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세기의 결혼식' 왕실 전통 깨뜨린 英 왕세자비

 영국의 차기 왕위 계승 예정자가 갓 스무살이 된 신부와 진행한 결혼은 전 지구촌을 들썩이게 한 세기의 결혼식이었다. 1981년 7월 29일,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스펜서가 영국 런던 세인트 폴 성당에서 결혼 서약을 맺었다. 

 

영국 왕실의 결혼 서약에는 신부가 "남편에게 순종하겠다"라는 문구가 포함된다. 그러나 다이애나는 이를 최초로 거부하고, "언제나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며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다이애나의 첫째 아들인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이 거행될 때도 이어져 부부 서약에서 '순종'이라는 단어를 지웠다.

 

일반적으로 왕실은 자녀 양육을 유모에게 맡기는 경향이 있지만, 다이애나는 직접 두 아들을 돌보았다. 일례로 학교 운동회가 개최되었을 때 엄마만 참여할 수 있는 달리기가 진행되었는데, 다이애나는 맨발로 달려서 1등을 차지하고 화제를 몰고 왔다. 

 

다이애나가 1987년에 런던의 병원에 방문해 에이즈 환자와 악수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에이즈는 잘못된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편견이 극심하던 시기였는데, 다이애나의 용기는 대중에게 큰 화제가 되었다. 이외에도 해외 순방 때 한센병 환자를 직접 만나고, 지뢰밭에 들어가기도 하며 '용감하고 진보적이며 실천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그러나 다이애나와 찰스 왕세자의 관계는 '쇼윈도 부부'에 불과했다. 다이애나는 1995년 BBC를 통해 찰스 왕세자의 첫사랑이자 내연녀인 카밀라 파커 볼스에 대해 폭로했다. 카밀라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찰스 왕세자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이후에도 불륜 관계를 지속해 왔다. 결국 1996년에 둘은 이혼하기에 이른다.

 

이혼 후 1997년, 다이애나는 교통사고로 36세의 나이에 사망한다. 영국인들은 다이애나를 영국의 왕세자비로 기억했기 때문에 뜨거운 추모 열기를 이어갔다. 영국 왕실은 처음에는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았으나, 그 때문에 왕실 여론이 극도로 악화하자 뒤늦게 왕실장이 치러졌다.

 

벼랑 끝 여자배구, 반등 신호탄 쏜 차상현호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인도네시아와의 평가전 시리즈를 전승으로 장식하며 국제무대 반등을 위한 예열을 마쳤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26일 제천에서 열린 마지막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로써 한국은 세 차례의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최근 이어온 상승세를 입증했다. 하지만 사령탑인 차 감독은 승리의 기쁨보다는 다가올 주요 국제대회에 나설 최종 명단을 확정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에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차 감독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팀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맡을 세터 포지션의 낙점이다. 현재 대표팀에는 김다인과 이수연, 이고은 등 각기 다른 장점을 가진 세 명의 세터가 합류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차 감독은 선수들에게 직접 통보하기 전이라 말을 아끼면서도, 지난 3경기를 치르는 동안 엔트리 구성을 두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음을 숨기지 않았다. 가용 자원 중 일부를 제외해야 하는 냉정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사령탑의 심리적 부담감은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다.대표팀은 그동안 김연경의 은퇴 이후 전례 없는 침체기를 겪으며 패배의식에 젖어 있었다. 지난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최하위 강등이라는 수모를 겪으며 세계랭킹도 30위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지난달 AVC컵 7전 전승 우승을 기점으로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차 감독은 선수들이 휴식기까지 반납하며 훈련에 매진한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힘든 여정을 묵묵히 따라와 준 주장 강소휘를 비롯한 선수단 전체에 깊은 고마움을 전했다.승리 속에서도 기술적인 보완점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차 감독은 특히 후위 공격의 점유율과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국내 V리그의 경우 외국인 선수들에게 후위 공격 비중이 쏠려 있다 보니, 대표팀 선수들이 실전에서 파워 있는 백어택을 구사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위에서의 조직적인 블로킹은 개선되었지만, 수비 이후 반격 상황에서 후위 공격수가 상대 수비를 위협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갖추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평가전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자원들의 활약은 수확이다. 부상 재활을 마치고 합류한 육서영은 뛰어난 신장과 공격 파워를 앞세워 차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아직 실전 감각을 더 끌어올려야 하는 단계지만, 높이가 필요한 결정적인 순간에 강소휘 등 기존 주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핵심 조커로 기대를 모은다. 차 감독은 육서영의 몸 상태가 완벽해진다면 대표팀의 공격 루트가 한층 다양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대표팀은 이제 동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그리고 9월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일정에 돌입한다. 차 감독은 세계랭킹을 끌어올리고 메달권에 진입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인정하면서도,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는 절박함으로 승부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성적에 대한 과도한 압박보다는 눈앞의 경기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도장 깨기' 전략을 통해 여자배구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사령탑의 의지는 단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