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일제강점기, 사라질 뻔한 국보 '원숭이 연적'! 그 뒤엔 '이 사람'이 있었다!

 어미가 새끼를 품에 안고 새끼가 어미의 뺨을 어루만지는 모습이 조형적으로 표현된 '청자모자원숭이형연적'은 섬세한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겸비한 고려청자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머리 구멍으로 물을 담을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연적은 고려청자 특유의 은은한 비색과 어우러져 고려 문화의 품격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으며, 1992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12세기에 제작된 이 작품이 국보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일제강점기라는 격동의 시기를 거치며 순탄치 않았다. 당시 수많은 우리 문화유산이 약탈과 파괴의 위협에 놓여 있었으며, 이러한 위기 속에서 예술과 문화를 사랑한 이른바 '컬렉터'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우리 보물을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문화보국'의 신념으로 고미술품을 수집한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은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히지만, 그는 사실 일제강점기 초반 경성을 중심으로 근대 미술 시장을 주도했던 선대 수장가들의 컬렉션을 집중적으로 매입하여 오늘날 '간송 컬렉션'을 완성한 '2세대 수장가'에 가깝다.

 

'청자모자원숭이형연적' 또한 영국 출신 변호사 존 갯즈비가 일본에 머물며 수집했던 '고려청자 컬렉션'의 일부였다. 1937년 세계 정세가 불안정해지자 갯즈비는 고국으로 귀환하기 위해 소장품 처분에 나섰고, 이때 간송 전형필 선생이 직접 일본 도쿄로 건너가 '갯즈비 컬렉션' 20점을 매입하여 국내로 들여왔다. 이 컬렉션 중 4점은 국보로, 3점은 보물로 지정되는 등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간송 선생의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개인적인 수집 활동을 넘어,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기에 우리 민족의 문화적 자긍심을 지키고 후대에 귀중한 유산을 전승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의 탁월한 안목과 굳건한 신념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국보로 마주하는 여러 걸작들을 영원히 잃었을지도 모른다.

 


현재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는 간송 선생이 수집한 보물들과 그에 얽힌 비화들을 함께 조명하는 기획전 '보화비장: 간송 컬렉션, 보화각에 담긴 근대의 안목'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근대 수장가 7인의 컬렉션을 한자리에 선보이는 특별한 기회다. 존 갯즈비를 비롯하여 민영익, 오세창, 안종원, 이병직 등 간송 선생 이전에 활약했던 '1세대 수장가'들의 수장품 총 26건, 40점이 공개되어, 당시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인물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전시는 단순히 유물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각 수장가들의 안목과 시대적 배경을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관람객들에게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에서 놓쳐서는 안 될 백미로는 존 갯즈비 컬렉션에 포함되었던 국보 도자들이 꼽힌다. 국보인 '청자모자원숭이형연적'을 비롯해 '청자기린유개향로', '청자오리형연적', '청자상감연지원앙문정병' 등이 한자리에 나란히 전시되어 고려청자의 절정기를 대표하는 걸작들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추사 김정희 선생이 세상을 떠난 해인 1856년에 쓴 만년의 걸작 '대팽고회(大烹高會)'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한나라 때 서체인 예서로 쓴 두 폭의 대련은 '최고의 반찬은 두부·오이·생강·나물이고, 가장 좋은 모임은 부부와 아들딸, 손자가 함께하는 자리'라는 따뜻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병직 선생의 수장품을 간송 선생이 1937년 경매를 통해 확보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는 오는 11월 30일까지 간송미술관에서 계속된다.

 

트럼프, 이란 정권 겨냥 “멸망시킬지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 확대 가능성을 다시 꺼내 들었다. 페르시아만 주요국 정상들과의 회동을 앞두고 나온 발언이어서, 미국이 이란 문제를 둘러싼 중동 동맹국들의 입장을 확인한 뒤 확전 여부를 결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미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17일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나에게 큰 결정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정이 “이란 정권을 멸망시키고 싶은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와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점이 주목된다. 그는 오는 22일 미국 뉴욕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페르시아만 6개국 정상들과 회담을 앞두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 수위와 향후 중동 전략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액시오스는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전투를 재개하려면 역내 동맹국들의 동의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중동 국가들은 이란과의 충돌이 격화될 경우 자국 에너지 시설과 해상 운송로가 보복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도 동맹국들의 의사를 확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중동 국가들이 어떤 입장에 있는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고 싶다”며 “우리는 그들을 매우 보호해왔다”고 말했다. 미국의 안보 지원을 강조하면서도, 향후 대응에는 역내 국가들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현재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제한적 충돌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초부터 대규모 전투 재개를 유보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관계국들이 이란의 보복 가능성을 우려하며 확전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다만 미군은 확전 가능성에 대비한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시오스는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중동 지역에 배치된 미군 전력을 연말까지 유지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한 미 당국자는 “미군이 현재와 같은 대기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기는 어렵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향후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제한적 압박을 계속할지, 아니면 군사 행동 수위를 높일지를 놓고 결단의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 총회 기간에도 중동 및 이슬람권 지도자들과 회동한 뒤 가자지구 평화 이행안 초안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초안은 이후 가자지구 전쟁 종식 협상으로 이어졌다. 이번 걸프 정상회담 역시 이란 문제를 둘러싼 미국의 다음 행보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