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티켓값 걱정 끝' 광화문에서 만나는 무료 오페라 축제

 오페라는 흔히 ‘문턱이 높은’ 예술 장르로 여겨진다. 높은 티켓 가격과 복잡한 줄거리, 그리고 외국어로 된 아리아 때문에 초심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오페라는 ‘그들만의 리그’로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야외 오페라 공연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주최하는 ‘제3회 광화문광장 야외오페라’가 다음달 1~2일 이틀간 펼쳐질 예정으로, 이번 공연은 관람료가 무료이며, 이미 2000석의 객석은 예매 시작 1분 만에 매진됐다. 1회 공연 당시 약 5시간 만에, 2회 공연은 3분 만에 매진된 기록을 뛰어넘는 뜨거운 관심이다.

 

이번 야외 오페라는 광화문광장이 아닌 세종문화회관 중앙 계단에 무대를 설치해 관람 공간을 넓혔으며, 대형 LED 스크린까지 마련해 광장 반대편에서도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도심 한복판에서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자연스럽게 오페라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오페라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하는 시도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공연 무대에 프로 성악가뿐 아니라 아마추어 시민합창단원들도 대거 참여한다는 것이다. 3월 공모를 통해 선발된 시민합창단 단원들은 이미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위한 연습에 매진 중이다. 연세여아름, 카사코러스, 늘푸른연세, 서울여성콘서트 합창단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오페라 무대에 서는 ‘꿈의 무대’에 선다는 사실에 큰 감동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합창단 단장들은 “오페라가 얼마나 다가가기 어려운 예술인지 잘 알기에, 이 같은 기회는 더없이 소중하다”며, ‘평생 처음 오페라를 본 가족들과 함께 또다시 이 무대에 설 수 있다면’ 하는 기대감을 전했다.

 

 

 

이번 야외오페라의 레퍼토리는 모차르트가 생애 마지막으로 완성한 작품 ‘마술피리’다. 독일어 대사와 노래가 번갈아 나오는 ‘징슈필(Singspiel)’ 형식으로,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어 대사와 독일어 노래로 구성된다. 특히 ‘밤의 여왕 아리아’는 높은 성악적 기교와 연기력이 요구되는 명곡으로, 소프라노 문현주가 맡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예정이다. 이 아리아는 한국인들에게도 조수미의 명연기로 친숙하다. 문현주는 “단순히 고음만의 문제가 아니라 호흡과 눈빛 연기 등 모든 요소가 결합된 어려운 곡”이라며 “시민들과 함께하는 무대인 만큼 최선을 다해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합창단원들에게는 원어 가사를 소화하는 부분이 도전 과제다. 합창단 김혜순 단장은 “지난해에는 이탈리아어 가사를 암기해야 했고, 올해는 AI 기술을 활용해 독일어 가사 영상을 보며 스마트하게 연습 중”이라고 밝혔다. 프로 제작진과 출연진 역시 이번 공연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김광현 지휘자는 “징슈필은 연극과 노래가 결합된 대중적인 장르여서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 했고, 장재호 연출은 “마술피리는 연출에 따라 희극이나 비극 모두 가능해 큰 매력”이라며 “아마추어 합창단과의 협업에서 오히려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야외 공연인 만큼 날씨가 변수다. 공연 당일 비가 오면 연주가 어려워질 수 있어 세종문화회관과 제작진은 가장 비가 적게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를 신중히 택했다. 이혜진 서울시오페라단 예술감독은 “합창단과 관객들이 오페라 팬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면서 야외오페라가 100회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제3회 광화문광장 야외오페라 <마술피리>’는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무료 공연으로, 도심 속에서 시민들이 오페라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공연은 다음달 1일부터 2일까지 오후 7시 30분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 열린다. 오페라가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사람들에게 이번 공연은 예술과 문화가 시민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올 수 있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세종, 한글로 '힙'해진다!

세종특별자치시와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이 한글의 예술적 가치와 세계적 위상을 드높일 '2025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를 다음 달 1일부터 10월 12일까지 조치원읍 일원에서 개최한다. '그리는 말, 이어진 삶'이라는 주제 아래, 이번 비엔날레는 한글이 단순한 문자를 넘어선 창조적 영감의 원천이자 전 세계와 소통하는 매개체임을 증명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번 축제에는 한국을 비롯해 영국, 우루과이, 싱가포르 등 4개국에서 엄선된 39명의 작가들이 참여하여 한글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탐구하는 깊이 있는 예술 작품들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들은 각자의 독창적인 시선과 표현 방식을 통해 한글이 가진 조형미와 의미를 재해석하며, 언어와 문화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예술적 대화를 시도한다. 이는 한글이 가진 보편성과 확장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특히,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영국의 세계적인 예술가 미스터 두들(Mr. Doodle)의 참여는 이번 비엔날레의 백미로 꼽힌다. 그는 10월 2일 오전 10시부터 조치원 1927아트센터 외벽에 작가 특유의 기호와 한글을 결합한 파격적인 라이브 드로잉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의 즉흥적이고 유쾌한 드로잉은 한글의 새로운 시각적 가능성을 제시하며, 현장을 찾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또한, 산일제사에서는 미스터 두들이 한국의 전통 한지를 활용하여 작업한 '꼬불꼬불 글자' 연작 등 설치 작품이 전시되어, 동서양의 미학이 한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어떻게 조화롭게 어우러지는지 보여줄 예정이다.비엔날레의 성대한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은 10월 3일 오후 5시 30분 조치원 1927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이 자리에서는 미디어아트와 디제잉을 결합한 독창적인 퍼포먼스로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빠키(Pakui) 작가가 특별 공연을 펼친다. 그의 감각적인 예술 세계는 한글이 가진 예술적 언어로서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시각과 청각적으로 구현하며, 축제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김려수 세종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2025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는 시민과 예술인이 '한글'이라는 공통의 주제 아래 다 함께 즐기고 소통하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한글의 아름다움과 창의성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세종시가 한글을 기반으로 한 세계적인 문화예술 도시로 발돋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행사에 대한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이번 비엔날레는 한글이 단순한 문자 체계를 넘어, 시대를 아우르는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자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유산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줄 것이다. 세종시 조치원읍 일원에서 펼쳐질 이번 축제는 방문객들에게 한글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예술을 통해 삶과 소통의 의미를 되새기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며, 한글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