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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권력 찢어지다'... 허은아·천하람 '혈투' 나섰다

 개혁신당이 창당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허은아 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가 당권을 두고 정면충돌하면서 당이 분열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한 정당에 두 명의 수장이 등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사태의 발단은 21일 천하람 원내대표가 주재한 긴급 최고위원회의였다. 이 회의에서는 허은아 대표와 조대원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소환제 실시 및 직무정지 안건이 의결됐다. 허 대표가 해임했다고 주장하는 이주영 정책위의장과 김철근 사무총장도 이 자리에 참석해 회의의 정당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천하람 진영은 허은아 대표가 당직자 임면 위반, 사무처 당직자 부당 지시·통제, 당 조직 사유화 등의 혐의로 당원소환 대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조대원 최고위원의 경우 당헌·당규 위반 당직자 임면 행위 동조, 사무직 당직자 폭언·협박, 특정 최고위원 허위사실 유포 등이 소환 사유로 제시됐다.

 

이에 맞서 허은아 대표 측은 천하람이 주재한 최고위원회의 자체가 불법이라고 반박했다. 당대표실은 "정상적인 절차 없이 열린 사적 모임에 불과하다"며 모든 의결이 원천무효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천하람 측은 당헌상 이해관계자 제척 조항을 근거로 자신이 적법한 당대표 권한대행자라고 맞섰다.

 


특히 논란이 된 것은 직무정지 조치의 법적 근거다. 개혁신당은 당대표 직무정지에 관한 명확한 당헌·당규가 없다. 이에 천하람 진영은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을 준용해 허은아 대표의 직무를 정지시켰다고 주장한다. 주민소환법 21조에 따르면 소환 투표 공고 시점부터 결과 공표 때까지 대상자의 권한행사가 정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은아 대표는 이를 "정치 쿠데타"라고 규정하고 강력 반발했다. 당헌·당규에 없는 내용을 외부 법률로 보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조대원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의 이준석 전 대표 징계 때보다 더 엉성한 절차"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개혁신당은 사실상 두 명의 대표가 각각 당의 정통성을 주장하는 혼돈 상태다. 허은아 대표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천하람 원내대표는 당원소환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내홍이 계속될 전망이다.

 

골든타임 3분, 그들은 아무것도 안 했다… 267명 태운 여객선 '쿵'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26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운 대형 여객선이 무인도를 향해 돌진해 좌초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항로를 변경해야 할 지점부터 사고 직전까지 약 3분간의 '골든타임'이 있었음에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위험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아무런 경고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명백한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관제 시스템이 사실상 먹통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다.목포광역해상교통관제센터 측은 사고 여객선인 퀸제누비아2호가 사고 직전까지 시속 40~45km의 속도로 정상 항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위험을 인지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관제사는 동시간대에 여러 선박을 동시에 감시하며, 통상적으로 관제 위험성이 높은 선박을 우선순위로 두기 마련인데, 고속으로 항해하던 여객선이 순식간에 항로를 이탈해 좌초 지점까지 접근하는 것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은 즉각 거센 반박에 부딪혔다. 당시 관제 해역 내에 있던 선박은 단 5척에 불과했던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결국 수백 명의 생명이 달린 대형 여객선을 '관제 위험성이 낮은 선박'으로 분류해 사실상 감시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사고가 발생한 해역은 항로가 좁아 위험성이 높은 '좁은수로'였음에도 불구하고 관제사가 집중적인 감시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방만한 운영 실태를 그대로 보여준다. 방향을 바꿔야 할 지점에서 실제 좌초 지점까지의 거리는 약 1600m로, 여객선의 속도를 고려하면 관제센터가 위험을 알리고 회피 조치를 지시할 수 있는 시간은 3분이나 있었다. 관제센터 책임자는 관제 책임 유무에 대해 "객관적인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한편, 사고 접수 직후 해경의 신속한 대응은 대형 참사를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해경은 신고를 받자마자 경비함정 17척과 연안구조정 4척, 항공기까지 동원해 즉각 구조에 나섰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승객 전원에게 구명조끼를 착용시키고, 임산부와 노약자, 부상자 등을 우선으로 6차례에 걸쳐 안전하게 구조 함정으로 옮겨 태웠다. 배에 타고 있던 267명 전원은 사고 접수 3시간 10여 분 만인 밤 11시 27분,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이 과정에서 임신부와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등 30여 명이 경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