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아이유·뉴진스도 '빨갱이'?... 충격의 107인 명단 공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이른바 '빨갱이 명단'이 정치권과 연예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명단에 포함된 정치인들이 이를 조롱하듯 공유하며 오히려 '명예의 전당' 취급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극우 세력의 낙인찍기 시도가 역풍을 맞는 모양새다.

 

문제의 명단은 손글씨로 작성된 107명의 리스트로, '대역죄인(친중·종북 공산당 빨갱이 명단)'이라는 자극적인 제목 아래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필두로 정치인, 연예인, 문화계 인사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거나 비판적 목소리를 낸 인물들이 대거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명단에 오른 연예인들의 면면도 화제다. 아이유, 뉴진스 등 최정상급 아이돌부터 유재석, 최민식 같은 베테랑 연예인, 그리고 봉준호 감독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직간접적으로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표명했던 인물들이다. 특히 아이유와 뉴진스는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한 팬들을 위해 음식을 선결제하는 등 실질적 지원을 했고, 최민식은 수상 소감을 통해 "탄핵봉을 보며 미안했다"며 현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야권 정치인들의 반응이 흥미롭다.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명단을 공유하며 "한강 작가님 덕분에 꼴찌는 면했다"는 유머러스한 반응을 보였다. 정청래 의원 역시 "1~2등을 면했다"며 명단 상위권에 오른 것을 조롱하듯 언급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반응은 더욱 흥미롭다. 이들은 이 명단을 오히려 '민주주의 수호자 명단'으로 재해석하며, "명단에 있는 분들 영광스럽겠다", "여기 안 들어간 의원들은 분발하시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극우 세력의 낙인찍기 시도가 오히려 민주진영의 결속을 강화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이 사태는 한국 사회의 이념 대립이 얼마나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진보 진영이 이러한 공격을 어떻게 유머와 연대로 극복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트럼프, 결국 칼 뺐다?…美 교육부, 사실상 공중분해 수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 교육부 해체를 향한 실질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간), 교육부의 핵심 기능들을 노동부, 국무부, 내무부, 보건복지부 등 4개 부처로 이관하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부처 간의 업무 조정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해 온 교육부 폐지를 의회의 승인 없이 단행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행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흩어져 있던 지원 프로그램을 재정비하여 학생들에게 보다 효율적이고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 명분을 설명했지만, 교육계와 정치권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이번 기능 이관의 가장 큰 핵심은 노동부의 역할 확대에 있다. 기존에 교육부가 담당하던 초중고교 학생들의 학업 지원 및 대학 진학 장려 기능이 통째로 노동부로 넘어간다. 이에 따라 약 280억 달러(한화 약 4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지원금 관리 권한 역시 노동부가 갖게 된다. 장애나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특별한 배려가 필요한 학생들과 이주민 아동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연방 정부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차터 스쿨 및 문해력 증진 프로그램 등 교육부의 주요 사회적 안전망 역할 또한 노동부의 소관이 된다. 이외에도 외국인 학생 지원 및 풀브라이트 장학금 프로그램은 국무부로, 미국 원주민 교육 관련 업무는 내무부로 각각 이관되어 교육부의 기능은 사실상 여러 부처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이러한 행정부의 조치는 단순한 행정 개편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정치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연방 교육부를 폐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교육부 해체 의지를 공식화한 바 있다. 하지만 1979년 의회 입법으로 신설된 교육부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다시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만 한다. 공화당 일각에서조차 교육부 폐지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의회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행정명령과 기능 이관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부처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교육부의 공중분해나 다름없는 이번 발표에 교육계와 야당은 즉각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최대 교원단체인 미국교사연합의 랜디 와인가튼 회장은 "교육부의 핵심 기능을 여러 부처로 조각내어 분산시키면, 정작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는 넘기 힘든 장벽과 혼란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역시 "트럼프 행정부는 국민의 삶을 돕는 대신, 가장 취약한 학생들을 벌주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비판하며 "교육부 폐지는 오직 의회만이 결정할 수 있으며, 내가 있는 한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1조 6천억 달러 규모의 학자금 대출과 전국 13만여 개 학교를 관장하는 교육부의 기능이 흩어지면서, 미국 사회 전반에 상당한 혼란과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