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AI 안경에 소형 이어폰까지…시험장 습격한 첨단 꼼수

 첨단 IT 기기와 조직적 대리 응시를 결합해 한국어능력시험(TOPIK) 체계를 무력화한 범죄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에 거점을 두고 대규모 부정 응시를 주도한 브로커 일당 10여 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뢰인을 모집한 뒤 초소형 이어폰과 위조 신분증을 동원해 고득점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수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수법은 갈수록 지능화되고 대담해졌다. 조직은 중국 SNS인 샤홍슈 등에 광고를 올려 대학 입학이나 비자 갱신이 필요한 외국인들을 유혹했다. 부정 응시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뉘었는데, 장비를 이용해 답을 알려주는 방식은 약 200만 원, 외모가 비슷한 대역을 투입하는 대리 응시는 약 800만 원에 거래됐다. 경찰이 파악한 이들의 범죄 수익은 약 7억 원에 달하며, 의뢰인만 1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정행위 과정에서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비들이 대거 동원됐다. 의뢰인들은 시험장에 몰래 반입한 휴대전화로 단체 회의 앱에 접속했고, 외부의 조직원이 불러주는 정답을 특수 제작된 소형 이어폰으로 전해 들었다. 대리 응시의 경우 의뢰인의 인적 사항과 대리인의 얼굴 사진을 합성한 정교한 위조 신분증이 사용됐다. 4년 가까이 이어지던 이들의 범행은 한 감독관이 응시자의 목에 붙은 송수신기를 발견하면서 비로소 멈추게 됐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까지 부정행위에 악용되고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전남 목포에서는 전기산업기사 자격시험 도중 AI 프로그램이 탑재된 안경을 착용한 응시자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 장비는 안경에 달린 카메라가 문제를 촬영해 AI가 풀이한 답을 렌즈 화면에 직접 띄워주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기술자격시험마저 첨단 장비의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시험 보안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커지고 있다.

 


사법당국은 이번 사건을 공적 시험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에 나섰다. 이미 구속 송치된 핵심 브로커 A씨는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경찰은 중국에 체류 중인 총책 B씨를 잡기 위해 국제 공조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부정 응시를 의뢰한 외국인 101명 역시 전원 입건되어 강제 출국 등 행정 처분과 형사 처벌을 동시에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시험 주관 기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안 검색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속탐지기 도입 확대는 물론, 안경이나 시계 등 몸에 착용하는 모든 소지품에 대한 정밀 검사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AI 기술을 활용한 부정행위가 현실화된 만큼, 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기술적 방어 체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경찰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조직원들을 추적하는 한편, 정답 유출 경로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배그 부부 아내의 생일, 눈물의 장례식

 시한부 아내를 향한 지극한 사랑으로 전 국민의 눈시울을 붉혔던 '배그 부부'의 못다 한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가슴을 다시 한번 먹먹하게 만들었다. 지난 20일 방영된 MBC '오은영 리포트-다시, 사랑 그 후'에서는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며 홀로 두 아이를 키워내고 있는 남편의 근황이 공개됐다. 아내가 떠난 뒤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남편의 모습은 사별의 아픔이 남겨진 이들에게 얼마나 가혹한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남편은 아내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깊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세상을 떠나기 전날, 유난히 남편에게 일찍 귀가할 것을 권했던 아내의 배려가 오히려 남편에게는 평생의 한으로 남게 된 것이다. 아이들 앞에서는 씩씩한 척 매일을 버텨내고 있지만, 홀로 남겨진 시간에는 아내의 사진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는 그의 일상은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오은영 박사는 이러한 남편의 슬픔을 억누르기보다 충분히 인정하고 표현해야 한다며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무엇보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대목은 엄마의 죽음을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첫째 아이의 오열이었다. 그동안 엄마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줄로만 알았던 아이는 아빠의 손을 잡고 도착한 봉안당에서 비로소 이별의 실체를 깨달았다. 엄마를 찾는 아이의 절규와 보고 싶다는 애절한 외침은 스튜디오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오 박사는 아이들이 엄마를 마음껏 그리워하고 부를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는 것이 심리적 매듭을 짓는 데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경제적인 고충으로 인해 아내의 마지막 길을 제대로 배웅하지 못했던 가슴 아픈 사연도 공개됐다. 남편은 아내가 떠난 직후 빈소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무빈소 장례를 치러야 했던 미안함을 털어놓았다. 이에 남편은 아내의 31번째 생일을 맞아 뒤늦은 장례식을 준비해 지인들과 함께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나누지 못했다는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기 위한 남편의 눈물겨운 노력이었다.장례식장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위로는 남편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됐다. 슬픔을 사람으로 잊어간다는 그의 고백은 사별 가족에게 주변의 관심과 지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했다. 오은영 박사는 장례라는 의식이 단순히 고인을 보내는 절차를 넘어, 남겨진 사람들이 이별을 수용하고 삶을 지속해 나갈 수 있게 돕는 치유의 과정임을 강조했다. 남편은 비로소 아내를 향한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마음에 매듭을 지을 수 있었다.방송 말미, 남편이 아내에게 전한 영상 편지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다음 생에는 서로의 역할을 바꿔 태어나 더 많이 사랑하자는 그의 고백은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부부의 연을 증명했다. 아픔 없는 곳으로 떠난 아내와 그녀를 가슴에 묻고 아이들과 함께 꿋꿋이 살아가기로 약속한 남편의 모습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이제 남겨진 가족들이 슬픔을 딛고 건강한 일상을 회복하기를 바라는 전 국민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