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제주항공, '배터리 감시법' 발효

 제주항공이 최근 발생한 항공기 화재 사고를 계기로 리튬 배터리 관련 안전관리를 전면 강화했다. 6일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모든 승객은 체크인 단계에서부터 리튬 배터리 관련 안전수칙 준수에 동의해야만 탑승이 가능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보조배터리 보관 방식이다. 기존에는 기내 선반에 보관하던 보조배터리를 이제는 반드시 승객이 직접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하며, 항시 눈으로 확인 가능한 위치에 보관해야 한다. 이는 지난달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사고가 기내 선반 내 보조배터리 과열로 추정되면서 도입된 조치다.

 

제주항공은 배터리 용량에 따른 반입 제한도 명확히 했다. 100Wh(와트시) 또는 2g 이하의 보조배터리는 1인당 최대 5개까지 반입이 가능하다. 같은 용량의 배터리가 장착된 노트북이나 카메라 등 전자제품은 1인당 15개까지 허용된다. 더 큰 용량인 100Wh 초과 160Wh 이하(또는 2g 초과 8g 이하) 배터리의 경우는 1인당 2개로 제한되며, 160Wh나 8g을 초과하는 배터리는 아예 기내 반입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규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제주항공은 다국어 안내 시스템도 대폭 강화했다. 탑승 게이트에서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안내 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홈페이지와 모바일 탑승권, 국내선 종이 탑승권에도 관련 규정을 추가해 승객들이 사전에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기내에서의 안전 관리도 한층 강화됐다. 객실 승무원들은 비행 중 최소 2회 이상 보조배터리 관련 안내 방송을 실시하며, 특히 배터리 과열 징후 발견 시 즉시 승무원에게 신고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배터리 과열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자기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리튬 배터리 관련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제주항공의 조치는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예방적 차원의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국내 항공사들도 유사한 안전 강화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터질 게 터졌다…'돈 없다' 버티던 루브르, 1400억 날리고 '박물관에 경찰서' 요구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루브르 박물관의 심장부에서 벌어진 희대의 보석 도난 사건이 프랑스 사회에 거대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로랑스 데카르 루브르 박물관장은 22일(현지 시각) 상원 현안 질의에 출석해, 박물관의 치명적인 보안 허점을 사실상 인정하며 '박물관 내 경찰서 설치'라는 초유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19일, 4인조 절도범이 사다리차를 이용해 2층 아폴론 갤러리에 침입, 1400억 원에 달하는 왕실 보물 8점을 훔쳐 달아난 지 사흘 만의 일이다. 데카르 관장은 경보 시스템이 정상 작동했고 직원들이 신속히 대응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둑들의 침입을 충분히 미리 포착하지 못했다"며 "끔찍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이번 사건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여겨졌던 루브르의 보안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데카르 관장은 상원 질의에서 박물관의 충격적인 실태를 솔직히 인정했다. 그는 "보안 카메라가 설치된 곳은 일부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노후화했다"고 고백하며, 심지어 사건이 발생한 아폴론 갤러리의 경우 "외부에 설치된 유일한 카메라가 서쪽을 향하고 있어 침입이 발생한 발코니를 전혀 비추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는 사실상 절도범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음을 시인한 셈이다. 데카르 관장은 "새로운 유형의 공격과 예상치 못한 수법에 맞춰 보안 시스템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근본적인 원인으로 "박물관의 장비와 인프라에 대한 만성적인 투자 부족"을 지목했다.사건의 책임이 단지 관장 개인에게 있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그의 사퇴를 만류하고 오히려 예산 확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데카르 관장은 사건 당일 라시다 다티 문화부 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반려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그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견디시라. 박물관 개보수 추진 동력을 꺾을 수 없다"고 다독이며 신임을 재확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사태가 개인의 문책을 넘어 시스템 개혁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물관 노조 역시 공동성명을 통해 "이번 비극은 국가 유산 보호가 예산 삭감과 인력 부족으로 약화된 시스템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며 관장의 사퇴가 아닌,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예산 확보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사건 발생 사흘 만에 루브르 박물관은 다시 문을 열었지만, 1400억 원 상당의 보석을 훔쳐 달아난 절도범들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마크롱 대통령까지 국무회의에서 "루브르 박물관의 보안 강화 조치를 가속화하라"고 직접 지시하며 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은 세계 최고의 박물관이라는 명성 뒤에 가려져 있던 고질적인 예산 부족과 낡은 시스템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뼈아픈 교훈이 되었다. 이제 프랑스 정부와 루브르가 도난당한 보석을 되찾는 것을 넘어, 다시는 이런 '끔찍한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