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상설전 대개막.."이건희 컬렉션 총출동"

 국립현대미술관은 5월부터 서울관과 과천관에서 대규모 상설 전시를 시작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방대한 소장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특히 2021년 이건희 컬렉션 기증으로 미술관의 소장품은 양적, 질적으로 한층 풍성해졌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약 11,800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그 중 일부를 소개하게 된다. 5년 만에 개최되는 이번 상설 전시는 서울관과 과천관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과천관에서는 '한국근현대미술' 전시가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된다. 1부는 5월 1일 개막하며, 대한제국부터 개화기, 일제 강점기, 광복, 한국전쟁까지의 시대별 작품들을 다룬다. 이 전시에서는 70명의 작가의 작품 145점이 소개되며, 대표적으로 안중식의 '산수'와 채용신, 구본웅, 김기창, 이중섭, 장욱진 등 근현대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작품들이 포함된다. 이 외에도 근대 서화의 변화를 시도한 김규진의 '해금강총석'과 변월룡의 '북조선 금강산' 등 역사적 변화를 담은 작품들이 선보인다.

 

또한, 1부 전시에서는 한국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미술과 미술가라는 개념이 확립되던 시기의 작품도 소개된다. 나혜석, 도상봉, 이종우 등 1세대 서양화가들의 유화 작품이 포함되며, 1930-40년대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자주 다뤄진 초가집, 장독대, 기생 등을 그린 김중현, 장우성, 이유태 등의 작품도 전시된다. 전시의 일환으로 '작가의 방'이라는 특별 코너도 마련되어, 한국 인상주의의 선구자 오지호, 부부작가 우향 박래현과 운보 김기창, 그리고 이중섭의 작품들이 집중적으로 소개된다. 이중섭의 대표작인 '시인 구상의 가족'(1955)은 지난해 14억 원에 낙찰된 작품으로,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미술관 소장품으로 공개된다. '작가의 방'은 매년 다른 작가를 중심으로 구성될 예정이며, 관람객에게 다양한 작가들의 깊이 있는 작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2부 전시는 6월 26일 개막되며,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1부와 2부를 모두 관람하면, 대한제국 시기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미술사의 주요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서울관에서는 '한국현대미술 하이라이트'라는 이름의 전시가 진행된다. 이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19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작품 86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과천관의 연대기적인 전시와 달리, 추상, 실험, 형상, 혼성, 개념, 다큐멘터리 등 6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작품들이 전시된다. 추상 섹션에서는 김환기, 최욱경, 박서보 등의 작품이 소개되며, 실험 섹션에서는 곽덕준, 김구림, 성능경 등의 실험적 작품들이 선보인다. 형상 섹션에서는 민중미술과 극사실주의 작품이 소개되며, 혼성 섹션에서는 백남준, 서도호, 이불, 최정화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백남준의 '잡동사니 벽'과 김수자의 '보따리 트럭-이민자들'(2007)은 미술관이 소장한 이후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개념 섹션에서는 박이소, 김범, 양혜규 등의 작품이 전시되며, 다큐멘터리 섹션에서는 문경원&전준호, 박찬경, 임민욱 등 다큐멘터리 형식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서울관은 또한 이번 상설전시와 함께 처음으로 영어 도슨트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는 외국인 관람객들에게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번 대규모 전시가 가능했던 이유는 2021년 이건희 컬렉션의 기증 덕분이다. 이건희 컬렉션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되면서 미술관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성장했으며, 이 컬렉션이 상설전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상설전시는 고정적인 전시 공간을 마련하면서도, 작품을 교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한다. 이건희 컬렉션이 기여한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상설전시를 통해 한국 근현대미술 100년의 역사와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 미술의 면모를 소장품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상설전시라는 형태로 지속적으로 운영되며, 작품의 상태나 해외 전시에 따라 일부 작품은 교체될 예정이다. 이건희 컬렉션의 해외 순회전이 11월부터 시작되면서 일부 작품은 교체될 예정이다. 두 전시는 모두 유료로 관람할 수 있다.

 

'단풍 구경 오지 마세요?'…결국 대전시가 칼 빼 든 '이곳'의 교통 대란

 전국적인 단풍 명소로 이름난 대전 장태산 자연휴양림이 가을의 절정을 맞았지만, 그 아름다움을 즐기러 가는 길은 매년 극심한 고통으로 악명 높았다. 최근 3년간 연평균 174만 명이 다녀갔고, 이 중 27%에 달하는 방문객이 10월과 11월 단풍철에 집중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주말이면 하루 평균 2만 명이 넘는 인파와 100대 이상의 대형버스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휴양림으로 향하는 약 4km 남짓한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기 일쑤였다. 평소라면 10분에서 15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거리를 1시간, 심지어 2시간 가까이 길 위에서 허비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방문객들의 불만과 원성은 극에 달했다. 아름다운 단풍을 보기도 전에 진입로에서부터 지쳐버리는 최악의 경험이 해마다 되풀이된 것이다.이에 대전시가 마침내 칼을 빼 들었다. 11월 한 달을 특별 교통대책 기간으로 선포하고, 주말과 공휴일에 집중하여 고질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한 것이다. 이번 대책은 단순히 인력을 배치하는 수준을 넘어,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하는 입체적인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가장 핵심적인 조치는 대규모 임시주차장 확보다. 대형버스는 휴양림 주차장에서 승객을 하차시킨 뒤, 인근 기성중학교 운동장과 벌곡로 일원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으로 이동하여 주차하도록 했다. 이는 휴양림 내부의 주차 및 회차 공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 일반 승용차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또한,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교통안내요원을 곳곳에 배치하고, 실시간 상황을 공유하는 안내상황실을 운영하여 방문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이번 대책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얌체 주차'를 원천 봉쇄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들이다. 시는 제2주차장 내에 대형버스 전용 회차 공간을 별도로 조성하는 한편, 상습적인 노면 주차로 몸살을 앓았던 약 1.2km 구간에 중앙선 차단시설을 설치했다. 물리적인 시설물을 통해 불법 주정차 공간 자체를 없애버림으로써, 차량 흐름을 막는 가장 큰 원인을 제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와 함께 휴양림 인근 요양원 등 사회복지시설 주변을 중심으로 불법 주정차 집중 단속을 예고하며, 시민들의 안전까지 고려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응급상황 대응체계 구축 역시 이번 대책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한다.대전시의 이번 노력은 단기적인 처방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시는 올해의 특별 대책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장태산 자연휴양림의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전문 용역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매년 반복되는 '땜질식' 처방에서 벗어나, 전문가들을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교통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11월의 교통 대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나아가 내년의 전문적인 관리 시스템까지 안착된다면, 장태산은 극심한 교통체증이라는 오명을 벗고 누구나 편안하게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진정한 힐링 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