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

'비싼데 맛없다?' 빽햄 먹어본 소비자들의 충격적인 평가

 캔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려 했던 백종원의 '빽햄'이 가격 논란에 휩싸였다. 설 명절을 앞두고 백종원 대표가 유튜브를 통해 선보인 빽햄 선물세트의 할인 마케팅이 도마 위에 올랐다. 5만 1900원짜리를 45% 할인해 2만 8500원에 판다는 홍보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은 것이다.

 

시장의 대표주자인 스팸과 비교했을 때 빽햄의 정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00g 기준 스팸이 2000원대에 판매되는 반면, 빽햄은 40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돼지고기 함량은 오히려 더 낮다는 점이다. 스팸이 수입산 92%인데 비해 빽햄은 국산 85%에 그친다.

 

이에 대해 백종원 대표는 생산량 차이로 인한 원가 상승과 국산 한돈 사용, 부대찌개 양념류 첨가 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과연 이 설명이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직접 비교 시식을 통해 확인해보았다.

 


외관상으로는 두 제품의 차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7%의 돼지고기 함량 차이는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했다. 다만 영양성분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100g 기준으로 빽햄은 칼로리(295㎉)와 지방(27g)이 스팸(340㎉, 31g)보다 낮았지만, 나트륨 함량은 오히려 더 높았다(빽햄 1210㎎, 스팸 1080㎎).

 

구워서 먹어보니 가장 큰 차이점은 식감과 짠맛이었다. 빽햄은 강렬한 짭조름한 맛과 특유의 육향이 특징이지만, 식감이 다소 단단하고 부서지는 느낌이었다. 반면 스팸은 적절한 짠맛에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식감이 돋보였다.

 

김치찌개 테스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빽햄은 강한 짠맛으로 국물 맛을 잘 살렸지만, 여전히 부서지는 식감이 아쉬웠다. 스팸은 높은 지방 함량 덕분인지 더 깊은 맛을 내면서도 탱글탱글한 식감을 끝까지 유지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빽햄은 스팸을 뛰어넘을 만한 차별화 포인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국산 한돈 사용이라는 장점도 가공식품이라는 특성상 큰 메리트로 다가오지 않았다. 결국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스팸을 대체할 만한 확실한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는 것이 이번 비교 시식의 결론이다.

 

시민의 삶이 역사가 되다…인천, '지역유산' 제도 첫발 뗐다

 인천광역시가 시민들의 삶과 기억이 깃든 17곳을 최초의 '인천지역유산'으로 선정하며 문화유산 보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지역유산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배다리 헌책방 골목'과 개항장의 흔적이 서린 '각국 조계지 계단',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신포국제시장', 그리고 인천에서 탄생해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짜장면', 근대 건축물을 개조해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인천아트플랫폼'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국가나 시가 지정·등록한 문화유산은 아니지만, 인천의 정체성과 가치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이번 '인천지역유산' 선정은 문화유산의 개념을 기존의 거대하고 오래된 건축물이나 유물 중심에서 벗어나,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과 기억, 손때 묻은 공간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는 박물관에 박제된 역사가 아닌, 지금도 우리 곁에서 살아 숨 쉬는 생활사 그 자체를 소중한 자산으로 인정하겠다는 정책적 의지의 표현이다. 제도 시행의 첫 단추인 만큼 선정 과정 역시 신중하고 다각적으로 진행됐다. 시민 공모를 통해 후보군을 발굴하는 것으로 시작해, 전문기관의 심도 깊은 조사와 연구를 거쳤으며, 인천지역유산위원회가 직접 현지조사와 심의를 통해 역사성, 사회문화적 가치, 상징성, 보존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17건을 확정했다.인천시는 이번에 선정된 지역유산들이 시민들의 자긍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각 유산의 소유주나 관리 단체의 동의를 얻어 '인천지역유산'임을 알리는 인증 표식을 제작·설치하고, 이를 통해 보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데 힘쓸 방침이다. 이는 단순히 명패를 붙이는 것을 넘어, 해당 유산이 지닌 가치를 널리 알리고 다음 세대에도 온전히 전승될 수 있도록 지역 공동체 모두가 함께 지켜나가자는 약속의 의미를 담고 있다.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꿴 인천시는 앞으로 시민 참여의 폭을 더욱 넓혀 숨겨진 지역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단계적으로 목록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윤도영 인천시 문화체육국장은 "인천지역유산 제도는 시민의 기억과 일상이 곧 살아있는 문화유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강조하며, "이번 첫 선정을 계기로 인천의 지역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유산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