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

'세계 1위' 안세영, 아직 올림픽 전설들의 '급'은 아니었다

 현존하는 여자 배드민턴 최강자이자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의 시대가 활짝 열렸지만, '역대 최고 선수'라는 궁극적인 타이틀을 향한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 올 시즌에만 무려 9개의 국제대회 우승 트로피를 쓸어 담으며 코트 위를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는 그이지만, 과거의 전설들이 쌓아 올린 위대한 업적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배드민턴 관련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배드민턴 랭킹스'가 최근 발표한 역대 여자 단식 선수 순위에서 안세영은 616점을 획득하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앞에는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인 이름들이 자리했다. 1위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초대 챔피언인 인도네시아의 수시 수산티(901점)가 차지했고, 2004년과 2008년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중국의 장닝(820점)이 2위,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스페인의 카롤리나 마린(737점)이 3위에 올랐다.

 

안세영의 이름 앞에 '4위'라는 숫자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순위 산정 기준을 살펴보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결과다. '배드민ton 랭킹스'는 선수의 통산 성적과 각종 종합 지표를 반영했는데, 특히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에서의 성과에 상당한 가산점을 부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1위부터 3위까지의 선수들이 모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점이 이를 명확히 증명한다. 수산티는 배드민턴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첫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상징적인 인물이며, 장닝은 2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세웠다. 마린 역시 유럽 선수로서 아시아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처럼 올림픽이라는 가장 권위 있는 무대에서 거둔 성과가 역대 순위를 가르는 핵심 잣대로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 순위표는 역설적으로 안세영의 미래가 얼마나 찬란하게 빛날지를 증명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2002년생으로 이제 20대 초반에 불과한 안세영은 앞으로 최소 두 번 이상의 올림픽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장 다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만으로도 그의 순위는 수직 상승할 수 있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현재 그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들조차 이 역대 랭킹에서는 안세영의 아래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동시대를 풍미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511점), 중국의 천위페이(396점), 대만의 타이쯔잉(389점) 등은 모두 안세영보다 나이가 많으면서도 누적 포인트에서 격차를 보인다. 사실상 현역 선수 중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한 채, 시간과 싸우며 과거의 전설들을 넘어설 일만 남은 셈이다.

 

안세영을 향한 기대감은 국내뿐만 아니라 최대 경쟁국인 중국 언론의 평가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중국의 '시나스포츠'는 "안세영은 겨우 23세의 나이로 이미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극찬하며, "그녀가 배드민턴계를 평정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 누구도 명확한 공략법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매체는 심지어 "안세영의 전성기는 이제 막 시작됐지만, 중국에서는 그를 대적할 만한 스타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자국의 현실을 한탄하기까지 했다. 이는 안세영의 기량이 단순히 뛰어난 수준을 넘어, 동시대 경쟁자들을 절망에 빠뜨릴 만큼 압도적인 경지에 올랐음을 방증한다. 현재 4위라는 숫자는 과정일 뿐, 안세영이 역대 최고의 선수로 등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배드민턴계의 중론이다.

 

실학자 정약용, 이번엔 로봇·패션쇼로 돌아왔다

 정약용의 고향 남양주가 올가을 ‘실학’을 입고 축제의 도시로 변신한다. 책 속 위인으로 기억되던 다산 정약용을 로봇, 인공지능, 보물찾기, 패션쇼, 콘서트로 만나는 자리다. 올해 40회를 맞은 다산정약용문화제는 전통 인물 축제의 틀을 넘어, 과거의 지혜를 오늘의 놀이와 기술로 체험하는 방식으로 관람객을 맞는다.남양주시는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 조안면 정약용유적지와 다산생태공원 일대에서 ‘제40회 다산정약용문화제’를 연다. 주제는 ‘시대를 설계한 정약용, 오늘을 혁신하다’다. 조선 후기 대표 실학자인 정약용의 실사구시 정신을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이번 축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체험’이다. 정약용을 기리는 의례 중심의 행사에서 벗어나, 아이와 부모가 함께 움직이고 만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이 전면에 배치됐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정약용 로봇창작대회’에서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볼 수 있다. 실용을 중시했던 다산의 정신을 오늘날의 창작 활동과 연결한 프로그램이다.‘정약용 미래공방’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만날 수 있다. 다산이 살던 시대의 혁신이 수원화성, 거중기, 행정 개혁이었다면, 오늘의 혁신은 AI와 로봇이라는 점에 착안한 구성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실학의 가치를 미래 기술 체험으로 풀어낸다.정약용유적지는 하나의 야외 미션 공간이 된다. 보물찾기 프로그램 ‘다산의 마지막 제자’는 방문객이 유적지를 돌아다니며 단서를 찾고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역사 공간을 조용히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걷고 찾고 해결하면서 정약용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반대로 속도를 늦추는 프로그램도 있다. ‘디지털 디톡스 유배체험’은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에서 잠시 벗어나 사색의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이다. 강진 유배 시절 수많은 저술을 남긴 정약용의 시간을 현대인의 쉼과 연결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다산생태공원의 가을 풍경 속에서 생각을 정리해보는 경험이 될 수 있다.전통문화 프로그램도 빠지지 않는다. 한복 체험, 전통놀이, 문예대회, 어린이 퀴즈 프로그램 ‘도전! 장원급제’가 축제장을 채운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헌화와 헌다례도 마련돼 문화제 본연의 의미를 살린다. 세대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뉘어 있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 머물기 좋은 구성이 됐다.40주년을 기념한 무대도 축제의 관전 포인트다. 남양주시는 시민 참여를 늘리기 위해 개막식 시간을 오후 3시로 옮겼다. 첫날인 17일에는 헌다례와 개막식에 이어 뮤지컬 ‘다산, 물 위의 별’ 갈라쇼가 펼쳐진다. 정약용의 삶을 음악과 무대 언어로 풀어내며 관람객에게 색다른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이상봉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기념 패션쇼도 열린다. 이번 패션쇼는 정약용의 혁신 정신과 한국적 미감을 결합한 무대로 꾸며진다. 실학자의 이름을 내건 축제에서 패션쇼가 열린다는 점은 낯설지만, 바로 그 낯섦이 올해 문화제가 지향하는 변화의 방향을 보여준다. 전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지금의 감각으로 다시 해석하겠다는 의도다.둘째 날인 18일에는 음악으로 축제의 분위기가 이어진다. 어반자카파, HYNN 박혜원, 억스가 출연하는 기념 콘서트가 오후에 열린다. 가을 정취가 깊어지는 다산생태공원에서 열리는 공연인 만큼, 축제의 마지막을 여유롭게 즐기려는 방문객들의 관심이 예상된다.행사장 곳곳에는 거리공연과 버스킹이 마련된다.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팜마켓도 함께 운영돼 남양주의 먹거리와 농산물을 만날 수 있다. 축제장을 걷다가 공연을 보고, 체험에 참여하고, 지역 농산물을 둘러보는 방식으로 하루 일정을 채울 수 있다.방문객을 위한 교통편도 준비된다. 남양주시는 운길산역과 조안면 체육공원에서 행사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프로그램별 일정과 공연 시간, 셔틀버스 운행 정보는 다산정약용문화제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남양주시 관계자는 “40회를 맞은 이번 문화제가 정약용 선생의 정신을 되새기고, 여러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가족, 친구와 함께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을 즐기며 가을의 여유를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