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트럼프-이재명 '화기애애' 정상회담 뒤에 숨겨진 폭탄…조지아 노동자 사태의 전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서 연출됐던 긍정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한미 관계의 이면에는 여러 잠재적 갈등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는 미국 의회의 공식적인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특히 최근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 대규모 체포·구금 사태가 양국 관계에 예상보다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되면서, 한미 동맹의 견고함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의회에 정책 분석을 제공하는 초당적 기구인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12일 발간한 한미관계 보고서를 통해 이 사건을 양국 관계의 주요 '도전 과제' 중 하나로 명시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부각시켰다.

 

의회조사국은 보고서에서 지난 4일 조지아주 현대 공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이 단순히 노동법 위반 문제를 넘어, 동맹 관계에 대한 한국 내의 근본적인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진단했다. 이는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 창출이라는 국가적 목표와 외국인 투자 유치 정책이 정작 엄격한 이민 정책과 서로 충돌하며 엇박자를 내는 모순적인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즉, 미국 경제에 기여할 공장을 짓기 위해 입국한 한국인 노동자들을 대거 체포하는 상황이 미국의 정책적 일관성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나아가 한국의 대미 투자 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고서는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인 한국인 전문직 취업비자(E-4) 신설 법안을 언급했다. 한국계인 영 김 하원의원이 재발의한 이 법안은 연간 최대 1만 5천 개의 고숙련 비자를 한국인에게 별도로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어, 이번 사태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보고서는 지난달 25일 백악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겉으로 드러난 화기애애한 분위기와는 별개로, 여러 민감한 현안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수면 아래에 남아있음을 분명히 했다. 공동 방위비 분담금 문제, 주한미군의 규모와 역할, 그리고 대만 사태를 포함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군을 재편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잠재적 의향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주한미군의 역할을 중국 견제에 집중시키려는 움직임은 '불필요하게 중국을 자극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온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더불어 많은 한국 전문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와 같이 한국 정부를 배제하고 독자적으로 대북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점도 보고서는 놓치지 않고 지적했다. 결국 조지아 노동자 체포 사태는 단순 해프닝이 아니라, 한미 동맹이 직면한 복합적인 도전 과제들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 놈은 해킹, 한 놈은 현금깡…KT 무단결제 사건, 두 중국교포의 완벽한 분업 범죄였다

 수도권 일대의 KT 이용자들을 불안에 떨게 했던 이른바 'KT 무단 소액결제' 사건의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이 사건의 핵심 용의자로 지목된 중국 국적의 남성 두 명이 마침내 덜미를 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침해) 및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중국교포 40대 남성 A씨를, 그리고 컴퓨터 등 사용 사기 및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또 다른 중국교포 40대 남성 B씨를 각각 체포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들의 검거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던 신종 모바일 해킹 범죄의 실체가 마침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다.경찰 조사에 따르면, 주범 A씨의 범행 수법은 대담하고 치밀했다. 그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불법으로 들여온 소형 기지국 장비를 자신의 승합차에 설치한 뒤, 유동인구가 많은 수도권 특정 지역을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이 불법 기지국은 일종의 '가짜 중계기' 역할을 하며, 인근에 있는 KT 이용자들의 휴대전화 신호를 가로채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휴대전화가 정상적인 통신망이 아닌, 범죄에 노출된 해킹 장비에 연결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일상생활을 하고 있었다. A씨는 이렇게 확보한 휴대전화의 통제권을 이용해, 피해자들의 명의로 모바일 상품권을 대량 구매하거나 교통카드를 충전하는 등 소액결제를 무단으로 감행하며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공범 B씨의 역할은 이렇게 생성된 범죄 수익을 '세탁'하는 것이었다. 그는 A씨가 해킹을 통해 결제한 모바일 상품권 등을 즉시 되팔아 현금으로 바꾸는, 이른바 '현금화'를 담당했다. 한 명은 기술적으로 범죄를 실행하고, 다른 한 명은 그 수익을 추적이 어려운 현금으로 바꾸는 완벽한 분업 체계를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경찰은 이들의 범죄 행각을 포착한 뒤, 신원을 특정하고 검거를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지난 16일 오후 2시 3분경, 중국에 머물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다시 입국하던 A씨를 입국장에서 바로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불과 50분 뒤인 같은 날 오후 2시 53분경에는 서울시 영등포구에 은신해 있던 공범 B씨를 긴급체포하며, 이들 범죄 조직을 일망타진했다.경찰은 A씨가 해외를 오간 점과 B씨가 국내에 머물며 범죄 수익을 은닉해온 정황으로 미루어, 이들의 도주 및 증거인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정확한 피해 규모, 그리고 추가 공범의 존재 여부 등을 밝히기 위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이동하는 차량을 이용한 신종 해킹 수법이 실제로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으며,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