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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들, 운동 안 하면 치매·암 직행해.."숨만 쉬면 병 생겨"

 우리나라 성인들의 신체활동 수준이 심각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년 여성의 운동 부족은 건강 문제의 잠재적 위험을 키우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인의 신체활동 부족률은 무려 58%에 달했다. 이는 세계 평균인 31.3%보다 1.9배 높은 수치로, WHO 조사 대상 197개국 중 한국은 191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처럼 운동 부족은 우리 국민 건강에 큰 경고등을 켜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10일 공개한 '지역사회건강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을 실천한 여성은 전체의 19.5%에 불과했다. 남성 역시 30.2%로 낮은 수준이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활동량은 더욱 줄어들어, 70세 이상 고령층 여성은 단 13.8%만이 중강도 이상 운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준인 중강도 운동은 ‘노래를 부르며 하기 어려울 정도의 강도’로, 빠르게 걷기나 배드민턴, 탁구, 볼룸댄스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는 단순한 운동 부족이 아니라 전 국민적인 건강 위기를 뜻한다.

 

특히 중년은 질병 발생률이 높아지는 시기로 운동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 국내 암 환자의 50% 이상이 50\~60대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 시기에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같은 만성 질환의 발병률도 급증한다. 전문가들은 식습관 조절과 더불어 꾸준한 운동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심혈관 건강 개선은 물론 체중 조절, 근육 및 골격 강화, 정신 건강 향상 등 광범위한 효과를 갖는다. 실제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낮추는 것으로도 보고되고 있다. 심혈관 질환 및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줄이고, 제2형 당뇨병, 우울증, 불안장애, 치매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도 운동이 큰 역할을 한다.

 

 

 

중년에 운동을 하지 않으면 체력 저하와 함께 신체 기능이 빠르게 약화되기 시작한다. 특별한 병이 없어도 관절통, 근육통 등 다양한 증상이 늘어나며, 근감소증과 골다공증, 인지기능 저하 등이 중년부터 시작될 수 있다. 근육과 관절을 자극하지 않으면 노화로 인한 손상이 가속화되며, 중년기 이후 건강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중년의 운동은 ‘건강 연금저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래를 위한 중요한 투자로 여겨진다.

 

운동이 귀찮다는 이유로 식사 후 바로 소파에 눕는 습관도 문제다. 식후 활동을 하지 않으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고 복부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제2형 당뇨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당뇨병을 앓게 되면 평생 혈당 조절을 위한 운동이 필수가 된다. 중강도 운동은 가만히 있는 것보다 3\~6배의 에너지를 소모하며, 일상 속에서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활동들이다. 예를 들어 스쿼트나 발뒤꿈치 들기 같은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하체 근력을 키우고 대사 기능을 자극할 수 있다. 폭염이나 미세먼지로 외출이 어려운 날에도 TV를 보며 실내 운동을 병행하는 등의 실천이 가능하다.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중년기에는 노화와 질병에 대비해 지금 당장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신체는 사용하지 않으면 빠르게 기능을 잃는다.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만든다. 전문가들은 “지금 이 순간, 자리에서 일어나 발뒤꿈치를 들기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중년의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운동 부족이 만성질환을 부르고 수명을 단축시키는 시대,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바로 '움직임'이다.

 

“현실 너머, 상상 속 세계로”…임현정 ‘마음의 아카이브’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갤러리 아뜰리에 아키가 오는 8월 28일부터 10월 4일까지 시애틀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임현정 작가의 개인전 ‘마음의 아카이브: 태평양을 건너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한국, 미국 서부, 유럽 등 다양한 지역을 오가며 겪은 경험과 그 속에서의 감정 변화를 회화로 풀어낸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임현정은 '직관적 드로잉'이라는 독자적인 방식을 통해 내면의 감정과 상상의 풍경을 그려내며, 관람자들에게 꿈결 같은 심상의 세계를 전달한다.임현정의 회화는 명확한 스토리나 플롯보다는 감각과 기억, 상상에 기반한 자유로운 흐름이 특징이다. 그는 “손이 이끄는 대로 상상 속 마음 풍경을 그리고 있다”고 말하며, 현실의 감정과 경험이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장면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그림 속에 담아낸다. 그의 작업은 규칙적 구성이 아닌, 감정의 파장과 생각의 흐름에 따라 펼쳐지며 일종의 ‘마음의 지도’를 그려나간다.전시 제목 ‘마음의 아카이브’는 그가 2018년부터 미국 서부에서 생활하며 쌓아온 마음속 기록들을 표현한 개념이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지의 자연환경과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는 그의 감각과 시선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고, 이는 고스란히 작품 속에 녹아들었다. 나무, 바다, 빛, 기후 등 자연 요소는 그의 그림에서 중요한 장치로 기능하며, 일상과 꿈의 경계를 허무는 상징적 이미지로 구현된다. 임현정의 작품에는 동서양 예술 전통이 고루 담겨 있다. 그는 히에로니무스 보쉬, 피터 브뤼겔 등 고전 유럽 화가들에 대한 오마주를 자신의 화면에 녹여내는 한편, 동양 산수화가 지닌 이상향의 세계와 미국의 광활한 자연 풍경을 절묘하게 접목시킨다. 이처럼 그의 그림은 신화와 현실, 고전과 현대, 한국과 서구의 미술 언어가 유연하게 융합된 공간이다. 개별적 서사가 아닌, 겹겹이 쌓인 감각의 결들이 모여 만들어낸 시적 풍경이 관람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전시의 부제 ‘태평양을 건너며’는 지리적 이동뿐 아니라, 문화적 경계를 넘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담고 있다. 물리적으로는 태평양 양쪽을 오가며, 정신적으로는 동서양의 미적 체계와 감성을 넘나드는 그의 여정은 예술적 아카이브이자 내면의 일기장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자연의 모습과 해안 풍경, 빛과 공기의 결은 그가 실제 여행에서 느꼈던 생생한 경험이자, 동시에 동양적 이상 세계인 '몽유도원도'를 연상케 하는 환상의 시공간이기도 하다.이번 전시는 단일한 기억의 저장소가 아니라, 계속해서 확장되고 변화하는 임현정의 ‘마음 풍경’을 전시공간에 펼쳐놓는다. 삶과 예술, 현실과 상상, 자아와 타자의 경계를 흐리며, 그 안에서의 진정한 소통 가능성을 회화로 탐색하는 자리다. 이는 단순한 회화 전시를 넘어, 감정의 흐름과 미적 경험이 하나로 만나는 예술적 실험의 현장으로 볼 수 있다.임현정은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영국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하며 국제적인 시야를 넓혔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부산현대미술관, 서울대 미술관, OCI 미술관 등 국내 유수의 기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회화 장르에서의 독창성과 감각적인 표현력으로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