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조선판 ‘N수생’ 김득신, 초등 교과서에 실렸다!

 조선 중기 대표적 시인이자 독서광으로 알려진 백곡 김득신(1604~1684)의 조형물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며 관심을 끌고 있다. 충북 증평군은 증평군립도서관 앞에 설치된 '백곡집 파고라' 조형물이 2025년 검정 초등 4학년 미술 교과서에 소개됐다고 7일 밝혔다.

 

증평군에 따르면 해당 조형물은 동아출판이 발행하는 교과서의 한 단원에서 신안 퍼플섬, 제주도 조랑말 등대 등과 함께 전국의 대표적인 생활 속 미술 작품 중 하나로 선정됐다. ‘백곡집 파고라’는 김득신의 문집인 ‘백곡집’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책을 뒤집어 지붕처럼 만든 독특한 구조물을 가지고 있다. 도서관을 찾는 주민들은 이곳에서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조형물은 증평군이 독서왕 김득신을 기리는 스토리텔링 공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설치한 것으로, 약 3,0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증평군립도서관 주변에는 ‘백곡집 파고라’ 외에도 김득신의 서재를 재현한 ‘억만재’, 책 조형물, 김득신과 그의 아버지 김치를 기리는 포토존 등이 마련되어 있다.

 

증평군 관계자는 “출판사 측에서 백곡집 파고라 조형물을 교과서에 소개하고 싶다고 먼저 제안했다”며 “김득신이라는 지역 출신 인물의 독서광적 면모를 특색 있게 조명한 점이 교과서 선정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득신은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독서광이자 시인으로, 증평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그는 어린 시절 천연두를 앓아 학습이 느렸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오랜 시간 꾸준히 독서를 이어간 끝에 59세의 나이에 문과에 급제하며 대기만성형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같은 책을 1만 번 이상 읽은 기록을 ‘독수기(讀數記)’에 남겼으며, <사기> ‘백이전’의 경우 무려 11만 3,000번을 읽었다고 전해진다.

 

그의 문학적 재능도 뛰어났으며, 대표적인 시 ‘용호’는 조선 효종으로부터 “당나라 시에 견줄 만하다”는 극찬을 받았다. 또한 학자 이식은 “백곡의 문장이 당대 최고”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증평군은 김득신의 독서 정신을 기리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부터 ‘김득신 독서마라톤 대회’를 매년 개최하며, 참가자들은 2월부터 11월까지 읽은 책의 권수에 따라 인증서를 받는다. 또한 김득신을 상징하는 캐릭터도 개발했으며, 머리에 갓 대신 책을 쓰고 오른손에 책을 든 모습이 특징이다.

 

아울러 김득신의 고향인 율리 마을에서 그의 묘소까지 이어지는 500m 구간을 ‘김득신 길’로 조성해 방문객들이 걸으며 그의 삶을 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삼가저수지 둘레길에는 책을 읽는 모습을 형상화한 김득신 동상이 세워졌으며, 유물과 작품을 전시하는 문학관도 운영되고 있다.

 

이번 교과서 등재를 계기로 김득신의 독서 정신과 문화적 유산이 더욱 널리 알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증평군은 앞으로도 김득신을 기리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지역 문화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서편제’·‘곤 투모로우’, 내년 무대 장악 예고

 뮤지컬 ‘서편제’와 ‘곤 투모로우’가 2026년 무대에 다시 오른다. 공연제작사 PAGE1은 9일, 대표 창작 뮤지컬 두 작품의 내년 공연 계획을 공식 발표하며 2026년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로써 한국 뮤지컬계에서 두 작품이 갖는 의미와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서편제’는 소설가 이청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2010년 초연 이후 한국 창작뮤지컬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원작 계약 만료로 인해 2022년 막을 내린 뒤 4년 만에 계약을 새롭게 체결하며 재공연을 확정했다. 이번 시즌 공연은 관객들의 지속적인 재공연 요청에 힘입어 성사된 것으로, 작품에 대한 높은 관심과 사랑을 방증한다. ‘서편제’는 한 소리꾼 가족의 삶과 그들이 품은 ‘소리’에 대한 집착과 고통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작품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시대적 배경을 토대로, 윤일상 작곡가의 음악을 중심으로 애절한 발라드부터 강렬한 록 사운드까지 다양한 음악적 색채를 조화롭게 결합해 감정을 극대화한다. 특히 대표 넘버 ‘살다 보면’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명곡으로 자리 잡았다.2026년 ‘서편제’ 공연은 4월부터 7월까지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펼쳐진다. 이번 시즌에는 오랫동안 작품과 함께 호흡해 온 창작진이 다시 모여 높은 완성도를 기대하게 한다. 작품의 감성과 메시지를 더욱 풍부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세밀한 연출과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가 조화를 이룰 예정이다. 한편, 2016년 초연된 ‘곤 투모로우’는 내년으로 10주년을 맞아 네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이다. ‘곤 투모로우’는 조선 말기 격변기인 갑신정변과 김옥균 암살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작품은 조선 개화기의 대표 인물인 김옥균과 고뇌하는 왕 고종, 그리고 가상의 인물 한정훈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들 세 인물을 통해 개혁과 보수, 이상과 현실, 신념과 희생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당시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 특히 김옥균과 고종의 갈등, 한정훈의 내면적 고민을 통해 격변의 시기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복합적인 심리를 섬세하게 담아낸 점이 돋보인다.‘곤 투모로우’는 2026년 9월부터 11월까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 시즌 역시 탄탄한 연출진과 배우들의 호흡으로 역사적 사건의 무게와 드라마를 생생하게 구현할 예정이다.PAGE1 측은 “두 작품은 한국 창작뮤지컬의 가능성과 지속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중요한 작품들”이라며 “앞으로도 수준 높은 창작뮤지컬을 통해 관객들에게 감동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는 단순히 한 시즌 공연을 넘어 한국 뮤지컬 산업의 발전과 문화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이번 ‘서편제’와 ‘곤 투모로우’의 복귀는 한국 창작뮤지컬의 대표작들이 다시 한 번 관객들의 사랑을 확인하고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두 작품 모두 각각의 독특한 역사적 배경과 인간 내면의 깊은 갈등을 다룸으로써 관객들에게 시대를 초월한 공감과 통찰을 제공할 전망이다. 관객들은 오랫동안 기억해온 명작을 통해 한국 창작뮤지컬의 힘과 감동을 재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이처럼 ‘서편제’와 ‘곤 투모로우’는 각각의 서사와 음악, 연출을 통해 한국 뮤지컬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2026년 한 해 뮤지컬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대작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앞으로 공연 일정과 세부 캐스팅 등 추가 정보도 점차 공개되면서 국내외 관객들의 관심과 기대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