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놓치면 후회각'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 열려

국가 최고의 사당인 종묘가 장엄한 음악과 아름다운 춤사위로 빛나는 밤을 맞이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은 이달 24일부터 5월 2일까지 종묘 정전에서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조선 왕실의 전통 제례 음악과 춤을 현대인들이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조선 왕실의 정신이 담긴 국가 제례 문화가 어둠 속에서 더욱 신비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사당이다. 1395년 조선 태조 이성계가 창건한 이래, 조선 왕조가 존속하는 동안 왕실의 중요한 의례가 이곳에서 진행됐다. 종묘의 핵심 공간인 정전은 왕과 왕비들의 신위를 모신 장소로, 한국 단일 목조 건축물 중 가장 긴 형태를 자랑한다. 이곳에서 거행되는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은 조선 왕실의 유교적 가치관과 국가적 의례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유산이다.  

 

종묘제례악은 종묘에서 제례를 지낼 때 연주하는 음악과 노래, 춤을 포함하는 궁중예술이다. 고려 시대부터 내려온 음악을 바탕으로 세종 대왕이 체계를 정립하고, 성종 대에 이르러 현재의 형태로 완성되었다. 종묘제례악은 조선 왕조의 권위를 상징하는 음악으로,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종묘제례악은 크게 두 가지 음악으로 구성된다. 보태평은 왕의 인자한 덕을 찬양하며 조선 왕조의 평화와 안정을 기원하는 음악이고, 정대업은 왕의 무공과 업적을 기리며 강한 왕권과 국가의 번영을 축원하는 음악이다. 이 음악에 맞춰 일무라는 전통 궁중 춤이 함께 펼쳐진다. 춤은 사용 도구에 따라 문무와 무무로 나뉜다. 문무는 깃털 장식이 달린 축과 집을 들고 추며, 무무는 전쟁과 무예를 상징하는 검을 들고 힘찬 동작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종묘제례악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야간 공연으로 진행되는 만큼, 어둠이 내린 종묘에서 울려 퍼지는 전통 악기의 깊은 울림과 절제된 춤사위가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은 종묘 정전 앞에서 펼쳐지며, 조선 왕실의 장엄한 의례 분위기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올해 공연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종묘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지 30주년을 맞이했으며, 2020년부터 진행된 정전 보수 공사가 올해 마무리되었다. 이에 따라 더욱 정비된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전통 문화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은 총 9일간 진행되며, 회당 550명의 관객이 공연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티켓 예매는 오는 7일 오후 2시부터 티켓링크에서 가능하며, 만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 예매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어 한국의 전통 문화를 국제적으로 공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전통 음악 공연이 아니다. 조선 왕실의 정신과 철학이 담긴 역사적 예술을 직접 경험하는 자리다. 조선 시대 왕실의 제례 문화가 현대의 조명과 음향 기술을 만나 더욱 웅장하고 신비로운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어둠 속에서 울려 퍼지는 전통 악기의 깊은 선율과 절도 있는 궁중 춤은 관람객들에게 마치 조선 시대로 돌아간 듯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국가유산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공연에 대해 “종묘제례악의 예술성과 역사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라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독창적인 문화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을 통해 조선 왕실의 깊은 예술적 유산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조명하고, 종묘제례악의 가치와 의미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말 국회 폭발 직전! 특검 추천권 두고 여야 정면충돌

 연말연시 휴가 분위기는커녕 대한민국 국회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특검 정국'에 휩싸여 있다. 여야가 통일교 의혹과 12·3 계엄 사태 등을 포함한 2차 종합특검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거센 충돌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의혹의 공소시효가 올해 말로 끝날 수 있다는 긴박한 관측이 나오면서 정치권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이번 사태의 핵심은 단순히 수사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넘어섰다. 수사 대상을 어디까지 넓힐 것인지, 그리고 가장 예민한 부분인 특검 후보를 누가 추천할 것인지를 두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새해 첫 법안으로 2차 종합특검법 처리를 공언하며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고, 국민의힘은 이를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내란몰이용 정치 특검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민주당의 전략은 이른바 정교유착의 실체를 완전히 드러내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뿐만 아니라 신천지의 정치 개입 의혹까지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신천지가 조직적으로 특정 정당에 가입해 선거에 불법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는 논리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신천지 관련 의혹이 협상용 카드가 아니라 실제 수사가 필요한 중대 사안임을 강조하며 국민의힘을 거세게 몰아붙였다.또한 민주당은 특검 후보 추천 방식에서도 제3자 추천안을 제시하며 국민의힘의 자가당착을 주장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나 법학교수회 등 외부 단체가 추천하도록 함으로써 공정성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이는 국민의힘이 그간 요구해온 조건을 일부 수용했으니 더 이상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압박이기도 하다.하지만 국민의힘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민주당이 추천 주체로 거론한 단체들이 사실상 친야 성향을 띠고 있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대신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이 합의해 추천하는 방안을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특히 신천지 수사를 포함하려는 민주당의 의도에 대해, 합의가 어려운 조건을 내걸어 시간을 끌고 결국 여권 인사들의 공소시효가 만료되기를 노리는 꼼수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실제로 2018년경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일부 인사들의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면 올해 말로 공소시효가 끝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골든타임을 두고 벌어지는 여야의 수 싸움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나아가 민주당 관련 인사가 연루된 정교유착 은폐 의혹이 특검 법안에서 빠진 점을 지적하며 편향된 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여기에 2차 종합특검이라는 더 큰 폭탄이 대기 중이다. 내란, 김건희 여사, 채해병 사건 등 3대 특검 수사 과정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한데 모아 다시 수사하겠다는 민주당의 계획에 국민의힘은 결사반대와 함께 필리버스터까지 예고했다. 새해 벽두부터 국회는 민생 대신 끝없는 정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가능성이 농후해졌다.변수도 적지 않다. 내년 1월 중순으로 예정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기한 만료와 첫 번째 내란 재판 1심 결과가 정치권 지형을 흔들 수 있다. 또한 각종 비위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는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의 상황도 협상의 변수로 꼽힌다. 원내사령탑의 리더십이 흔들릴 경우 특검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결국 이번 특검 전쟁은 단순한 진실 규명을 넘어 내년 지방선거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를 가름하는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은 연말연시 들뜬 마음 대신 정치권의 날 선 공방을 지켜보며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30일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의 극적인 타협이 이뤄질지, 아니면 새해부터 전면전이 시작될지 온 국민의 이목이 여의도로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