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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조원철 법제처장에 '탄핵' 빼 들었다… "국민 세금으로 대통령 변호하나?"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조원철 법제처장이 국정감사에서 이 대통령의 재판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라고 단언한 것을 계기로, 국민의힘은 고발 및 탄핵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조 처장은 이 대통령이 연루된 5개 재판과 12개 혐의에 대한 질의에 "가장 대표적인 대장동 사건은 제가 변호인단을 했기 때문에 잘 안다"며 대통령의 무죄를 확신하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야당은 즉각 현직 법제처장이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는 정국의 새로운 뇌관으로 급부상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조 처장의 발언을 '국민 세금으로 대통령 개인 변호사비를 대납한 꼴'이라 규정하며 맹비난했다. 이는 조 처장이 국민 전체에 봉사해야 할 공직자의 본분을 망각하고, 대통령 개인의 법률 대리인처럼 행동했다는 비판이다. 국민의힘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법제처장 탄핵 불가론'에 대해서도 헌법 65조 1항을 근거로 들며 반박했다. 해당 조항이 국회 소추 대상을 '기타 법률에서 정한 공직자'까지 폭넓게 규정하고 있어 법제처장 역시 탄핵소추가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관련 법적 절차에 착수하겠다며 사실상 조 처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최후통첩을 날렸다.

 


여당의 공세는 조 처장 개인을 넘어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확산하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조 처장을 '홍위병의 끝판왕'이라는 격한 표현까지 사용하며 이 대통령을 향해 "즉각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단순히 한 공직자의 실언을 문제 삼는 것을 넘어, 대통령이 자신의 사법 리스크 방어를 위해 최측근 인사들을 요직에 앉히는 '방탄 인사'를 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다. 송 원내대표는 "대통령 최측근 변호인단에 대한 인사를 원점 재검토하라"고 요구하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통령의 인사 시스템 전체를 문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에는 조원철 처장과 이재명 대통령의 오랜 인연이 자리 잡고 있다. 판사 출신인 조 처장은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오랜 기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그는 이 대통령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재판에서 핵심 변호인으로 활동하며 이 대통령을 방어했다. 이처럼 대통령의 최측근 법률 참모였던 인물이 대통령 취임 후 정부의 법령 해석과 입법 총괄을 책임지는 법제처장에 임명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결국 이번 '무죄' 발언은 그의 임명이 가진 본질적인 이해충돌 문제를 수면 위로 터뜨린 기폭제가 된 셈이다.

 

시진핑과 통화 마친 트럼프, 곧바로 日 총리에게 전화 걸어

 미국과 중국, 일본을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외교 지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 한 통을 계기로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전화 통화를 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국제적인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전날인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를 마친 직후에 추진되는 것으로, 최근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갈등의 중재 혹은 설명의 성격을 띨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이번 미일 정상 간 통화 논의의 핵심 배경에는 앞서 있었던 미중 정상 간의 대화 내용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미국은 중국에 있어 대만 문제의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매체가 이 발언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명백히 일본을 겨냥한 외교적 메시지로 풀이된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어떠한 언행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온 중국이,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이해'를 얻어냈다는 점을 부각하며 일본을 압박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담겨있는 것이다.하지만 이러한 중국 측의 발표에는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된다. 정작 통화의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시 주석과의 통화 사실을 알리면서도, 중국 측이 강조한 대만 문제나 이와 관련된 중일 갈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같은 사안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입장과 해석이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중국은 자국의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트럼프의 발언을 특정 방향으로 해석하고 확대했지만, 미국은 직접적인 갈등 개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에게 직접 어떤 설명을 내놓을지에 따라 미국의 진짜 속내가 드러날 전망이다.이처럼 복잡하게 얽힌 외교전 속에서 일본 정부는 극도로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미중 정상 통화에 대해 "미중 관계의 안정은 국제사회에 매우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중국 측이 발표한 통화 내용의 진위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논평하는 것을 자제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동맹국인 미국과 이웃 나라인 중국 사이에서 어느 한쪽의 편을 들기 어려운 일본의 외교적 딜레마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결국 이번 트럼프-다카이치 통화는 최근의 외교적 파문의 진의를 파악하고 향후 미일 동맹의 공조 방향을 확인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