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SK텔레콤 '위약금 환급해드립니다' 발표 하루 만에... 고객들 '탈출 러시'

 SK텔레콤의 위약금 환급 발표 직후, 타사로의 번호이동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5일 하루 동안 이동통신 3사 간 번호이동 건수는 총 1만932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1만836건)보다 무려 78.32% 급증한 수치다.

 

이러한 번호이동 급증 현상은 SK텔레콤이 지난 4일 발표한 위약금 환급 계획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유심(USIM) 해킹 사고로 인해 서비스를 해지하는 가입자들에게 위약금을 면제하거나 환급해주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실제로 5일 SK텔레콤에서 경쟁사로 이동한 가입자 수는 크게 늘었다. KT로는 1952명, LG유플러스로는 1913명이 각각 이동했다. 이는 직전날 KT로 76명만 이동하고, LG유플러스와의 관계에서는 오히려 192명의 가입자를 SK텔레콤이 유치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이탈 규모가 대폭 확대된 것이다.

 

지난 4월 SK텔레콤에서 발생한 유심해킹 사고 이후, 가입자들의 타사 이동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이번 사고로 가입자의 유심 관련 정보 일부가 유출된 정황이 발견되면서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편, 오는 7월 삼성전자의 7세대 폴더블폰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이동통신 3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도 이 시기까지 위약금 환급 등의 문제를 처리하고 본격적인 가입자 유치 전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임봉호 MNO사업부장은 지난달 24일 브리핑에서 "7월 폴더블 마케팅을 위한 별도의 플랜을 준비하고 있다"며 "차질 없이 준비해 영업이 잘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 자사 온라인 서비스 앱 T월드에 통신 위약금 환급 안내와 함께 환급 조회 페이지를 공개했다. 위약금 환급 대상은 해킹 사고가 알려진 4월 19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서비스를 해지한 가입자다. 다만, 결합혜택 가입자의 인터넷이나 TV 등 결합대상 상품의 위약금은 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위약금 조회는 5일부터 가능하며, 환급 신청은 15일부터 시작된다. 신청일로부터 7일 이내에 본인이 입력한 계좌번호로 환급이 이루어질 예정이며, 환급 신청 종료일은 추후 별도로 안내될 예정이다.

 

물가 42% 폭등, 환율은 나락으로…이란 민심 폭발했다

 이란 경제가 통제 불능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자국 화폐인 리알화의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하고 살인적인 물가 상승이 이어지자, 생존의 위협을 느낀 시민들의 분노가 거리에서 폭발하고 있다. 수도 테헤란의 중심가와 그랜드바자르의 상인들이 가게 문을 닫고 거리로 나선 데 이어, 테헤란대 등 주요 대학의 학생들까지 동조 시위에 나서면서 정권을 향한 항의 시위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소셜미디어에는 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강제 해산에 나서는 영상이 퍼지며,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현재 이란 경제의 위기는 숫자가 명확히 보여준다. 30일(현지시간) 외환시장에서 이란 리알화 가치는 달러당 145만 리알까지 곤두박질치며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불과 10년 전, 서방과의 핵합의(JCPOA) 타결 당시 환율이 달러당 3만 2000리알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화폐 가치가 무려 44분의 1 토막으로 증발해버린 셈이다. 특히 지난 6월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치른 이후 불과 반년 만에 리알화 가치는 약 40%나 추가 폭락했다. 반면, 연간 물가 상승률은 12월 기준 42.2%까지 치솟으며, 가만히 있어도 자산이 녹아내리는 끔찍한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됐다.이러한 경제 붕괴의 고통은 고스란히 일반 시민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 닭고기, 유제품, 콩 등 기본적인 식재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최근에는 식용유 부족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 50대 주부는 "우유 같은 기본 식료품조차 너무 비싸 살 수 없다"고 절규했으며, 퇴직 연금으로 생활하는 한 노인은 "리알화로 받은 연금이 물건을 사려고 하면 재처럼 스러진다"고 한탄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자국 화폐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면서 상인들이 가격표를 달러 기준으로 책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우유조차 매일 바뀌는 달러 환율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는 등, 사실상 국가 경제 시스템이 마비 상태에 이르고 있다.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민심 이반에 이란 정부도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당장 환율 폭락의 책임을 물어 모하마드 레자 파르진 중앙은행 총재를 전격 경질했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뒤늦게 "시위대의 정당한 요구에 귀를 기울이라"고 지시하고, "통화 시스템 개혁과 국민의 구매력 보존을 위한 조치를 추진 중"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시위대를 향한 강경 진압이 계속되고 있어, 정부의 약속이 공허한 메아리로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하다. 근본적인 경제 해법과 국제 사회와의 관계 개선 없이는, 이란의 위기는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