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대통령실 '입시 반칙' 엄단 지시.."제2의 현우진·조정식 막는다"

 대한민국 입시 교육의 정점에 서 있는 이른바 일타강사들이 사법 리스크에 직면하며 교육계 전체가 거센 폭풍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수학 일타 현우진과 영어 일타 조정식이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가운데, 교육 당국이 사교육 강사와 현직 교사 간의 부적절한 문항 거래를 뿌리 뽑기 위한 강력한 제재안을 내놓았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개인의 비리를 넘어 입시 공정성이라는 국가적 근간을 뒤흔든 사건으로 번지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교육부는 20일 사교육 시장의 뿌리 깊은 불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학원법(학원의 설립 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개정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학원법은 허위 광고나 무등록 운영 등에 대해서는 영업 정지나 폐쇄 등 행정처분이 가능했지만, 교사와 강사 사이의 비밀스러운 문항 거래를 제재할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교육부는 올해 안에 개정안을 발의해 문항 거래가 위법으로 판결될 경우 관련 강사와 학원에 대해 실효성 있는 처벌을 내릴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번 법 개정 추진은 최근 검찰 수사 결과가 불러온 충격에서 비롯됐다. 검찰은 지난달 말 사교육 업체 관계자와 전현직 교사 46명을 대학수학능력시험 관련 문항 부정 거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기소 명단에는 메가스터디의 간판 강사인 현우진과 조정식이 포함되어 있어 사교육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현우진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현직 교사 3명에게 수학 문항을 받은 대가로 약 4억 2000만 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정식 역시 교재 제작 업체를 통해 현직 교사 2명에게 영어 문항 제작 대가로 8300여만 원을 건넨 정황이 포착됐다. 

 

대통령실 또한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입시 제도와 내신 관리 전반에 추가적인 반칙이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라고 지시하며, 이번 사례들이 교육 현장의 공정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강 비서실장은 학생들이 느꼈을 허탈감과 무력감에 대해 교육 당국이 진정성 있게 성찰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개인 비리가 아닌 교육제도 전반과 사회질서를 침해하는 중대한 문제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검찰 수사 범위는 일타강사 개인을 넘어 대형 입시학원으로까지 확대됐다. 시대인재의 모회사인 하이컨시와 강남대성학원의 계열사인 강남대성연구소도 각각 7억 원과 11억 원 규모의 문항 거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능 모의고사와 내신 문항을 받는 대가로 교사들에게 거액이 오간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교육 시장의 성장 동력이 사실상 현직 교사들과의 유착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기소된 강사들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현우진은 메가스터디 홈페이지를 통해 문항 공모는 다양한 수급 채널 중 하나였을 뿐이며, 교사라는 이유로 특별한 대가를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수능 문제를 불법 거래한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정식 역시 SNS를 통해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잘못한 일이 없으며 자신을 아는 사람들에게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았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이번 학원법 개정이 사교육 카르텔을 해체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던 교사와 강사의 유착 관계가 법적 처벌이라는 강력한 벽에 부딪히게 될 경우, 입시 정보의 비대칭성과 불공정 경쟁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법 개정뿐만 아니라 수능 출제 방식이나 내신 평가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병행되어야만 변종 거래를 막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일타강사의 강의와 교재에 의존해온 수험생들은 믿었던 강사들이 억대 돈뭉치로 문항을 샀다는 혐의를 받는 것만으로도 큰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성실하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입시라는 레이스가 이미 출발선부터 불공평했다는 사실은 사회적 우울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교육부는 이러한 민심을 반영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제재 수위와 처벌 근거를 확정할 계획이다.

 

올해 안으로 발의될 학원법 개정안이 사교육 시장의 불법 행위를 실질적으로 억제하는 강력한 칼날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우진과 조정식 등 스타 강사들의 재판 결과 역시 향후 사교육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결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한민국 교육이 다시 공정이라는 가치를 회복할 수 있을지 전 국민의 시선이 교육부와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미술관을 발칵 뒤집은 ‘여성의 누드’를 둘러싼 모든 것

 19세기 프랑스 화단을 지배하던 고상한 규범과 질서에 정면으로 맞선 화가가 있었다. 스스로를 ‘사실주의자’라 칭하며 “천사를 본 적이 없기에 그릴 수 없다”고 선언한 귀스타브 쿠르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신화나 종교가 아닌, 자신이 직접 보고 경험한 현실의 민낯을 화폭에 담아 예술계에 거대한 파문을 일으켰다.쿠르베의 붓은 언제나 평범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했다. 당시 거대한 캔버스는 영웅이나 신들의 서사를 위해 독점적으로 사용되었지만, 그는 그 특권을 이름 없는 노동자들에게 기꺼이 내어주었다. 길가에서 돌을 깨는 인부의 고된 노동(‘돌 깨는 사람들’)과 시골 마을의 평범한 장례식 풍경(‘오르낭의 장례식’)을 기념비적인 크기로 그려내며, 일상의 현실을 예술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그의 반항적인 시선은 여성의 누드를 그릴 때 더욱 도발적으로 빛났다. 이상적으로 가공된 매끈한 여신이 아닌, 살집 있고 현실적인 시골 여성의 몸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목욕하는 여인들’은 엄청난 스캔들을 낳았다. 평단은 ‘저속하다’고 비난했지만, 쿠르베는 꾸며진 아름다움을 거부하고 벌거벗은 진실을 담아내는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굳건히 지켜나갔다.이러한 쿠르베의 대담함은 한 은밀한 의뢰로 이어졌다. 오스만 제국의 외교관이자 열렬한 누드화 수집가였던 칼릴 셰리프 파샤는 쿠르베에게 세상에서 가장 노골적인 그림을 주문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여성의 성기를 극단적으로 클로즈업한 ‘세상의 기원’이다. 이 작품은 얼굴도, 신원도 없이 오직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육체만을 담아내며 미술사에 전무후무한 충격을 안겼다.그러나 ‘세상의 기원’은 탄생 직후부터 1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 그 소유자들은 사회적 파장을 두려워해 작품을 꽁꽁 숨기기에 급급했고, 그림은 소문으로만 존재하는 전설이 되었다. 기나긴 유배 생활 끝에 1995년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 문제적 걸작은 비로소 대중 앞에 서게 되었다.공개 이후 ‘세상의 기원’은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으며 끊임없는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다. 21세기에는 소셜미디어의 검열 정책에 의해 게시가 금지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억압에 직면하기도 했다. 150여 년 전 한 화가의 붓끝에서 시작된 이 그림은,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예술의 경계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