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왕위 계승 1순위였던 그가 ‘미친 척’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조선 왕조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태종과 그의 세 아들, 양녕, 효령, 충녕대군. 역사에 기록된 왕좌를 둘러싼 냉혹한 권력 투쟁의 이면에 숨겨진 네 남자의 뜨거운 고뇌와 선택의 순간이 강렬한 춤사위로 재탄생한다. 아트로버컴퍼니와 국립정동극장이 공동으로 기획하여 오는 11월 15일부터 21일까지 국립정동극장 무대에 오르는 창작 무용극 ‘녕(寧), 왕자의 길’은 역사적 사실을 넘어, 거대한 운명 앞에 선 인간의 내면을 깊숙이 파고드는 작품이다.

 

공연은 오직 8명의 남성 무용수들이 뿜어내는 폭발적인 에너지로 무대를 가득 채운다. ‘평안하다’는 뜻을 지닌 ‘녕(寧)’이라는 이름을 물려받았지만, 결코 평안할 수 없었던 왕자들의 삶을 역설적으로 조명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평안’을 찾아 나서는 처절하고도 외로운 길을 5개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려낸다. 관객들은 역사책의 단편적인 기록 뒤에 가려졌던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를 전통춤의 정수를 통해 생생하게 마주하게 된다. 피의 숙청을 통해 왕좌에 오른 태종의 강인함과 고독은 날카로운 검무로,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으나 세자라는 굴레에 갇혔던 양녕의 저항과 방랑은 호방한 한량무로 표현된다. 불교에 귀의하여 속세를 떠난 효령의 구도를 향한 열망은 고결한 승무에 담아냈으며, 왕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태평성대를 향한 신념을 다졌던 충녕(훗날 세종)의 의지는 장엄한 태평무를 통해 펼쳐진다.

 


특히 이번 공연은 Mnet의 인기 프로그램 ‘스트리트 맨 파이터’를 통해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백상하 안무가가 참여하여, 전통적인 남성 서사에 현대적인 군무의 미학을 더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은다. 그의 감각적인 연출은 고전적인 춤사위에 트렌디하고 역동적인 힘을 불어넣어, 남성 무용수들의 응축된 에너지를 극대화하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강렬한 미장센을 선사할 전망이다. 연출을 맡은 최성진은 “역사적 사실의 나열이 아닌, ‘천명’이라는 이름으로 주어진 운명에 저항하고 때로는 순응하며 만들어 낸 감정의 균열과 내면의 선택에 초점을 맞췄다”며, “스스로의 의지로 운명을 개척해 나간 네 남자의 이야기에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작품의 완성도와 대중성은 이미 여러 지원 사업 선정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4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과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년 ‘공연예술 지역 유통지원 사업’에 연이어 선정되며 작품성과 흥행 잠재력을 모두 인정받았다. 이번 국립정동극장과의 공동 기획은 우수한 민간 창작 단체의 유통 경로를 확대하고, 더 많은 관객에게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겠다는 극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는 “이번 기회를 통해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로 거듭나 다양한 관객들과 만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기톱 들고 스쿠터로 돌진… 영화처럼 루브르 턴 강도들, 그들이 훔친 것은?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 대담한 강도들의 습격에 속수무책으로 뚫렸다. 일요일인 19일 오전, 박물관 개장을 막 준비하던 9시 30분에서 40분 사이, 영화에서나 볼 법한 강도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박물관은 이례적으로 일요일 하루 전체 문을 닫아야 했고,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라시다 다티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SNS를 통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을 자랑하던 예술의 전당이 대낮에 무장 강도들에게 농락당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프랑스 사회는 물론 전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범행 수법은 놀라울 정도로 치밀하고 대담했다. 3~4명으로 추정되는 강도단은 소형 전기톱으로 무장한 채 스쿠터를 타고 나타나, 센강 인근의 공사 구역을 통해 감시망을 뚫고 박물관 내부로 잠입했다. 이들은 마치 내부 구조를 훤히 꿰뚫고 있다는 듯 화물용 리프트를 이용해 곧장 목표 지점인 '아폴론 갤러리'로 향했다. 로랑 누네즈 내무장관의 발표에 따르면, 이들이 프랑스 왕실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이곳에서 값을 매길 수 없는 보석들을 훔쳐 달아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7분에 불과했다. 철통 보안 시스템을 비웃기라도 하듯, 순식간에 벌어진 범행에 박물관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강도들이 노린 아폴론 갤러리는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가장 화려한 공간으로, 프랑스 왕실의 권위와 역사를 상징하는 보석들이 전시된 곳이다. 현지 언론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이번에 도난당한 보석은 나폴레옹과 그의 황후가 사용했던 왕관을 비롯해 목걸이, 브로치 등 총 9점에 달한다. 이 유물들은 단순한 금전적 가치를 넘어 프랑스의 영광과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국가적 보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의 심각성은 더욱 크다. 한 해 900만 명이 찾는 세계적인 명소에서, 국가의 자존심과도 같은 유물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것이다.사실 루브르 박물관의 도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11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도난당했던 사건은 이미 전설처럼 회자된다. 당시 이탈리아인 범인에 의해 감쪽같이 사라졌던 모나리자는 2년여 만에 되찾았고, 이 사건은 역설적으로 모나리자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100여 년이 지난 지금, 더욱 대담하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재현된 이번 왕실 보석 강도 사건은 루브르 박물관의 명성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프랑스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과연 사라진 보물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