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피란수도 부산' 유네스코 등재 물거품? 심의 보류 '충격'

 부산시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피란수도 부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문화유산청 심의에서 보류 판정을 받아 당초 목표했던 2028년보다 2년 늦어진 2030년 등재를 목표로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2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 심의에서 부산시가 신청한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보류 판정을 받았다. 세계유산 등재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국가 차원의 심의에서 탈락하면서 순탄할 것으로 예상됐던 부산시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심의위원회는 부산시가 신청한 유산 대부분이 도심에 위치해 개발 압력에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보호 관리 계획을 요구했다. 특히 우암동 소막 주거지의 경우 단순히 '터'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조적인 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방안 마련도 주문했다.

 


부산시는 2015년부터 '피란수도 부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2022년 12월에는 임시수도 정부청사였던  임시중앙청, 대통령 관저였던 경무대, 아미동 비석 피란 주거지 등 9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번 심의 보류로 부산시는 2030년 등재를 목표로 계획을 수정하고, 문화재청의 요구에 맞춰 신청서를 보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오는 10월까지 '피란수도 부산 보존관리체계 및 신청서 보완 위한 심화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문화재청의 심의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지적된 사항들을 보완하여 '피란수도 부산'의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점심에 밥만 먹자"는 MZ vs "저녁에 술 한잔" 부장님…송년회 세대 전쟁

 연말 송년회를 둘러싼 직장 내 세대 갈등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MZ세대로 대표되는 2030 직장인들은 업무 시간에 팀원들과 식사만 하는 간소한 형태의 송년회를 가장 선호하는 반면, 4050세대는 저녁 시간에 술자리를 겸한 전통적인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와 30대는 '업무 시간 송년회'를 가장 선호한다는 응답이 각각 36.0%, 37.7%에 달했으며, '식사만 하는 송년회'를 원한다는 비율도 30%대 후반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개인의 저녁 시간을 침해받지 않으려는 젊은 세대의 실용적인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반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송년회는 '저녁에 술 한잔'이라는 공식이 여전히 유효했다. 40대와 50대는 '저녁 시간'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각각 44.3%, 60.2%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음주를 포함한 송년회를 선호하는 비율 역시 35.7%, 47.2%에 달해 젊은 세대와 확연한 인식 차이를 보였다. 송년회의 필요성 자체에 대해서도 세대 간의 시각은 엇갈렸다. 직장인 전체적으로는 58.8%가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20대(47.5%)와 30대(51.0%)는 절반에 그친 반면, 40대(66.5%)와 50대 이상(68.9%)은 긍정적인 답변이 월등히 높았다. 이들은 송년회가 '유대감 형성'(46.6%)과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36.8%)를 위해 필요하다고 봤다.물론 송년회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전체 응답자의 41.2%, 즉 10명 중 4명은 연말 회식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개인 시간을 빼앗긴다고 느껴서'(52.2%)라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다. 이는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이 외에도 '업무나 친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21.3%)는 회의적인 시각과 '상급자 위주로 진행돼 오히려 사기가 저하된다'(17.5%)는 불만도 상당했다. 과음으로 인한 사건·사고 위험(7.9%)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더해져, 과거의 강압적이고 소모적인 회식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뚜렷하게 드러났다.이러한 인식 차이에도 불구하고 올해 직장 10곳 중 7곳(69.7%)은 송년회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과거와 달라진 점은 참석 여부를 자율에 맡기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송년회를 진행하는 기업 중 69.8%는 참석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고 답했다. 흥미로운 점은 기업 규모별로 온도 차가 감지됐다는 사실이다. 대기업은 송년회 진행 비율(75.7%)과 참석 자유도(83.3%)가 모두 높게 나타나 비교적 유연한 조직 문화를 보여준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참석 자유도가 62.8%로 상대적으로 낮아 여전히 '눈치 참석'의 압박이 존재함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