한때 1423원선을 넘어서는 등 1420원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연휴 직전 종가와 비교하면 무려 14원 이상 급등한 수치다. 국내 외환시장이 다시 문을 여는 연휴 직후, 역외 시장의 환율 상승분이 일시에 반영되면서 환율이 폭등할 수 있다는 ‘블랙 먼데이’의 공포가 시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환율 상승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미국과의 관세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불확실성이 지목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500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대미 투자를 ‘선불’ 개념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 원화 가치에 치명타를 안겼다. 여기에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안전판 역할을 할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원화 약세 우려는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통화에 비해 유독 원화 가치의 하락 폭이 두드러지는 현상의 핵심에 바로 이 관세협상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역외 시장의 불안한 흐름이 연휴 이후 국내 시장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최근 일본의 정치 지형 변화에 따라 급격히 가치가 떨어진 엔화 역시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올랐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원화와 엔화는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동조화 현상이 뚜렷한데, 대규모 양적완화를 공언한 다카이치 사나에가 차기 총리로 유력해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최고치인 152엔대까지 치솟았다. 이는 고스란히 원화 가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6일간의 긴 연휴를 마치고 외환시장이 다시 열렸던 지난 설 직후의 아찔한 기억을 소환한다. 당시에도 연휴 기간 누적된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되며 환율이 개장과 동시에 15원 가까이 폭등해 장중 1450원선을 위협하는 패닉 장세가 연출된 바 있다.설상가상으로 과거 환율 급등의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국민연금 환헤지’라는 비상 카드마저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그동안 외환당국은 환율이 과도하게 오를 때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자산의 환헤지 비율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며 환율을 방어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6월 환율보고서에서 이를 직접 언급하고, 최근 한미 환율 합의문에도 ‘정부투자기관의 해외투자는 경쟁적 목적의 환율을 목표로 해선 안 된다’는 문구가 포함되는 등 미국의 감시망이 한층 촘촘해졌다. 사실상 환율 방어를 위한 당국의 손발이 묶인 셈이어서, 연휴 이후 닥쳐올 환율 급등 파고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