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경찰 내에서는 '성평등'이 필수다!

 지난 5년간 경찰 조직 내 성평등을 위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경찰청은 성별 구분 모집을 성별 통합 모집으로 개선하고, 캐릭터 '포순이'의 복장을 바꾸는 등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 

 

2018년에는 성평등정책담당관실이 신설되었고, 이성은 박사가 부서장으로 임명되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 시민, 전문가 간의 협업을 통한 젠더 거버넌스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이성은 전 담당관은 최근 출간된 책 '페미니스트, 경찰을 만나다'에서 성평등 정책 추진의 생생한 기록을 남기고, 경찰이 성평등 관점을 잃지 않도록 시민의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경찰이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만큼 성평등 관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이 책이 경찰 및 공무원들에게 중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그는 성평등 정책을 지속해서 연구할 계획이다.

 

지휘자 국적 때문에…'전쟁' 터진 클래식계, 대체 무슨 일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갈등의 불꽃이 결국 클래식 음악계의 심장부로 옮겨붙었다.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벨기에 겐트 공연이 예정일(18일)을 코앞에 두고 돌연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단 하나, 지휘봉을 잡기로 한 라하브 샤니(36)가 이스라엘 태생이라는 점이었다. 차세대 거장으로 주목받으며 2026년부터 뮌헨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로 부임할 예정인 샤니는 현재 로테르담 필하모닉 상임지휘자이자 이스라엘 필하모닉 음악감독을 겸하고 있는, 클래식계의 가장 뜨거운 인물 중 한 명이다.이번 공연을 주최한 플란더스 페스티벌 측은 성명을 통해 취소의 명분을 밝혔다. 그들은 샤니가 여러 차례 평화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왔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가 이스라엘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이라는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페스티벌 측은 샤니의 태도가 이스라엘 정권이 자행한 '집단 학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한 예술가의 국적과 그가 맡은 직책이 그의 예술 활동 전체를 옭아매는 족쇄가 된 순간이었다.그러나 이러한 결정은 곧바로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뮌헨 시와 뮌헨 필하모닉은 즉각 공동 성명을 내고 "출신이나 종교를 이유로 예술가를 배제하는 행위는 유럽의 핵심 가치와 민주주의의 근본에 대한 공격"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샤니가 상임지휘자로 있는 로테르담 필하모닉 역시 "음악은 분열이 아닌 연결을 위한 것"이라는 원칙을 천명하며, "우리는 국적과 배경으로 예술가를 평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발표하며 샤니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보냈다.논란은 기관 간의 대립을 넘어 음악계 전체의 연대 움직임으로 번져나갔다.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안드라스 쉬프,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퓌송 등 이름만으로도 클래식 팬들을 설레게 하는 거장들이 대거 샤니 지지 의사를 밝혔고, 수백 명의 체임버 뮤지션과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온라인 청원 플랫폼을 통해 페스티벌 측의 공연 취소 결정을 철회하라는 서명 운동에 동참했다. 한 예술가에 대한 정치적 잣대가 오히려 전 세계 음악인들의 분노와 연대를 촉발시킨 셈이다. 이번 사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가 '푸틴의 친구'라는 이유로 서방 무대에서 퇴출당했던 씁쓸한 선례를 떠올리게 한다. 전쟁의 포화가 멈추지 않는 한, 예술과 정치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이 위험한 줄타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