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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회의는 핑계, 진짜 목적은 쇼핑?…미국, 이란 대표단에 ‘코스트코 금지령’ 철퇴

 유엔 총회를 무대로 한 미국과 이란의 날 선 신경전이 뉴욕 한복판에서, 그것도 대형마트와 명품 매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 행정부가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는 이란 외교관들의 활동 반경에 역대급 제한을 가하며 양국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이동 제한을 넘어, 이란 고위층의 상징적인 '쇼핑 리스트'까지 정조준하며 모욕감을 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뉴욕을 방문한 이란 관리들의 이동을 유엔 본부와 관련된 공식 업무 수행에 필수적인 구역으로만 한정한다고 공식화했다. 이는 과거에도 있었던 조치지만, 이번에는 그 내용이 훨씬 더 구체적이고 치졸할 정도로 상세하다. 연방 관보에 게재될 공지에 따르면, 이란 외교관들은 코스트코, 샘스클럽과 같은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회원권을 발급받거나 물건을 구매하려면 미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또한 시계, 가죽 및 실크 의류, 보석, 향수, 전자제품 등 1,000달러가 넘는 사치품은 물론, 6만 달러 이상의 차량 구매 역시 허가제로 묶였다. 이는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인해 자국 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다양한 공산품과 사치품을 외교관들이 뉴욕 방문을 기회 삼아 조달해왔던 관행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미국이 이토록 이란의 '쇼핑'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토미 피곳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 국민이 빈곤과 낙후된 인프라, 심각한 물·전력 부족에 시달리는 동안, 정권의 성직자 엘리트들이 뉴욕에서 쇼핑을 즐기는 위선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란 정권의 위선적인 행태를 국제 사회에 고발하고, 동시에 이란 국민과는 연대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더 나아가 "유엔 총회를 구실로 뉴욕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테러 의제를 홍보하려는 이란 정권의 시도를 차단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미국 국민의 안전을 위한 안보적 결정임을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이끄는 대표단의 유엔 총회 참석을 앞두고 발표되어 그 파장이 더욱 크다. 특히 '이란 핵 합의'(JCPOA) 관련 유엔 제재의 전면 복원 가능성이 고조되는 민감한 시점에 나온 노골적인 압박 카드다. 미국은 이란뿐만 아니라, 마흐무드 압바스 대통령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리들의 비자까지 차단하며 유엔 총회를 지렛대 삼아 적대국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전방위적으로 높이고 있다. 외교의 장이 되어야 할 유엔 총회가 미국과 반미 국가들 간의 또 다른 전쟁터로 변질되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 속 미국 공사관, 최초 공개

 139년 전 시작된 한국과 미국의 외교 관계를 상징하는 두 공간의 이야기가 특별한 전시로 재탄생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과 워싱턴 D.C.의 자매결연 20주년을 기념하여, 19세기 말 양국의 외교적 거점이었던 공사관의 역사를 조명하는 공동 기획 전시를 선보인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볼거리는 1895년에 제작된 '주한미국공사관 배치도' 실물의 최초 공개다. 이 도면은 당시 서울 정동에 자리했던 미국 공사관 건물들의 배치를 상세히 담고 있는 귀중한 사료로, 미국 외교관들이 한국의 전통 가옥인 한옥을 개조 없이 그대로 사용하며 상호 문화를 존중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다.전시는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이후, 서로 다른 문화권에 세워진 두 외교 공간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관람객들은 최초로 공개되는 배치도를 통해 한옥을 외교 무대로 삼았던 주한미국공사관의 독특한 풍경을 엿볼 수 있다. 동시에 바다 건너 워싱턴 D.C.의 서양식 건물에서 격동의 시기, 자주외교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의 모습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이번 행사는 두 도시가 자매결연을 맺은 2006년을 기념하고, 19세기 말부터 이어진 양국의 우호 관계의 뿌리를 되새기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시의 이해를 돕고 관람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등장했던 주한미국공사관의 모습을 재현한 포토존도 마련되어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한옥과 양관이라는 이질적인 공간에서 시작된 양국의 첫 외교 무대는, 이후 환수와 복원의 과정을 거쳐 오늘날 양국 모두에게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되짚어보며 서울과 워싱턴 D.C.의 오랜 인연을 시민들이 더욱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전시는 이달 27일부터 3월 29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1층 로비에서 진행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금요일에는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