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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아서 렌즈 안 뺐을 뿐인데…'실명 경고' 받았다

 '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기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이 한 여성의 시력을 앗아갈 뻔한 끔찍한 경험으로 이어졌다. 영국에 거주하는 30대 간호사 케이티는 10대 시절부터 콘택트렌즈를 사용해왔지만, 귀가 후 렌즈를 빼지 않고 잠드는 위험한 습관을 반복했다. 급기야 1주에서 2주간 렌즈를 교체하지 않고 생활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눈이 극심하게 건조해져야만 마지못해 렌즈를 교체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비극의 전조는 사소하게 시작됐다. 어느 날 밤, 눈물이 평소와 달리 계속 흘렀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렌즈만 제거한 채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그는 "눈을 칼로 도려내는 듯한" 극심한 통증과 함께 눈을 뜰 수 없었다. 오른쪽 눈의 시야가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그는 남편과 함께 다급히 병원으로 향했다.

 


진단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장기간 착용한 콘택트렌즈에 번식한 세균이 각막에 침투해 심각한 감염을 일으켰고, 조금만 늦었어도 영구적인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었다. 이후 케이티는 48시간 동안 한 시간마다 항생제 안약을 넣고, 매주 병원을 오가며 5주간의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은 끝에야 겨우 시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러한 비극은 의학적으로 충분히 예견된 결과다. 우리 눈의 각막은 혈관이 없어 공기 중에서 직접 산소를 공급받아야 하는 예민한 조직이다. 콘택트렌즈는 이 산소 공급을 가로막는 얇은 막 역할을 하는데, 장시간 착용은 각막을 만성적인 '산소 부족' 상태로 몰아넣는다. 이는 각막이 붓는 부종이나 충혈, 시야 흐림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산소 부족으로 약해진 각막은 세균 감염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다. 특히 렌즈와 각막 사이의 따뜻하고 습한 공간은 세균이 번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렌즈와의 물리적 마찰로 생긴 미세한 상처는 세균의 침투 경로가 되어, 각막염이나 각막궤양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해 영구적인 시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콘택트렌즈 사용자는 권장 착용 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일반 렌즈는 하루 8시간, 산소 투과율이 낮은 컬러 렌즈는 4~6시간 이내로 착용을 제한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렌즈를 제거해야 한다. 세척 시 수돗물 대신 전용 관리 용액을 사용하고, 착용 중 건조함이 느껴질 때는 방부제가 없는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눈 건강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어린이 병실·중환자실, 남녀 구분 없이 운영한다

 입원실 남녀 구분 의무화 규정이 수십 년 만에 사라지면서 이제 부부나 가족 환자가 같은 병실에 입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보건복지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의료법 시행규칙을 정비하여 환자와 보호자의 편의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의료 현장에서는 병상이 남아돌아도 법적 규제 때문에 가족이 생이별하거나 별도의 간병인을 각각 고용해야 하는 비효율이 반복되어 왔다. 이번 개정은 새로운 제도의 창설보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법령에 반영하는 내실 있는 규제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기존 의료법 시행규칙은 의료기관이 모든 입원실을 남녀별로 엄격히 구분하여 운영하도록 강제해 왔다. 이를 어길 경우 병원은 시정명령은 물론 영업정지라는 강력한 행정처분을 감수해야 했기에, 부부 환자의 동반 입원 요청은 번번이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특히 고령 환자가 늘어나면서 배우자가 서로를 간병하려는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법령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지자체와 의료계의 지속적인 건의를 수용한 정부는 결국 입원실 남녀 구별 운영 기준을 삭제하는 결단을 내렸다.다만 이번 조치가 성인 환자의 남녀 혼합 병실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복지부는 일반 성인 환자의 경우 정서적 안정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남녀 구분 운영 원칙을 기본적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예외가 허용되는 범위는 부부나 직계가족이 함께 이용하는 2인실에 한정된다. 또한 성별 구분의 실효성이 낮은 어린이 병실과 응급 상황이 잦은 중환자실은 의료기관이 환자 특성에 맞춰 자율적으로 남녀 구분 없이 운영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의약품 안전관리 체계 역시 이번 개정안을 통해 한층 촘촘해질 전망이다. 의사와 치과의사는 처방이나 조제 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를 의무적으로 확인하여 약물 중복 처방이나 치명적인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만약 전산망 장애 등으로 시스템 확인이 불가능한 긴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복지부 장관이 정한 대체 방법을 통해 정보를 확인하고 그 사유와 절차를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이는 환자의 알 권리와 투약 안전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조치다.의료기관 개설 단계에서의 행정 검증 절차도 강화되어 무분별한 개설을 방지한다. 앞으로 시장이나 군수 등 인허가권자는 의료기관 개설 신고를 수리할 때 해당 법인의 설립 허가 여부와 정관 변경 허가 사항을 의무적으로 대조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정신병원 내 한의과 진료 범위가 한방내과와 침구과, 한방신경정신과 등으로 대폭 확대된다. 이는 정신질환 환자들에게 보다 다각적인 협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진료 선택권을 넓혀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이번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대부분 공포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법적 강제 규정을 없애는 대신 의료기관이 환자의 특성과 병실 환경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의료계는 이번 조치가 환자들의 간병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하고 병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지부는 개정안 시행에 따른 현장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지자체 및 관련 협회와 긴밀히 소통하며 세부 운영 지침을 전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