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

기존 신용평가는 쓰레기통으로?…금융시장 뒤흔들 '카플스코어'의 등장

 카카오뱅크가 기존 금융권의 문법을 깨고 비금융데이터를 적극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시장 전체에 개방하며 AI 시대를 선도하는 금융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자사의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금융 정보가 부족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사회초년생이나 주부 등 금융 소외 계층을 포용하고, 나아가 국내 신용평가 시장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9일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이러한 비전을 공유하며, AI 기술을 통해 금융 소비자가 겪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카카오뱅크의 이러한 자신감은 수년간 축적해 온 데이터와 성공 경험에서 비롯된다. 2019년 통신정보 활용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롯데멤버스, 교보문고 등과의 데이터 동맹을 통해 1800만 건에 달하는 가명결합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앱 내 활동, 카카오 서비스 이용 내역, 도서 구매 이력 등 무려 3800여 개의 변수를 반영한 독자적인 대안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스코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모델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2025년 3분기까지 중·저신용자 대출의 약 13%에 해당하는 1조 원이 기존 금융정보 중심의 평가로는 대출이 거절되었을 고객에게 추가로 공급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금융 이력이 거의 없는 ‘씬파일러(Thin-Filer)’ 고객군에서 기존 신용평가사(CB) 점수보다 월등히 높은 변별력을 보이며 그 가치를 입증했다.

 


이제 카카오뱅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사의 핵심 경쟁력인 ‘카카오뱅크스코어’를 ‘카카오뱅크 플랫폼 스코어(카플스코어)’라는 이름으로 NICE평가정보와의 협력을 통해 외부에 전격 공개한다. 우선 ‘신용대출 비교하기’ 서비스에 입점한 타 금융사에 해당 모델을 제공하고, 향후 적용 대상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고객이 아니더라도 전 국민이 더욱 공정하고 정교한 신용평가 시스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승적 결단이다. 조진현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팀장은 이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포용금융을 실천하고 대안신용평가모형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카카오뱅크의 AI 기술 활용은 비단 신용평가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2022년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머신러닝 기반의 ‘무자각 인증 기술’은 고객의 고유한 터치 리듬이나 화면 조작 패턴을 분석해 본인 여부를 자동으로 판별, 편의성과 보안성을 동시에 잡았다. 또한 날로 고도화되는 보이스피싱과 같은 금융사기를 막기 위해 이상거래탐지(FDS) 시스템의 적중률을 꾸준히 높여나가고 있으며, 안면인식과 OCR 기술로 신분증 진위 검증 및 내부 업무 효율을 극대화했다. 나아가 카이스트와 공동 연구한 ‘설명 가능한 AI(XAI)’ 기술을 통해 AI의 판단 근거를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제시하며 기술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확보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169건의 국내외 특허 출원과 16건 이상의 학회 논문 발표는 AI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은 카카오뱅크의 확고한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돈 한 푼 없어도 OK…지금 제주도 가면 공짜로 즐길 수 있다는 '이것'

 가을의 절정을 맞은 제주가 다시 한번 '걷기'의 매력으로 들썩인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따뜻한 인심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걷기 축제, '2025 제주올레걷기축제'가 6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고성1리 종합운동장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사)제주올레가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8일까지 사흘간 이어지며, 사전 신청자 외 현장 참가자까지 포함해 무려 1만 명이 넘는 인파가 제주의 가을길을 함께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한 걷기 행사를 넘어, 길 위에서 마을과 사람이 만나고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거대한 난장이 제주의 서쪽 해안을 따라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다.이번 축제의 무대는 제주시의 숨은 비경을 품은 제주올레 17코스와 18코스 일대다. 참가자들은 사흘간 총 39.7km에 달하는 길을 각기 다른 매력으로 경험하게 된다. 축제 첫날에는 애월 고성리에서 출발해 이호테우 해변까지 이어지는 17코스 정방향(11.9km)을 걸으며 제주의 고즈넉한 마을 풍경과 시원한 바다를 만끽한다. 이튿날에는 전날의 종착지였던 이호항에서 시작해 화북포구까지 16.5km를 걷고, 마지막 날에는 조천만세동산에서 화북포구까지 18코스를 역방향(11.3km)으로 걸으며 대미를 장식한다. 참가자들의 발걸음이 지루할 틈이 없도록 길 곳곳에서는 지역 예술가들이 펼치는 다채로운 문화예술 공연이 '움직이는 무대'처럼 펼쳐지고, 마을 부녀회에서 정성껏 마련한 향토 먹거리가 걷기에 지친 이들의 허기를 달래준다.특히 이번 축제는 단순한 걷기를 넘어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특별한 프로그램들로 가득하다. 축제의 종착지인 화북포구에서는 마지막 날인 8일, 바다의 신에게 안녕을 기원하던 '해신사 투어'와 조선시대 제주 지방관의 행차를 재현한 '제주목사 행렬 퍼레이드'가 성대하게 열린다. 이는 참가자들에게 제주의 길을 두 발로 걸었을 뿐만 아니라, 그 길에 켜켜이 쌓인 제주의 깊은 역사와 문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비록 공식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사전 참가 신청은 마감되었지만, 축제 자체는 별도의 신청 없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행사로 진행된다. 이는 더 많은 사람과 제주의 가치를 나누고 싶다는 주최 측의 따뜻한 배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안은주 (사)제주올레 대표는 "제주올레걷기축제는 길을 내어준 마을 주민, 길을 걷는 참가자, 그리고 묵묵히 길을 정비하고 안내하는 자원봉사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이 축제는 혼자가 아닌 '함께'의 가치를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다. 참가자들은 길 위에서 처음 만난 이들과 스스럼없이 인사를 나누고, 마을 주민들이 건네는 따뜻한 음식에 감동하며,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진정한 힐링과 위로를 얻는다. 삭막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정과 사람 사이의 연대를 선물하는 이 길 위의 축제가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갈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