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역대 최저 11%→59%…텅 비었던 저수지, 열흘 만에 '콸콸' 채운 비의 정체

 한 달 가까이 강원도 강릉 시민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었던 극심한 가뭄이 마침내 끝을 보이고 있다. 바닥을 드러내며 역대 최저 수위까지 떨어졌던 지역의 주 상수원이 열흘 만에 쏟아진 '단비' 덕분에 극적으로 회복되면서, 지난달 30일 선포되었던 재난 사태가 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

 

강릉시민의 생명줄인 오봉저수지의 상황은 불과 열흘 전만 해도 절망적이었다. 지난 12일, 저수율은 역대 최저치인 11.5%까지 곤두박질치며 붉은 흙바닥을 훤히 드러냈다.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고, 시 전역이 식수난에 대한 공포에 휩싸였다. 이에 정부는 강릉을 특별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소방차와 군용 급수차, 지자체 차량까지 총동원해 비상 급수에 나서는 등 총력 대응에 돌입했다.

 

하지만 절망의 땅에 기적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2일부터 열흘 넘게 강릉 산간 지역에 연이어 비가 내린 것이다. 오봉저수지 상류 지역인 닭목재에는 285mm, 도마 지역에는 266.5mm, 왕산에는 238.5mm의 누적 강수량이 기록됐다. 메마른 대지를 흠뻑 적신 이 비는 저수지로 흘러들며 수위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그 결과, 11.5%에 불과했던 저수율은 22일 기준 59%를 넘어서며 5배 이상 급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게다가 오는 24일과 25일에도 비 소식이 예보되어 있어 저수율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수지가 안정세를 되찾자, 행정 당국도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원도와 강릉시는 즉각 재난 사태 해제를 위한 공식 협의에 착수했다. 강릉시가 해제를 건의하면 강원도가 이를 검토한 뒤, 최종 권한을 가진 행정안전부에 전달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시 관계자는 "최근 강우로 기상 여건이 뚜렷하게 개선되었고, 저수지로 유입되는 자연 수량이 늘어나 수위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가뭄 극복의 상징과도 같았던 비상 운반급수도 28일 만에 전면 중단됐다. 소방당국은 물론, 지난 8월 25일부터 매일같이 식수와 생활용수를 실어 나르던 군 당국과 지자체 차량들도 22일 오후를 기점으로 운행을 멈췄다. 다만, 당국은 이번 가뭄을 교훈 삼아 단기적인 해결책에만 머무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가뭄 극복을 위해 출범한 민·관·군 협의체는 오봉저수지 상류인 왕산천과 도마천 일대에서 지하수 탐사를 시작했다. 시추에 적합한 부지를 찾아 신규 관정을 개발함으로써, 기후 변화로 인해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는 가뭄에 대비한 추가 수자원을 확보하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이다.

 

"교권 추락에도 11년째 1위"…중·고생들의 '교사' 사랑, 대체 왜?

 최근 잇따른 교권 침해 사건으로 교육 현장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중·고등학생들의 희망 직업 1순위는 여전히 '교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전국 초·중·고 학생 및 학부모, 교원 등 약 3만 7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 교사는 중학생(7.5%)과 고등학생(7.6%) 그룹에서 모두 희망 직업 1위를 차지하며 굳건한 위상을 재확인했다. 특히 올해 조사에서는 전년 대비 교사를 희망하는 학생의 비율이 오히려 소폭 증가하는 현상까지 보여, 직업적 안정성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가 교권 문제에 대한 우려보다 여전히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학교급별로 희망 직업의 양상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초등학생의 경우, '운동선수'가 14.1%의 압도적인 지지로 8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남학생의 선호도(22.5%)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그 뒤를 '의사'(6.6%)가 이었으며, '크리에이터'(4.8%)는 작년에 이어 3위 자리를 유지하며 새로운 시대의 인기 직업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반면 중학생은 '교사'에 이어 '운동선수'(5.4%), '의사'(3.6%) 순으로, 상위권 직업군에 큰 변동이 없었다. 고등학생 그룹에서는 '교사'와 '간호사'(5.0%)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가운데, '생명과학자 및 연구원'이 지난해 7위에서 올해 3위(3.7%)로 껑충 뛰어오른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나타났다.이번 조사에서는 학생들의 진로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흐름도 감지됐다. 고등학생 사이에서 첨단 과학 및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이 대표적이다. '생명과학자 및 연구원'의 약진과 더불어, 10위권 밖에 머물던 '보건·의료 분야 기술직'이 4위로 급부상한 것은 미래 유망 산업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 반면, 전통적인 인기 직업이었던 '군인'은 3위에서 6위로 순위가 하락하며 대조를 이뤘다. 또한 고등학생들의 졸업 후 진로 계획에서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비율이 2023년 77.3%에서 올해 64.9%까지 2년 연속 감소한 반면, '취업'을 희망하는 비율은 15.6%로 증가해, 무조건적인 대학 진학보다는 빠른 사회 진출을 고려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었다.학생들의 진로 활동 만족도와 향후 진로 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시사점도 도출되었다. 초·중학생은 '진로체험' 활동에, 고등학생은 '진로동아리' 활동에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모든 학교급에서 진로체험 참여 희망 비율이 80%를 훌쩍 넘는 등 직접적인 경험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현장의 관리자와 교사들 역시 진로 교육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진로체험 기회 제공'과 '학생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활동'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에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고교학점제, 인공지능 발전 등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 맞춰 학교급별 특성에 맞는 내실 있는 진로 교육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