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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상 어깨 통증, '오십견'으로 착각하면 큰일…'이 질환' 의심하세요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관절에서 '뚝뚝'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특정 각도로 팔을 들어 올릴 때마다 어깨 앞쪽이나 옆쪽에 찌릿하고 날카로운 통증이 반복된다면, 이를 가벼운 근육통이나 오십견으로 치부하고 넘겨서는 안 된다. 이는 '어깨충돌증후군'이라는 특정 질환이 보내는 명백한 초기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이름 그대로 어깨 관절 내부에서 구조물 간의 '충돌'이 발생하며 생기는 질환이다. 구체적으로는 팔을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하는 회전근개라는 힘줄이 그 위를 덮고 있는 견봉(어깨의 가장 위쪽을 덮는 뼈)과 반복적으로 부딪히면서 염증을 일으키고, 심할 경우 힘줄에 손상을 입히며 통증을 유발한다.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할 만큼 운동 범위가 넓은 어깨 관절은, 이처럼 미세한 충돌과 염증만으로도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충돌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가장 주된 원인은 팔을 어깨 위로 들어 올리는 동작의 반복이다. 수영의 스트로크 동작이나 야구의 투구 동작처럼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선수들에게 흔히 발병하며, 페인트공이나 목수, 혹은 무거운 물건을 선반 위로 자주 옮기는 등 직업적으로 팔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도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특히, 40대 이후 중년층에서는 노화로 인해 회전근개의 탄력이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견봉 주변의 구조적 공간이 좁아지면서 특별한 활동 없이도 어깨충돌증후군이 발생하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행히 통증이 심하지 않은 초기 단계에 발견한다면 수술 없이도 충분히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 방법으로는 도수치료, 체외충격파(ESWT), 신장분사치료(SST)와 같은 특수물리치료가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통증 부위에 충격파를 가해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염증 물질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킨다. 신장분사치료는 급성 통증 완화나 수술 후 회복 단계에서 근육을 이완시키고 통증을 줄이는 데 유용하다.

 

하지만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수개월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이미 힘줄 손상이 상당 부분 진행되어 팔을 들어 올리기조차 힘든 상황이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견봉의 일부를 다듬어 힘줄과의 마찰을 줄여주는 '견봉성형술'이나, 손상되거나 파열된 회전근개 힘줄을 직접 봉합하는 '회전근개 봉합술' 등을 환자의 상태에 맞춰 시행하게 된다.

 

인천나누리병원 관절센터 고영완 부장은 "어깨 통증은 단순히 팔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것을 넘어, 옷을 입거나 머리를 감는 등 기본적인 일상 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반복적인 통증이나 어깨를 움직일 때 무언가 걸리는 느낌, '뚝뚝'하는 소리 등이 지속된다면 어깨충돌증후군의 초기 신호일 수 있으므로 절대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어깨충돌증후군을 조기에 발견하면 간단한 치료와 관리만으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방치할 경우 결국 회전근개 파열이라는 더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져 치료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워질 수 있다며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거듭 당부했다.

 

'듀..가나디' 닮은 백제 유물, 박물관 수장고에서 '인스타 스타' 된 사연

 완벽한 비례, 화려한 장식, 그리고 웅장한 위용. 지금까지 우리가 '문화유산'이나 '국보'를 떠올릴 때 연상하던 가치들은 분명 이런 것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박물관의 스포트라이트는 전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넓디넓은 미간에 콩알만 한 눈, 길게 늘어진 중안부 아래 소심하게 자리 잡은 입까지. 마치 인기 이모티콘 캐릭터 '듀..가나디'를 연상시키는 '하찮은' 생김새의 한 유물이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새로운 문화유산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이 신드롬의 주인공은 충남 부여의 옛 백제 왕궁터인 관북리 유적에서 발굴된 6~7세기경의 그릇받침이다. 표면 곳곳에 금이 가 있고, 형태는 투박하기 그지없으며, 심지어 구체적인 용도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교과서에서 보던 정교하고 화려한 유물과는 모든 면에서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 '못난이' 그릇받침은 지금 소셜미디어에서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이달 초 국가유산진흥원 공식 인스타그램에 이 유물의 사진이 게시되자, 불과 2주 만에 '좋아요' 수가 2만 7천 개를 돌파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통상적으로 해당 계정의 게시물 '좋아요'가 수백 개 수준에 머무는 것을 감안하면, 가히 폭발적인 반응이라 할 수 있다. 댓글 창은 MZ세대의 재치 있는 놀이터가 되었다. "백제의 듀물(유물)", "듀..상님(주상님)" 등 이모티콘 캐릭터와 엮은 애정 어린 별명들이 쏟아지며 하나의 '밈(meme)'으로 자리 잡았다.이러한 현상은 비단 '백제 듀물'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문화유산 향유의 흐름을 보면, 이처럼 정형화된 미(美)의 기준에서 벗어난 '엉뚱하고 못생긴' 유물들이 큰 사랑을 받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역사적 의미가 깊거나 조형적 완성도가 높은 지배층의 유물이 주목받던 과거의 관람 문화와는 완전히 다른 결이다.올해 3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순회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역시 MZ세대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대표적인 사례다. 약 1600년 전 신라와 가야의 장인들이 조물조물 빚어낸, 작고 어딘가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토우(土偶)들이 젊은 관람객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전시를 기획한 노형신 학예연구사는 "기성세대와 달리, 조형적으로 완벽하고 아름다운 것보다 '허술하지만 친근한' 매력과 '각자의 개성'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MZ세대의 선호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박물관과 관련 기관들도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다. "문화유산은 따분하고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깰 절호의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전시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유명한 '이나피스퀘어'와 협업하여 전시장 곳곳을 귀여운 그림으로 꾸며 관람의 재미를 더했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을 '투각인면문옹형토기(透刻人面文甕形土器)'로 교체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져 나오는 얼굴이 새겨진 6세기 신라 토기를 기관의 '얼굴'로 내세운 것이다.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완성도 높은 지배층의 유물이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정형화된 미의식에서 벗어난 유물의 매력에 젊은 층이 재치 있는 현대적 해석을 더하며 즐기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는 더 이상 문화유산을 배우고 익혀야 할 '학습'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소통하고 즐기는 '놀이'의 대상으로 재창조하는 MZ세대의 새로운 문화 향유 방식을 명확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