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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축구 조롱하더니…" 日, 무득점 2연전에도 "문제없다" 궤변…과거 발언 재조명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일본 축구계가 충격에 빠졌다. 9월 북중미 원정 A매치 2연전에서 1무 1패,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들과 언론의 비판 여론이 들끓는 와중에도, 일본축구협회(JFA)의 기술위원장은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아 더 큰 논란을 지피고 있다. 특히 과거 라이벌 한국 축구를 향해 수준 이하라고 조롱했던 인물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기에 '내로남불'의 극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가게야마 마사나가 JFA 기술위원장이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멕시코전 0-0 무승부와 미국전 0-2 완패라는 결과에 대해 기술위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여러 시도를 하는 단계이며, 여기서 과제가 드러나더라도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면서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은 반드시 팀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는 궤변에 가까운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이는 불과 몇 달 전 그의 태도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가게야마 위원장은 지난 4월, U-17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패하자 "지금까지 라이벌로 경쟁하던 한국의 수준이 너무 떨어지는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한국 축구를 깎아내렸다. 그러나 그의 조롱이 무색하게 한국은 해당 대회 4강에 올랐고, 정작 일본은 8강에서 탈락하며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바 있다. 이처럼 라이벌의 일시적인 부진을 침소봉대하며 비난했던 그가, 자국 대표팀의 명백한 졸전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한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일본의 북중미 원정은 똑같은 상대를 만난 한국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같은 기간 멕시코와 미국을 상대로 1승 1무라는 호성적을 거두며 귀국했다. 반면 FIFA 랭킹 17위 일본은 두 경기 내내 무기력한 공격력으로 일관하며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줬던 저력은 온데간데없었다.

 

결과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완패였다. 일본 언론과 팬들은 그야말로 벌집을 쑤신 듯 들끓었다. "득점 없이 2연전을 마치고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논할 자격이 있나", "1군이 아니었다는 건 핑계일 뿐"이라는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역시 미국전 패배 후 "팬들께 승리를 가져오지 못하고, 득점조차 하지 못해 너무나 아쉽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여 참담한 분위기를 대변했다.

 

그러나 현장의 감독과 여론의 분위기와는 달리, JFA 수뇌부의 생각은 딴 세상에 있는 듯하다. JFA는 이번 원정이 장거리 이동, 시차, 현지 환경 적응 등 '월드컵 시뮬레이션' 측면에서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가게야마 위원장 역시 "모리야스 감독의 요청을 반영해 협회에서 주선한 경기이며, 결과가 나빴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으로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결국 현장의 절박함과 팬들의 분노를 외면한 채, '정신 승리'에 가까운 변명으로 일관하는 JFA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일본 축구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흉작에 '관세 폭탄'까지…美 커피값, 트럼프가 불 지피고 브라질이 기름 부었다

 미국인들의 아침을 깨우던 커피 한 잔의 여유가 값비싼 사치가 되어가고 있다. '커피플레이션(Coffeeflation)'이라는 신조어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미국 전역의 소비자들이 가파르게 치솟는 커피 가격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단순한 물가 상승을 넘어, 이는 기후 변화와 보호무역주의라는 두 개의 거대한 파도가 동시에 덮친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현지시간 1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수치로 명확히 보여준다. 8월 커피 가격은 불과 1년 전보다 무려 21%나 폭등했다. 이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1997년 이후 거의 25년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로,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던졌다. 이제 식료품점에서 판매되는 원두커피 가루 가격은 파운드당 8.87달러(약 1만 2,300원)라는 사상 최고치 꼬리표를 달게 되었다.이러한 가격 폭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을 덮친 최악의 흉작에서 찾을 수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가 커피 농장들을 강타하면서 글로벌 커피 공급망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베트남, 콜롬비아 등 다른 주요 커피 생산국들도 공급 부족분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그런데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정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이미 작황 부진으로 신음하던 브라질을 향해 50%라는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미국 내 커피 업체들의 비용 부담을 임계점까지 밀어 올리는 결정타가 되었다.관세의 여파는 수입 물량 데이터에서 즉각적으로 드러났다. 해운 데이터 업체 비지온(Vizion)에 따르면, 올해 들어 브라질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커피 원두 물량은 이미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관세 부과 발표의 영향이 본격화된 8월에는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무려 75% 이상 물량이 급감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사실상 브라질산 커피의 미국행 뱃길이 막혀버린 셈이다.더 큰 문제는 아직 진짜 위기가 시작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IN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테이스 예이예르는 "지금까지는 기존 재고가 충격을 어느 정도 완화해주고 있었지만, 미국인들이 평소처럼 커피를 마신다면 재고는 금방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추가 수입이 절실하지만, 문제는 '어디에서 그 물량을 조달할 것인가'이다"라며 공급망 붕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또한, 브라질 항구에서 선적된 커피가 미국 항구에 도착해 로스팅 과정을 거쳐 소매 매장에 깔리기까지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50% 관세의 파괴력이 소비자 가격에 온전히 반영되는 시점을 오는 10월이나 11월로 예측하고 있다. 즉, 지금의 가격 상승은 '예고편'에 불과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다.상황이 이렇자, 미국 식료품 업계는 "자국 내 생산이 거의 불가능한 커피와 같은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급해진 백악관 역시 지난주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 시 커피를 포함한 일부 품목에 낮은 관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지만, 당장의 커피 대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