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응답하라 1970'이 현실로… 오락실, 다방까지 통째로 옮겨놓은 '이곳'은 어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빛고을 광주가 다시 한번 시간의 문을 활짝 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인정한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축제'인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가 개최 30일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며 역대급 변신을 예고했다. 오는 10월 15일부터 19일까지 닷새간, 광주 동구의 심장부인 금남로와 충장로 일원은 거대한 추억과 환상의 나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난 2004년, 1970~80년대의 눈부신 번영을 누렸던 구도심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시작된 충장축제는 올해로 22회를 맞이하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거리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의 축제 주제는 **'추억의 동화'**다. 누구나 가슴속에 품고 있는 사랑, 모험, 소망, 상상이 가득했던 동화 속 세계를 축제 공간 전체에 구현하여, 관람객들에게 마치 동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특히 올해 축제는 기존의 틀을 깨는 4가지 핵심적인 변화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첫째, 축제의 글로벌화다. 2일 차인 16일 '아시아 문화의 날'에는 '아시아 컬처 스트리트'가 조성된다. 이곳에서는 아시아 여러 국가의 다채로운 전통문화와 놀이, 그리고 현지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음식을 직접 체험하며, 광주를 넘어 아시아를 품는 축제의 확장성을 선보인다.

 


둘째, 광주의 정신을 담은 **'주먹밥 콘테스트'**가 최초로 열린다. 단순한 음식 경연을 넘어, 나눔과 연대의 상징인 주먹밥을 주제로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이벤트다. 18일 금남로 주 무대에서 펼쳐질 이 맛의 축제는 충장축제만의 새로운 킬러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셋째,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충장 퍼레이드'가 이틀로 확대 편성된다. 기존에 단 하루만 진행되어 아쉬움을 남겼던 퍼레이드를 18일과 19일 양일간 진행하여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18일에는 국내 유수 테마파크의 전문 퍼레이드팀을 특별 초청해, 이제껏 광주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려하고 압도적인 스케일의 행진을 선보인다. 퍼레이드의 대미는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을 **'드론쇼'**가 장식하며 환상적인 피날레를 선사할 예정이다.

 

넷째, '7080 추억의 테마거리'가 실물로 완벽 재현된다. 신서석로 일대에 그 시절의 학교, 매캐한 오락 연기가 자욱했던 오락실, 흑백사진을 남겼던 사진관, 쌍화차 향이 가득했던 다방, 그리고 아기자기한 학용품이 가득했던 문구점 등이 통째로 들어선다. 이곳은 중장년층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한 재미와 특별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최고의 '레트로 성지'가 될 것이다.

 

임택 동구청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추억의 ○○' 시리즈를 매년 선보여 충장축제를 지역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글로벌 축제로 도약시키겠다"며, "10월 15일부터 19일까지, 마법 같은 동화의 나라로 변신할 충장로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힐링하시길 바란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K컬처 300조 시대…법은 여전히 아날로그 수준

 한국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수조 원대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체계는 여전히 30년 전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가 전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며 단일 시즌 제작비가 1,000억 원을 상회하는 시대가 왔음에도, 국내 관련 법령은 영화와 방송을 엄격히 구분하던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괴리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K-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국내 콘텐츠 시장의 규모는 이미 150조 원을 넘어섰으며, 방송 영상 산업 역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하나의 지식재산권(IP)이 게임, 영화, 굿즈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며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해외의 유명 캐릭터나 소설 IP가 수십 년간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한국의 콘텐츠 역시 글로벌 플랫폼의 투자 확대와 맞물려 국가 핵심 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를 규율할 법안들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존재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시절에 멈춰 있다.현행 법체계는 영화법과 방송법 등으로 파편화되어 있어, 동일한 플랫폼에서 소비되는 드라마와 영화를 각기 다른 잣대로 규제하는 모순을 낳고 있다. 특히 콘텐츠 유통의 핵심 주체로 부상한 OTT를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지원할 수 있는 근거 법령이 미비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199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초반에 제정된 낡은 법들이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중심의 산업 재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현장에서는 정책적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전문가들은 이제 영화와 방송의 경계를 허물고 콘텐츠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로 바라보는 통합적인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수한 지식재산권을 발굴하는 단계부터 이를 다양한 매체로 확산시키고 수익을 보호하는 생애주기 전반에 대한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순히 유통 방식의 차이에 매몰되어 산업을 쪼개어 규제하기보다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P 중심의 진흥 정책을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법적 토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이미 유럽연합 등 해외 주요국들은 방송과 주문형 서비스를 아우르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지침을 도입해 변화한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영상진흥기본법 전부개정안이나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제정안 등 통합법 마련을 위한 입법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부처 간 주도권 다툼과 이해관계자들의 이견으로 인해 제도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결국 K-콘텐츠의 미래는 낡은 규제의 틀을 얼마나 신속하게 혁신하느냐에 달려 있다. 유형의 영상물 개념을 넘어 무형의 디지털 콘텐츠까지 포괄하는 유연한 법적 정의와 함께, 제작사와 플랫폼이 상생할 수 있는 공정한 수익 배분 구조가 확립되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산업 현장의 변화를 반영한 통합법 제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입법 논의가 한국 문화 산업의 제2의 도약을 이끄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