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북한이 보인다고?"...외국인들 사이에서 이미 난리 났던 DMZ 투어, 직접 가보니

 단순한 휴식을 넘어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탐방하는 '의미 있는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웨스틴 조선 서울'이 분단의 현실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DMZ 투어 프로그램을 포함한 객실 패키지를 선보이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전용 상품으로 출시되어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프로그램을 내국인까지 대상을 확대해 재출시한 것으로, 단순한 호캉스를 넘어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에코스 오브 히스토리: 익스클루시브 DMZ 투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번 패키지는 한반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치고 느끼는 '체험형 관광'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가운데,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특수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DMZ를 통해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취지다. 패키지는 최소 2박 이상 투숙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투숙 기간 중 원하는 날짜를 선택해 체크인 시 사전 예약하면 전문 가이드와 함께 DMZ 투어에 참여할 수 있다.

 


투어 코스는 분단의 상흔과 평화의 염원이 공존하는 핵심적인 장소들로 구성된다. 북한의 남침용으로 건설된 제3땅굴을 직접 걸어보며 안보 현실을 체감하고, 도라 전망대에 올라 개성 시내와 송악산 등을 망원경으로 바라보며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북한 땅을 눈에 담는다. 또한, 민간인 통제구역 내 자리한 마을인 통일촌과 실향민들의 아픔이 서린 임진각 공원을 차례로 방문하며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호텔 측은 이번 패키지가 해외 관광객에게는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한국 여행 콘텐츠로, 자녀를 동반한 내국인 고객에게는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안한 휴식과 더불어 의미 있는 경험을 추구하는 여행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고든 웨스틴 조선 서울의 이번 시도가 호텔업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링' 원작자 스즈키 고지 별세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일본 호러의 전설, 소설가 스즈키 고지가 향년 68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8일 도쿄 소재의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전염되는 저주라는 독창적인 설정으로 현대 공포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거장의 별세 소식에 전 세계 팬들의 애도가 쏟아지고 있다.1957년 시즈오카현에서 태어난 스즈키 고지는 게이오대학교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뒤 1990년 소설 ‘낙원’을 통해 문단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데뷔 초기부터 남다른 상상력을 인정받았던 그는 이듬해인 1991년, 자신의 대표작이자 일본 호러의 금자탑으로 불리는 소설 ‘링’을 발표하며 단숨에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랐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디지털 매체와 저주의 결합은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그의 작품 세계가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결정적 계기는 1998년 제작된 동명의 영화였다. 나카타 히데오 감독이 연출한 영화 ‘링’은 원작의 공포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며 사회적 현상을 일으켰다. 특히 TV 화면을 뚫고 기어 나오는 원령 ‘사다코’의 모습은 공포 영화 역사상 가장 강렬한 장면 중 하나로 기록되었으며, 이후 한국과 미국 등지에서 잇따라 리메이크되며 글로벌 호러 브랜드로 거듭났다.스즈키 고지는 단순히 공포를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심리적 서스펜스와 과학적 상상력을 결합한 독특한 문학적 성취를 이뤄냈다. ‘링’의 후속작인 ‘나선’으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을 수상했으며, 2013년에는 미국의 권위 있는 장르 문학상인 셜리 잭슨상을 받으며 국제적인 문학성을 공인받았다. 그는 지난해 3월에도 16년 만의 신작 ‘유비쿼터스’를 출간하는 등 마지막까지 창작의 끈을 놓지 않았다.문단 밖에서의 그는 ‘최강의 육아 아빠’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가정적인 인물이었다. 교사로 재직하던 아내를 대신해 두 딸의 양육을 전담하다시피 했던 그의 이력은 보수적인 일본 문단에서 신선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따뜻한 인간미와 가정적인 면모는 오히려 그의 작품 속에서 인간 관계의 단절이나 가족의 붕괴가 불러오는 공포를 더욱 날카롭게 묘사하는 밑거름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거장은 떠났지만 그가 남긴 ‘사다코’와 ‘링’의 세계관은 여전히 현대 호러 장르의 교과서로 남아 있다. 디지털 시대의 불안을 저주라는 고전적 소재로 풀어냈던 그의 통찰력은 후대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일본 문학계는 현대 일본 호러를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선구자를 잃었다며 깊은 슬픔에 잠겨 있으며, 고인의 유해는 가족들의 배웅 속에 조용히 안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