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요즘 어르신들 매일 출근 도장 찍는다는 '이곳', 정체 알고 보니…

 초고령화 시대의 문턱에서 서울 도심에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아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놀이터가 이제 어르신들을 위한 맞춤형 여가 및 건강 증진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노년층의 활기차고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한 핵심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내년까지 25개 모든 자치구에 '어르신 놀이터'를 최소 1곳씩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수치적인 목표 달성을 넘어,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고 고립감을 해소하며 새로운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는 생활 밀착형 복지 거점을 동네 곳곳에 마련하겠다는 시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미 13곳이 문을 열어 어르신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7곳, 내년에 나머지 5곳이 순차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어르신 놀이터가 기존의 공원 운동기구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시설의 구성과 설계 철학에 있다. 이곳은 단순한 근력 운동을 넘어, 노년기에 저하되기 쉬운 다양한 신체 및 인지 기능을 놀이처럼 즐기면서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되었다. 손의 협응력을 기르는 손 자전거부터 순발력과 균형 감각을 동시에 요구하는 징검다리, 하체 근력과 유연성을 키우는 뱀다리 건너기 등 약 20여 종에 달하는 맞춤형 운동기구들은 어르신들의 신체적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개발되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놀이터 전 구간에 문턱이나 계단 같은 장애물을 완전히 제거한 '무장애 설계'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이는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거동이 조금 불편한 어르신, 나아가 장애인까지도 차별 없이 시설을 이용하며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한 따뜻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러한 서울시의 노력은 현장에서 즉각적인 반응으로 나타나고 있다. 먼저 문을 연 13곳의 어르신 놀이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무려 95%가 '만족한다'고 답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어르신들은 집에서 가까워 언제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접근성', 딱딱한 운동이 아닌 놀이를 통해 즐겁게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비슷한 연배의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만나 소통하며 '사회적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만족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양천구 장수공원에 조성된 어르신 놀이터는 하루 평균 200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찾는 지역의 새로운 커뮤니티 중심지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으며, 이곳을 매일 찾는다는 70대 박 모 씨는 "기존 산스장의 기구들은 무겁고 힘에 부쳐 구경만 했는데, 이곳 기구들은 내 몸에 딱 맞아 운동할 맛이 난다"며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서울시는 어르신 놀이터가 단순한 운동 공간을 넘어, 어르신들의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따뜻한 소통을 담아내는 생활밀착형 복지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총 77종에 달하는 어르신 맞춤형 시설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각 자치구가 지역 특성에 맞는 최적의 놀이터를 조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운동기구뿐만 아니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벤치와 파고라, 소규모 광장 같은 휴식 및 사교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여 이곳이 자연스러운 만남과 교류의 장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어르신 놀이터는 팍팍한 도시 생활 속에서 어르신들이 소외되지 않고, 이웃과 더불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서울시의 다각적인 노인 정책의 상징적인 결과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단 한 곳 빼고 모두 'NO'…미국 언론 초유의 '펜타곤 보이콧' 사태, 대체 왜?

 미국 국방부 출입 기자들이 초유의 집단행동에 나섰다. 국방부의 이례적인 보도 통제 조치에 정면으로 반발하며, 출입증을 집단으로 반납하고 수십 년간 지켜온 기자실에서 스스로 퇴거하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항의를 넘어, 정부 권력의 부당한 언론 개입에 맞서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지키기 위한 언론인들의 전면적인 저항 선언이었다. 보수와 진보, 미국과 외신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언론사가 동참한 이번 사태는 미국 언론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일로 기록될 전망이다.사건의 발단은 국방부가 내놓은 새로운 미디어 정책이라는 이름의 '독소 조항'이었다. 국방부는 기자들에게 '사전 승인받지 않은 내용을 보도하면 출입증을 박탈한다'는 내용이 담긴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했다. 심지어 지난 14일 오후 5시까지 서명하지 않으면 24시간 내에 출입증을 반납하고 청사를 비우라는 최후통첩까지 날렸다. 이는 사실상 정부의 입맛에 맞는 내용만 보도하라는 노골적인 압박이자, 비판적인 보도를 원천 차단하려는 언론 통제 시도나 다름없었다. 펜타곤 언론인 협회는 이 정책이 국가 안보 관련 보도를 범죄로 만들 수 있는 위협을 내포하고 있으며, 서명하는 기자들을 기소 가능성에 노출시킨다며 강력히 반발했다.이번 집단행동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특정 성향에 국한되지 않은, 언론계 전체의 광범위한 연대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던 폭스뉴스를 비롯해 뉴스맥스, 워싱턴타임스 등 대표적인 보수 성향 매체들마저 서명을 거부하고 국방부에 등을 돌렸다. 여기에 AFP, 알자지라, BBC, 연합뉴스 등 전 세계 주요 외신 기자단까지 출입증 반납 행렬에 동참하면서 국방부의 조치는 국제적인 망신거리로 전락했다. 언론인 협회는 성명을 통해 "2025년 10월 15일, 오늘은 언론 자유에 있어서 어두운 날"이라고 선언하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분명히 했다.결국 국방부가 정한 서명 시한까지 굴욕적인 서약서에 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곳은 친트럼프 성향의 극우 매체로 알려진 '원아메리카뉴스'가 유일했다. 이 한 곳을 제외한 미국의 사실상 모든 주요 언론 조직이 펜타곤에서 철수하면서, 세계 최강대국의 국방 정책을 감시하고 알려야 할 기자실은 유령처럼 텅 비게 되었다. 이번 사태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정부가 어떻게 침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에 맞선 언론의 연대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