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미국서 완판 신화 쓴 K-굿즈, 이번엔 일본 도쿄 상륙

 한국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박물관 상품 '뮷즈(MU:DS)'가 미국에 이어 일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도쿄국립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에 맞춰, 우리 문화의 정수를 담은 상품들을 현지 관람객들에게 선보이며 K-굿즈의 영토 확장에 나선다.

 

이번 일본 진출은 양국을 대표하는 국립박물관 간의 교류 전시와 연계되어 그 의미를 더한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일본 미술 전시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도쿄국립박물관에서 '한국미술의 보물상자'라는 주제의 특별전이 개최된다. 이 문화 교류의 장을 통해 한국의 유물뿐만 아니라, 그 가치를 담아낸 문화상품의 매력까지 함께 알리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이는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 이은 두 번째 해외 공식 수출 사례로, 한국 박물관 상품의 디자인과 기획력이 세계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다. 일회성 팝업 스토어를 넘어, 세계 유수의 박물관 뮤지엄숍에 정식으로 입점했다는 사실은 K-굿즈의 브랜드 가치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에 일본 관람객들을 만나는 상품은 총 24종으로, 전시의 큰 주제인 '고려의 미'와 '조선 왕실 문화'를 모티브로 삼았다. 고려청자의 신비로운 비색을 담은 접시 세트와 조선시대 궁중 복식의 화려한 문양을 활용한 파우치, 손수건 등은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예술적 가치와 실용성을 동시에 갖췄다.

 


특히 상품 구성에서 현지 시장에 대한 세심한 분석이 돋보인다.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해, 문화적 이질감을 줄이고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이는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고든 결과다.

 

도쿄국립박물관 뮤지엄숍에서 판매될 이번 '뮷즈' 상품들은 단순한 물건이 아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움직이는 박물관'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일본 진출을 통해 한국 문화상품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문화 교류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소공포증’이 고소 공포? 학생 문해력 비상

 한글날을 앞두고 공개된 교사 대상 조사에서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교사들은 단어 뜻을 몰라 수업 흐름이 끊기는 일이 잦아졌고, 단순한 한자 병기보다 기초 문해력 지원과 수업 여건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교사노동조합연맹은 8일 전국 초·중·고 교사 13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 문해력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진행됐다. 응답 교사의 96.6%는 최근 5년 사이 학생들의 문해력이 낮아졌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64.2%는 “매우 저하됐다”고 했고, 32.4%는 “다소 저하됐다”고 응답했다.현장에서 접수된 사례는 다양했다. 일부 학생은 ‘우천시’를 특정 도시 이름으로 이해했고, ‘금일 중 진행’이라는 안내를 ‘금요일에 진행’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질병 결석 후 등교한 학생에게 “차도가 있느냐”고 묻자 이를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로 이해한 사례도 있었다. ‘고소공포증’을 법적 고소에 대한 두려움으로 여기거나, ‘고지식하다’를 지식이 많다는 뜻으로 오해한 학생도 있었다. 고등학생 가운데는 ‘보름’이 15일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확인됐다.문해력 저하는 수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었다. 응답 교사의 82.1%는 수업 중 어휘 뜻을 설명하느라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자주 겪는다고 답했다. 한 중학교에서는 3학년 시험 도중 여러 학생이 ‘요지’라는 단어의 뜻을 몰라 학교 전체 방송으로 의미를 설명한 일도 있었다. 교사노조는 학생들의 어휘력 부족이 국어 수업뿐 아니라 여러 교과의 개념 이해를 방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교사들은 대책으로 기초 문해력 지원 확대를 가장 많이 꼽았다. 문해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교육 방향을 묻는 질문에 63.6%가 ‘기초 문해력 집중 지원 프로그램 확대’를 선택했다. 이어 독서교육과 학교·지역사회 연계 독서 활동 활성화가 41.3%, 모든 교과에서 읽기·쓰기·토론을 결합한 수업 강화가 29.6%로 조사됐다.교사 지원책으로는 수업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를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필요한 지원 방안을 하나만 고르도록 한 문항에서 43.4%가 ‘문해력 관련 행정업무 경감 및 수업 시간 확보’를 선택했다. 구체적인 수업 사례와 자료 제공은 26.1%, 교원 추가 배치는 20.3%였다. 학생 지도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이를 위한 시간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한자 병기가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를 두고는 부정적 의견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63.5%는 한자 병기가 실질적인 문해력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반대 이유로는 문해력 저하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52.6%로 가장 많았다. 교과서에 한자가 함께 표기되면 읽기 흐름과 독해를 방해한다는 의견, 학습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랐다.반면 도움이 된다고 본 교사들은 한자어 기반 교과 개념어 이해에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낯선 단어의 구성 원리를 파악해 의미를 유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송수연 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사들이 느끼는 학생 문해력 문제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지만 이를 지도할 시간과 인력은 부족하다”며 “한자 병기 같은 단편적 처방만으로는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당국이 기초 문해력 지원을 확대하고 행정업무 경감, 교원 확충 등을 통해 교사가 학생을 충분히 지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