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3년간 노동자 3명 사망' SPC 계열사 '죽음의 공장', 이번엔 덜미 잡혔다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삼립 시화 공장에 대해 사고 발생 한 달 만에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기관은 네 차례 영장 청구 끝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전격 집행에 나섰다.

 

압수수색은 오전 9시부터 시작되었으며, 노동부 관계자 등이 탑승한 차량 여러 대가 공장 입구로 진입했다. 수사관들은 증거물을 담을 파란색 박스를 들고 현장에 투입되었다. 이번 압수수색은 시화 공장뿐만 아니라 SPC삼립 양재 본사 등도 대상에 포함됐으며, 경찰과 노동부는 총 8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사고는 지난달 19일 새벽 3시경 발생했다. 50대 여성 노동자가 냉각 컨베이어 벨트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였다. 이후 수사기관은 여러 차례 영장을 청구했으나 발부받지 못하다가, 네 번째 시도 끝에 영장을 확보하여 강제수사에 나섰다.

 

현재 경찰은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로 센터장을 포함한 공장 직원 7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또한 사고 당시 숨진 근로자가 사용하던 윤활유가 인체에 유해한 공업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어, 경찰은 윤활유가 담겼던 용기를 임의제출 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한편 노동부는 SPC삼립 김범수 대표이사와 시화 공장장 등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더불어 김 대표와 SPC삼립 법인, SPC그룹 허영인 회장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수사 당국은 SPC삼립 측이 안전 확보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보고 있다. 사고 당시 숨진 노동자가 안전 규정상 2인 1조가 아닌 개별 작업을 하고 있었다는 의혹과 함께, 사고 예방 장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목할 점은 SPC 계열 공장에서는 이번 사고 외에도 2022년과 2023년에 노동자 2명이 작업 중 사망했다는 사실이다. 만약 시화 공장에서도 유사한 안전사고 사례가 확인된다면, 경영책임자나 공장관리책임자는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사고를 예방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수사 당국은 사고 원인과 책임소재를 명확히 규명하고, 안전관리 소홀 여부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복되는 산업재해에 대한 기업의 책임과 안전관리 시스템의 실효성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시즌2보다 더 실망'... 51%에 그친 '오징어 게임3' 시청자 평가, 그 이유는?

 넷플릭스 역대 최다 시청 기록을 세우고 비영어권 최초로 에미상을 수상한 '오징어 게임'이 시즌 3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6월 27일 공개된 시즌 3는 출시 하루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시리즈 1위에 올라 다시 한번 전 세계적 열풍을 예고하고 있다.시즌 3는 반란을 주도했지만 홀로 살아남은 기훈(이정재)의 죄책감과 절망감으로 시작된다. "왜 날 안 죽였어. 왜 나만 살려 준 거야"라는 기훈의 대사는 그의 내면 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럼에도 상금을 향한 잔혹한 게임은 계속되고, 이번엔 '숨바꼭질'이라는 새로운 게임이 참가자들을 기다린다.시즌 1·2가 주로 기훈의 시선을 따라갔다면, 시즌 3는 다양한 참가자들의 선택과 행동에 더 집중한다. 파란색 조끼를 입은 현주(박성훈)는 금자(강애심)와 임신한 준희(조유리)를 보호하며 게임을 헤쳐나간다. 게임 중 준희가 아이를 출산하는 극적인 장면은 게임의 룰과 참가자들의 심리, 그리고 기훈의 의지까지 변화시키는 전환점이 된다."갓난쟁이가 뭔 죄가 있어요. 지옥에서 태어난 것이 저 아이의 탓은 아니잖아요"라는 금자의 말에 기훈은 다시 일어설 이유를 찾는다.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죽이는 게임 속에서, 기훈은 준희와 아이를 '지키기 위한' 게임을 시작한다.동시에 게임 밖에서는 병정 노을(박규영)이 참가자 경석(이진욱)을 구하기 위해 분투한다. 노을은 북한에 두고 온 자신의 아이가 겹쳐 보이는 경석의 딸을 위해 부대장(박희순)까지 협박하며 경석을 섬 밖으로 보내려 한다.다음 게임은 고공 위 다리를 건너는 '줄넘기'. 기훈은 다리를 다친 준희를 대신해 아이를 안고 위험한 도전에 나선다. 이를 지켜보는 프론트맨(이병헌)의 표정에는 복잡한 감정이 교차한다. 당초 예상과 달리 시즌 3는 기훈과 프론트맨의 물리적 대결보다는 두 사람의 신념 간 충돌을 그려낸다."아직도 인간을 믿냐"는 프론트맨의 질문 앞에서, 기훈은 인간성이 사라진 게임 속에서도 여전히 인간다움이 존재함을 증명해 보인다. 프론트맨의 인간성 부재에 대한 단단한 믿음은 기훈의 행동 앞에서 조금씩 균열을 보이기 시작한다.시즌 3는 '오징어 게임'만의 방식으로 서사를 마무리한다. 예고편에도 등장하지 않았던 마지막 게임은 시리즈의 정체성을 완벽하게 담아내며, 기훈이 VIP와 프론트맨을 향해 외치는 마지막 메시지는 시리즈 전체를 관통한다.황동혁 감독은 "누가 우리의 삶을 하루하루 절벽 끝에 서 있게 하는지, 누가 우리를 게임 안의 말처럼 만들고 있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작품의 의도를 밝혔다.시즌 3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로튼토마토에서 비평가 신선도 지수는 86%로 호평을 받았지만, 일반 시청자 평가는 51%에 그쳤다. 가디언은 "예전만큼 날카롭지 않다"고 평한 반면, 텔레그래프는 "한국 블록버스터의 성공적인 결말"이라고 호평했다. 그럼에도 '오징어 게임'은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