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봄바람 타고 걷기 좋은 고양누리길, 14개 코스로 힐링

 경기 고양시가 신록이 짙어지는 5월, 시민들이 자연과 역사를 체험하며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고양누리길’을 소개해 주목받고 있다. 고양누리길은 총 14개 코스로 구성된 도보 여행길로, 총 연장 115.53km에 이르며 고양시 곳곳의 자연과 문화, 역사를 고루 담아낸다. 시민들은 도심 가까이에서 부담 없이 자연을 즐길 수 있으며, 길을 따라 설치된 안내판과 표지판 덕분에 초행자도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고양누리길은 2010년 5개 코스로 시작해 현재는 14개 코스로 대폭 확장되어 고양시 전역을 아우른다. 각 코스별 산책 시간은 짧게는 1시간, 길게는 4시간 이내로 구성되어 있어 체력과 시간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매년 봄과 가을에는 해설사가 동행하는 걷기 행사도 열려, 참가자들이 숨겨진 고양누리길의 매력을 더욱 깊이 체험할 수 있다.

 

특히 봄철 추천 코스로는 고봉산을 중심으로 한 ‘고봉누리길’, 역사적 유적과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행주누리길’, 그리고 도심 속 산책로를 따라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호수누리길’이 꼽힌다.

 

‘고봉누리길’은 고양시를 대표하는 산인 고봉산을 중심으로 울창한 숲길을 걷는 코스다. 황톳길로 조성된 안곡습지공원을 지나 정상 인근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이어서 야트막한 황룡산 자락과 새로 단장 중인 탄현근린공원을 거쳐 자연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는 길을 체험할 수 있다.

 

‘행주누리길’은 원당역에서 출발해 행주산성 대첩문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숲과 물길, 도시와 농촌이 조화를 이루는 역사의 길이다. 성라공원 피크닉 명소를 지나 성사천을 걷다 보면 어느새 농촌 풍경으로 전환되며, 강매석교라는 고양시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를 건너게 된다. 행주산성에서는 매년 6월 14일 투석전과 드론 불꽃쇼,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지는 행주문화제가 개최되어 지역의 역사적 의미를 기린다.

 

‘호수누리길’은 일산호수공원을 중심으로 한 도심 속 산책로다. 노래하는 분수대, 선인장전시관, 호수교 등 호수공원의 주요 명소를 둘러보며 가벼운 산책과 여가를 즐길 수 있다. 또한, 근처의 웨스턴돔과 라페스타에서는 맛집 탐방과 버스킹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어 도심 속 문화 생활과 자연 체험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코스로 인기가 높다.

 

 

 

고양시는 시민들의 걷기 실천을 장려하고자 고양누리길 14개 코스 곳곳에 스탬프함을 설치해 전 코스 완주 시 완주증서와 기념품을 제공하고 있다. 각 코스 주요 지점에는 초행자도 쉽게 길을 파악할 수 있도록 안내판과 이정표, 노란색과 파란색 리본이 설치되어 있으며, 외진 지역 46곳에는 경찰서 및 소방서와 협력해 설치한 안심위치표지판을 통해 신속한 응급 상황 대처가 가능하다.

 

또한 성라공원 내 탐방객지원센터와 일산호수공원 홍보부스에서는 고양누리길 도우미들이 코스 안내 및 홍보를 지원하고 있다. 화정중앙공원 홍보부스는 환경개선사업으로 현재 잠시 운영이 중단된 상태지만, 완주자 중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된 51명의 도우미들이 환경정화 및 리본 정비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며 고양누리길 관리에 힘쓰고 있다.

 

매년 고양시는 ‘고양누리길 14개 코스 함께 걷기’ 행사를 개최하여 시민들이 고양시의 자연, 역사, 문화, 생태를 깊이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해설사와 함께 걷는 이 행사에는 지난해까지 약 47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생생한 설명과 함께 코스를 직접 걸으며 고양누리길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 봄철 걷기 행사는 4월 9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됐으며, 163명이 참여해 9코스부터 14코스까지 함께 걸었다. 가을철 걷기 행사는 오는 10월 15일부터 11월 15일까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총 20회에 걸쳐 1코스부터 8코스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처럼 고양누리길은 시민들이 자연 속에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데 기여하며 고양시가 자연 친화적 도시로 거듭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고양시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 개선을 통해 고양누리길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뉴델리, 최악 스모그에 '도시 기능' 멈춰

인도 수도 뉴델리가 대기오염으로 인한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대기질지수(AQI)가 최고 단계인 '위험(severe)' 수준을 연이어 기록하자, 인도 대기질관리위원회(CAQM)는 3단계와 4단계 비상 대응 조치를 동시에 발동하며 사실상 도시의 움직임을 멈춰 세웠다. 차량 운행은 물론, 건설 현장과 공공기관 업무까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통제되며 시민들의 일상이 마비되고 있다.지난 16일, 뉴델리의 대기질은 급격히 악화하여 시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날 오전 AQI가 401을 기록하며 3단계가 발동된 데 이어, 불과 몇 시간 만인 오후 8시에는 450을 넘어서며 가장 강력한 4단계 조치가 추가로 내려졌다. AQI 450은 '매우 나쁨'을 넘어 '위험' 단계로, 건강한 사람도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고, 특히 취약 계층은 야외 활동을 절대적으로 피해야 하는 수준이다.CAQM은 대기 정체와 느린 풍속 등 악화된 기상 여건으로 인해 오염 물질이 도시 상공에 갇혀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인근 지역인 델리, 구르가온, 가지아바드 등을 포함한 수도권 전역에 비상 조치를 확대 적용했다.가장 눈에 띄는 조치는 교통 통제다. 뉴델리 정부는 환경보호법에 근거해 배출 기준(BS) 3단계 휘발유 차량과 BS 4단계 디젤 사륜차의 운행을 금지했다. 이는 도시 내 차량 통행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배기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또한, 비청정 연료를 사용하는 비필수 화물차의 뉴델리 진입도 전면 금지되어 물류 이동에도 비상이 걸렸다.대기오염은 시민들의 근무 환경과 교육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뉴델리 정부는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 인력의 50%에 대해 의무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사무실 출퇴근 차량을 줄이는 동시에 시민들의 오염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학교 역시 9학년과 11학년 이하 학생들의 수업을 원격수업과 등교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사실상 저학년 학생들의 등교가 제한된 것이다.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설 및 철거 작업은 전면 중단되었다. 심지어 도로·교량, 전력·통신 등 필수 인프라 공사까지 4단계 발동과 함께 모두 중지되는 초강수를 두었다.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된 등록 건설 노동자들에게는 1만 루피(약 16만4000원)의 보상금이 지급될 예정이다.CAQM은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과 야외 활동 자제를 강력히 권고했으며,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 만성 질환자에게는 외출을 삼가도록 당부했다. 당국은 기상 조건이 개선될 때까지 비상 조치를 유지할 방침이며, 뉴델리는 매년 반복되는 겨울철 스모그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