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정조의 효심 깃든 '이 건물', 230여 년 만에 보물로 인정

 국가유산청이 고려시대 석탑의 역사를 새로 쓰는 중요한 기준점들을 국보로, 그리고 그동안 가치가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조선 후기 사찰 누각들을 보물로 지정하며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한 단계 격상시켰다. 이번에 국보로 지정된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과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각각 통일신라에서 고려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양식과 고려 초기 석탑의 확립된 양식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우리나라 석탑 연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귀중한 자료다. 이와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된 '순천 송광사 침계루', '안동 봉정사 만세루', '화성 용주사 천보루'는 조선 후기 사찰의 다양한 건축 양식과 역사적 배경을 품고 있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보로 승격된 두 석탑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명확한 시대적 증거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크다.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은 비록 직접적인 기록은 없으나, 법인국사탑비의 비문 내용과 조각 양식을 통해 고려 광종 시절인 10세기 중반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단부에 사실적으로 조각된 사자상과 유려한 팔부중상은 통일신라의 양식을 계승하면서도, 낮고 넓적한 옥개석 등에서 고려 시대의 새로운 기법을 명확히 보여주는 과도기적 특징을 지닌다. 반면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1011년 건립이라는 명확한 시기를 알려주는 190자의 명문이 새겨져 있어 학술적 가치가 압도적이다. 기단부의 십이지신상부터 팔부중상, 1층 탑신의 금강역사상에 이르기까지, 다른 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창적이고 체계적인 조각 배치는 당시의 불교 교리를 충실히 반영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사찰 누각 3건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건축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사찰 가람배치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함에도 불구하고 보물 지정 사례가 드물었던 누각 건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 것이다. '순천 송광사 침계루'는 승려들의 강학 공간이라는 독특한 기능과 함께, 전라도에 위치하면서도 경상도 지역의 건축 기법이 확인되어 당시 지역 간 건축 기술 교류의 증거를 제시한다. '안동 봉정사 만세루'는 1680년 건립 이후 큰 변형 없이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으며, 여러 편액 기록을 통해 건물의 변천 과정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화성 용주사 천보루'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창건한 왕실 원찰(願刹)의 부속 건물이라는 점에서 그 역사적 가치가 남다르다. 1790년 건립된 이 누각은 아래층을 통해 진입하는 독특한 구조와 함께, 궁궐 건축에서 나타나는 유교적 요소가 사찰 건축에 혼합된 원찰의 특징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사찰 누각을 넘어, 조선 후기 왕실의 불교관과 건축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들 3건의 누각에 대해 30일간의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적으로 보물 지정을 확정할 계획이며, 이번 지정을 통해 우리 건축사의 다채로운 면모가 더욱 풍부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호중, 논란 속 소속사 잔류 "끝까지 함께"

 음주운전 사고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가석방된 가수 김호중이 침묵을 깨고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호중은 최근 자신의 공식 팬 커뮤니티를 통해 그간의 소회와 향후 행보에 대한 입장을 담은 글을 올렸다. 그는 출소 후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과거의 기억을 되짚으며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번 메시지는 그가 사회로 복귀한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공식적인 반응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기존 소속사와의 재결합 선언이다. 김호중은 사명을 변경하며 새 출발을 알린 이전 소속사 실무진과 계속해서 인연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함께 고통을 겪었던 스태프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본인의 방식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결정이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과거 사고 은폐 의혹으로 함께 지탄받았던 이들과의 동행을 의미해 향후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과거의 사건은 여전히 대중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김호중은 지난 2024년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현장을 이탈한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다. 당시 사고 후 미조치와 도주치상 등 여러 혐의가 인정되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이는 촉망받던 스타의 추락이라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겼다. 이후 그는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이어오며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당초 예정되었던 만기 출소일은 올해 11월이었으나, 김호중은 법무부의 가석방 심사를 통과하며 약 5개월 일찍 사회로 돌아오게 되었다. 지난 6월 말 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 문을 나선 그는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현장을 떠났으나, 한 달간의 재정비 시간을 거친 뒤 팬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가석방 결정 당시에도 연예인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었던 만큼, 그의 이른 복귀 움직임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한 편이다.김호중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독보적인 가창력을 인정받으며 단숨에 트로트계의 거물로 성장했던 인물이다. 수많은 팬덤을 거느리며 음원 차트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거두는 등 화려한 전성기를 누렸으나,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모든 활동이 중단되는 시련을 겪었다. 가석방 이후에도 그를 향한 팬들의 지지는 여전히 견고하지만, 일반 대중 사이에서는 범죄 전력이 있는 연예인의 복귀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현재 김호중은 본격적인 무대 복귀보다는 신중하게 주변을 정리하며 향후 계획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와의 재계약을 공식화하며 활동 재개의 발판은 마련했지만, 음주운전 뺑소니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진정성 있는 반성과 대중적 신뢰 회복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안은 채, 김호중의 행보는 연예계 복귀의 적절성을 둘러싼 끊임없는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