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6·25전쟁의 흔적에서 피어난 '맛의 유산' 속초 아바이 마을

 고층 아파트와 콘크리트 건물들이 마주 보고 있는 속초의 바다 앞, 길고 가느다란 땅 위로 파란색과 주황색 타일 지붕을 얹은 소박한 집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이곳은 강원도 속초의 아바이 마을로, 북한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의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한국전쟁(1950~1953) 당시 피난 온 북한 실향민들이 모여 형성된 이 마을은 한때 한국 최고의 여름 휴가지로 손꼽혔으며, 지금도 속초의 중요한 관광지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인구 8만 2000여 명의 속초와 마찬가지로 이 마을도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그런데도 이곳에서는 냉면이나 순대 같은 오래된 북한 음식을 통해 그들의 유산이 이어지고 있다.

 

아바이 마을의 식당들과 이를 대를 이어 운영해 온 실향민들은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한 단면을 보여준다. 남북 분단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속초의 피난민과 그 후손들은 여름철 가장 붐비는 관광지 중 하나인 속초에서 음식 문화를 통해 그들의 전통을 지키고 있다. 속초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동명항 앞 포차 거리에서는 갓 잡은 오징어를 회나 숙회로 즐길 수 있으며, 라면에 넣어 끓여 먹기도 한다.

 

2018년 평창올림픽 때 시의 지원을 받아 새로 단장한 흰색 포장마차들이 줄지어 있는 동명항 포차 거리에서는 속초의 대표 별미인 오징어회를 맛볼 수 있다. 

 

포구에는 수십 대의 포장마차가 있지만 모두 같은 음식과 가격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오징어회(1만 5000원)는 속초에서 꼭 먹어야 할 별미로, 껍질을 벗긴 뒤 가늘게 채 썰어 나오는 오징어회는 은은한 단맛과 쫄깃한 식감으로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트럼프·찰스 3세, "백악관 회동" 팽팽한 기 싸움

 영국의 군주 부부가 나흘간의 일정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공식 방문한 가운데, 미국 대통령의 부인이 특별한 환영 선물을 준비해 이목을 끌고 있다. 현지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 관저 남쪽 정원에는 이번 국빈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관저의 외형을 그대로 본뜬 새로운 양봉 시설이 들어섰다. 이는 기존에 운영되던 꿀벌 사육 공간을 한층 더 확장한 것으로, 두 국가 간의 우호를 다지기 위한 세심한 배려가 담긴 조치로 풀이된다.새롭게 도입된 사육 시설 덕분에 관저 내 생태계에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 두 무리의 꿀벌 군집이 추가로 수용되면서, 이곳에서 채취할 수 있는 천연 감미료의 양은 1년 기준으로 약 14킬로그램가량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과거 2009년 전임 행정부 시절, 영부인이 건강한 식생활을 장려하고 텃밭의 식물 번식을 돕기 위해 처음 도입했던 기존 시설은 최대 7만 마리의 개체를 품고 연간 102킬로그램의 수확량을 냈으나, 이번 증설을 통해 전체 수확량은 116킬로그램 수준까지 확대되었다.이러한 이색적인 환영 방식은 평소 자연 생태계 보호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온 영국 군주의 성향을 깊이 고려한 맞춤형 외교 전략이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공식 거주지인 궁전 주변 정원과 인근 저택 등지에 여러 개의 양봉 시설을 직접 설치하고 세심하게 관리할 정도로 환경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상대국의 영부인은 이러한 개인적인 관심사를 공략하여 친밀감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이번 일정은 그가 2022년 왕위에 오른 이후 처음으로 성사된 미국 국빈 방문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 사태를 두고 양국 정부가 서로 다른 입장 차이를 보이며 외교적 기류가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에서 마련된 자리다. 전통적인 혈맹 관계로 불리던 두 나라의 수뇌부가 만나는 만큼, 껄끄러운 현안들을 뒤로하고 관계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영국 군주 내외는 현지 시각으로 27일 늦은 오후,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행정부 중심부인 관저에 무사히 도착했다. 현장에서는 미국 행정부 수반과 영부인이 직접 마중을 나와 귀빈들을 반갑게 맞이했으며, 새롭게 단장한 정원의 양봉 시설을 함께 둘러보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겉으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었으나, 양국 간에 얽힌 복잡한 정치적 셈법으로 인해 현장에는 보이지 않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실제로 현장을 취재하던 영국 매체들은 두 정상 간의 첫 대면 순간에 주목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국 정상이 인사를 나누며 손을 맞잡는 과정에서 미묘한 기 싸움이 벌어지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환영 행사를 마친 양국 대표단은 곧바로 비공개 일정에 돌입했으며, 남은 방문 기간 동안 예정된 공식 만찬과 주요 정치인들과의 연쇄 회동 등 굵직한 외교 일정들을 순차적으로 소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