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월급쟁이도 호강하네'... 1000만원 벌어도 정부 육아지원 받는다

 "월급 1200만원 가정도 정부가 아이 봐드립니다." 2025년부터 아이돌봄서비스의 대상이 대폭 확대된다. 여성가족부는 기존 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에서 200% 이하 가구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이는 3인 가구 기준 월 1005만1000원, 4인 가구 기준 1219만6000원까지의 소득 가구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확대로 정부 지원을 받는 가구 수는 기존 11만 가구에서 12만 가구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자녀 연령대별 지원 비율의 대폭 상향이다. 1자녀 기준으로 05세는 기존 20%에서 30%로, 612세는 15%에서 20%로 각각 인상됐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최대 10%포인트까지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돌보미들의 처우 개선도 이뤄진다. 시간당 돌봄수당이 작년 1만1630원에서 올해 1만2180원으로 550원(4.7%) 인상된다. 특별히 36개월 이하 영아를 돌보는 경우에는 업무 강도를 고려해 시간당 1500원의 추가 수당이 지급된다. 이는 양질의 돌봄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취약계층을 위한 특별 지원도 강화된다. 이른둥이(미숙아)를 위한 영아종일제 서비스 이용 기한이 기존 생후 36개월에서 40개월로 확대됐다. 또한 아이돌보미 자격을 가진 조부모가 경증 장애가 있는 손주를 돌볼 경우 돌봄수당을 신청할 수 있게 되어, 가족 내 돌봄 체계도 제도권 안으로 편입됐다.

 

서비스 접근성 개선을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인구감소지역 89개 시·군·구까지 원거리 이동 교통비 지급 지역을 확대하고, 기존에 시·군·구당 1개로 제한되던 서비스 제공기관을 복수로 지정·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이용자의 선택권이 확대되고 아이돌보미 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여가부는 기존의 복잡했던 '아이돌봄서비스제공기관'이라는 명칭을 '아이돌봄센터'로 간소화하기로 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더 많은 가정이 친숙하게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물이 살아 움직인다”…국중박 분장놀이 열풍

백제 금동대향로가 뚜껑을 열고 흰 연기를 내뿜으며 무대 위를 걷는다. 금빛으로 온몸을 꾸민 금동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은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관객과 만난다. 버려진 종이상자와 수백 개의 병뚜껑으로 삼국시대 금동신발을 표현한 학생들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이 만들어낸 장면들이다. 최근 이 행사는 SNS에서 48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박물관에 전시된 문화유산을 직접 몸으로 표현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참여형 콘텐츠가 대중의 호응을 얻은 것이다.과거 박물관은 조용히 유물을 감상하는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녀노소가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문화 공간으로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사실 예술 작품을 사람들이 직접 따라 하며 즐기는 문화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19세기 유럽에서는 명화나 역사적 장면을 사람의 몸과 주변 배경으로 재현한 뒤 그대로 멈춰 있는 ‘활인화(Tableaux Vivants)’가 사교적인 오락으로 인기를 끌었다.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미국 J. 폴 게티 미술관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활용해 유명 작품을 재현하는 챌린지를 제안했고, 이는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이어졌다.국립중앙박물관은 이러한 흐름을 우리 문화유산에 접목했다. 2025년 처음 시작한 ‘국중박 분장놀이’는 유리 진열장 안에 놓여 있던 유물을 사람들이 직접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기획이다.참가자들은 단순히 유물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찾아보고 공부한 뒤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익숙하게 보던 문화유산에 새로운 이야기를 더하면서 진열장 속 유물이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특히 지난해 시작한 행사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올해는 전국 4개 권역으로 범위를 넓혔다. 참가자들은 널리 알려진 유물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유산까지 찾아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재현했다.이 과정에서 대중은 단순히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에서 벗어났다. 자신이 직접 문화유산을 알아보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다. 재미를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하지만 행사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지역 박물관의 현실도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형 국립박물관에 비해 지방 공립박물관은 인력과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지역에도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향토 문화유산이 적지 않다. 이런 유물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소개한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있다.문제는 이를 실제 기획으로 이어갈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방 공립박물관에서는 소수의 학예사가 유물 관리뿐 아니라 각종 행정 업무까지 맡는 경우가 있다.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이유다.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발길을 지역으로 이끄는 문화 콘텐츠도 필요하다. 이번 ‘국중박 분장놀이’의 흥행은 재미있는 콘텐츠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따라서 이 기획이 단순한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전국적인 문화 축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역 박물관으로 경험을 넓힐 필요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행사 규모를 확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의 작은 박물관들도 비슷한 기획을 시도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공유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지역 박물관에 잠들어 있는 향토 문화유산도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만나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사람들이 직접 유물을 표현하고 지역의 이야기를 함께 나눈다면 박물관은 지역민에게 더욱 가까운 공간이 될 수 있다.국중박 분장놀이가 보여준 가능성이 수도권의 대형 박물관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 곳곳으로 이어진다면 문화유산을 즐기는 방식도 더욱 다양해질 수 있다. 진열장 속에 머물던 유물이 사람들의 상상력을 통해 다시 살아나는 문화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