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식민지 아픔 딛고 미식으로… 반미가 쓴 글로벌 흥행사

 베트남의 국민 샌드위치 반미는 겉보기에 소박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프랑스의 미식 전통과 베트남의 창의적인 생존 지혜가 겹겹이 쌓여 있다. 반미를 일반적인 샌드위치와 구분 짓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빵의 독특한 질감이다. 밀가루만 사용하는 프랑스 정통 바게트와 달리, 베트남식 반미 빵은 쌀가루를 혼합해 만든다. 이는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빵이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선택이었으나, 결과적으로 껍질은 얇고 속은 가벼운 특유의 '파삭한' 식감을 탄생시켰다. 한 입 베어 물 때 경쾌하게 부서지는 빵의 질감은 반미만의 독보적인 매력이다.

 

반미의 맛은 오감을 자극하는 재료들의 완벽한 균형에서 완성된다. 빵 안쪽에는 돼지나 닭의 간으로 만든 고소한 파테와 마요네즈를 두껍게 발라 풍미의 기초를 다진다. 그 위로 짭짤한 햄이나 구운 돼지고기가 올라가고, 아삭한 오이와 매콤한 고추가 리듬감을 더한다. 특히 무와 당근을 새콤달콤하게 절인 채소는 자칫 기름질 수 있는 고기의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핵심 역할을 한다. 마지막에 얹어지는 고수의 향긋함은 이국적인 풍미를 정점으로 끌어올리며 미식적 완성도를 높인다.

 


베트남의 드넓은 영토만큼이나 반미의 스타일도 지역별로 뚜렷한 개성을 자랑한다. 북부 하노이에서는 속재료를 최소화하여 담백하고 정갈한 맛을 추구하는 반면, 남부 호찌민에서는 온갖 종류의 고기와 허브, 소스를 아낌없이 넣어 풍성하고 달콤한 맛을 강조한다. 중부 지역으로 내려가면 강렬한 양념과 매운맛이 가미되어 또 다른 자극을 선사한다. 이러한 지역적 다양성은 반미가 베트남 전역에서 사랑받는 국민 음식이자, 여행자들에게는 매번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탐험의 대상이 되게 했다.

 

반미라는 이름은 '부드러운 흰 빵'을 뜻하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했으며, 그 뿌리는 19세기 프랑스 식민 통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 바게트는 상류층의 전유물이었으나,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밀 수입이 어려워지자 제빵사들이 값싼 쌀가루를 섞기 시작하며 대중화의 길을 걸었다. 1954년 베트남 분단 이후 남쪽으로 이주한 피란민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 빠르게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빵 속에 재료를 넣어 들고 다니며 먹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우리가 아는 샌드위치 형태의 기원이 되었다.

 


식민지의 아픈 역사 속에서 태어난 반미는 베트남 전쟁 이후 이민자들을 따라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미국, 프랑스, 호주 등지로 건너간 반미는 현지인들에게 저렴하면서도 영양가 높은 한 끼 식사로 각광받으며 빠르게 스며들었다. 오늘날 반미는 단순한 이국 음식을 넘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미식으로 평가받는다. 역사적 배경이 녹아든 바게트 속에 신선한 식재료를 채워 넣은 이 작은 샌드위치는 이제 베트남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연결하는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간편함을 찾는 현대인들에게 반미는 훌륭한 대안이 된다. 쌀가루가 들어가 소화가 잘되면서도 고기와 채소가 어우러져 영양 균형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식민지의 유산인 바게트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해낸 베트남의 창의성은 반미라는 결과물을 통해 전 세계 식탁 위에 구현되었다. 오늘날 도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반미 전문점들은 파삭한 빵 소리와 함께 베트남의 파란만장한 역사와 미식의 진수를 매일같이 전하고 있다.

 

1박 2일 잔혹사… 조세호 이어 유선호까지 연쇄 하차

 KBS2의 간판 예능 '1박 2일 시즌4'가 출연진 구성에 다시 한번 변화를 준다. 오랜 시간 막내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유선호가 프로그램을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그 빈자리를 배우 이기택이 채우게 됐다. 이번 교체는 지난 2019년 시즌4가 닻을 올린 이후 무려 여섯 번째로 일어난 멤버 변동이다. 제작진은 유선호의 하차로 인한 전력 손실을 막기 위해 신속하게 후임자를 물색했으며, 오는 22일 진행되는 녹화부터 새로운 체제로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새롭게 합류하는 이기택은 모델 출신 연기자로, 최근 드라마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 '봉주르 빵집' 등을 통해 활동 외연을 넓혀왔으나, 대중적인 인지도 측면에서는 아직 물음표가 붙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신예를 국민 예능의 고정 멤버로 발탁한 것에 대해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지도가 낮았던 나인우나 유선호가 예능 보석으로 성장했던 전례를 들며 이기택의 잠재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시즌4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멤버 하차 잔혹사라고 불릴 만큼 부침이 심했다. 2021년 김선호의 사생활 논란을 시작으로 라비의 병역 관련 문제, 그리고 연정훈과 나인우의 본업 전념을 위한 하차까지 사유도 다양했다. 특히 지난해 합류했던 조세호가 예상치 못한 구설에 휘말리며 활동을 중단한 사건은 프로그램에 큰 타격을 입혔다. 현재 원년 멤버인 김종민, 문세윤, 딘딘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잦은 멤버 교체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흔드는 요소로 지적받고 있다.시청률 지표 역시 '1박 2일'이 처한 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안정적인 수치를 유지하던 시청률은 올해 들어 5%대까지 추락하며 시즌4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는 수모를 겪었다. 최근 소폭 반등에 성공하며 6%대를 회복하긴 했으나, 과거의 영광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멤버가 바뀔 때마다 시청자들이 적응 기간을 거쳐야 하는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장수 프로그램 특유의 포맷 식상함이 더해지며 시청 이탈 가속화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제작진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단순히 인지도 높은 스타를 섭외하는 것을 넘어, 기존 멤버들과의 '케미스트리'를 단기간에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기택의 발탁은 그간 제작진이 고수해온 '성장형 캐릭터'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낯선 얼굴이 주는 신선함을 무기로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계산이지만, 시청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이기택이 예능인으로서 확실한 자기 색깔을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다.결국 '1박 2일' 앞에 놓인 숙제는 멤버 교체의 고리를 끊고 조직의 안정감을 되찾는 일이다. 유선호가 오는 31일 방송을 끝으로 작별을 고하는 가운데, 바통을 이어받은 이기택이 과연 위기의 프로그램을 구해낼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방송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반복되는 인적 쇄신이 독이 될지, 아니면 새로운 활력소가 될지는 이기택이 참여하는 첫 방송의 성적표가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