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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학생 사전검열 본격화..유학생들 개강 앞두고 날벼락

 미국 정부가 외국인 유학생 비자 발급 절차에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면서, 오는 8월 말 미국 대학 개강을 앞둔 한국 유학생 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미 국무부가 전 세계 외교 공관에 미국 유학을 희망하는 외국인 학생의 비자 인터뷰를 일시 중단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의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비자 신청자에 대한 소셜미디어(SNS) 심사 절차를 모든 유학생 대상으로 확대 적용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외교 공관에 발송한 전문에서 “소셜미디어 심사 및 검증 확대를 준비하기 위해 영사 부서는 추가 지침이 나올 때까지 F, M, J 비자 인터뷰 일정을 새로 추가하지 말라”고 명시했다. 다만 이미 예약된 인터뷰는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국무부는 며칠 내에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비자 발급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으며, 한국은 인도, 중국에 이어 미국 유학생을 가장 많이 보내는 국가인 만큼 국내 유학생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F 비자는 미국 대학이나 어학연수 기관에서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발급받는 비자로, 가장 일반적인 유학 비자다. M 비자는 직업훈련을 위한 비자이며, J 비자는 교육·예술·과학 분야에서의 교류 프로그램을 위한 비자로 교환 연구자와 교환 학생 등이 대상이다. 국무부의 이번 지침은 이들 모든 비자 유형에 영향을 미친다.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는 비자 발급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는 등 혼선이 감지되고 있다. 주한 미 대사관은 경향신문의 관련 질의에 대해 “비자 신청은 계속 가능하지만, 인터뷰 일정은 심사 소요 시간 등을 고려해 유동적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이어 “신청자의 미국 안보 위협 여부 등을 확인하는 절차가 포함되며, 국무부는 2019년부터 소셜미디어 정보를 제출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소셜미디어 검증은 단순한 계정 제출을 넘어, 신청자의 과거 게시물, 댓글, 공유 내역까지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 매체 악시오스는 “검토 대상에는 인스타그램, 엑스(구 트위터), 틱톡 등이 포함되며, 비자 신청자의 활동 전반이 확인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무부는 이번 조치의 목적이 “테러리스트 차단과 반유대주의 대응”에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 내 외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미국 대학가에서는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이어졌고, 이에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관련 유학생의 비자를 대거 취소한 바 있다. 하버드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들은 반유대주의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외국인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 취소 위협까지 받았다. 루비오 장관 역시 최근 상원 청문회에서 “비자는 권리가 아니라 특권”이라며 “우리 고등교육 시스템에 위협이 되는 사람들의 비자를 계속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찰스 쿡 전 미국 이민 변호사 협회 회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8월 개강을 앞두고 유학생들이 지금쯤 비자를 신청하는데, 이 시점에 인터뷰를 중단한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학의 많은 수익이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등록률 감소로 이어질 경우 대학 재정에도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국제교육연구원이 발표한 오픈도어스 보고서에 따르면, 2023\~2024학년도 기준 미국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약 110만 명이며, 이 중 한국 유학생은 4만3149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유학생 중 34.3%에 해당하는 비율로, 세 명 중 한 명은 미국 유학을 선택한 셈이다.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인 국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비자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과 함께, SNS 활동에 대한 사후 검열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비자 심사에서 SNS 검증이 어떻게 적용될지, 어느 정도의 정보가 수집되고 분석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이민 심사의 모든 도구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더 강력한 사상 검열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말 한마디에 '출렁'…비트코인, G2 정상회담 앞두고 '숨죽인 관망세'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 긴장감이 다소 완화될 기미를 보이자, 대표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한때 10만 4천 달러 선까지 밀려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비트코인은,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면서 11만 4천 달러 선을 중심으로 횡보하며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섣부른 판단 대신 이달 말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눌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시장의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G2라 불리는 두 강대국 정상의 만남이 향후 가상자산 시장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신중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이번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 하나하나에 시장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자, 가상자산 시장은 물론 뉴욕 증시까지 일제히 급락하며 글로벌 금융 시장 전체가 크게 휘청였다. 하지만 시장의 충격이 예상보다 크다고 판단했는지, 미국 행정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 예정대로 만날 것이라고 밝히며 갈등 봉합의 가능성을 열어두었고, 트럼프 대통령 본인 역시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는 유화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요동치던 시장을 진정시켰다.비트코인이 주춤하는 사이, 알트코인들은 저마다의 호재를 발판 삼아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가상자산의 왕' 비트코인이 숨을 고르는 동안 생긴 시장의 빈틈을 다른 코인들이 파고들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1.90% 상승한 4,22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리플(XRP) 역시 3.11% 오르며 2.60달러를 기록하는 등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에 쏠렸던 투자 심리가 점차 다른 유망한 알트코인으로 분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국내 원화마켓에서는 비트코인이 1억 7,100만 원 선에서 거래되며 해외 시세보다 약 4.65% 비싸게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국내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짐작게 한다.결론적으로 현재 가상자산 시장은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거대한 이벤트를 앞두고 폭풍전야의 고요함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비트코인은 당분간 11만 달러 선을 중심으로 지루한 눈치싸움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이 극적인 무역 합의를 이끌어내며 시장에 훈풍을 불어올 것인지, 아니면 또다시 갈등의 골만 확인하며 찬물을 끼얹을 것인지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지금, 섣부른 '몰빵' 투자보다는 시장의 흐름을 차분히 지켜보며 다음 파도를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중 두 거인의 어깨 위에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운명이 걸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